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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도 예측 어려운 구속영장심사 "긴장해 119 실려가기도"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실은 검찰의 은색 스타렉스 차량이 23일 오후 4시 35분 서울구치소로 들어섰다. 소수의 대한애국당 지지자들이 "양 대법원장님 힘내세요"라며 외쳤다.  
 

양 전 대법원장 5시간 30분 영장심사 종료
검찰 스타렉스에 실려 서울구치소서 대기
"피의자들 구치소 들어가면 대부분 무너져"

2017년 3월 31일 구속영장이 발부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아직 이곳에 있다. 지난 정부의 행정부 수장과 사법부 수장이 같은 시간 같은 구치소에 있는 건 헌정사상 최초다. 한 전직 대법관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5시간 30분간 이어진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했던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 구치소에서 이날 늦은 저녁 또는 내일 새벽까지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2017년 개정된 법무부 규정에 따라 양 전 대법원장은 간단한 신체 검사를 받고 수용복이 아닌 운동복을 입고 유치실에서 대기한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마치고 검찰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심사를 마치고 검찰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영장심사의 결과는 발부 또는 기각 두 가지 뿐이다. 판사 출신의 변호사는 "서울 구치소에 들어서는 순간 대법원장이라는 계급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양 전 대법원장도 이 순간만큼은 한 명의 피의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영장실질심사를 기다리는 피의자들은 재판 선고보다 구속 여부를 훨씬 더 두려워한다고 한다. 단 한명의 판사가 단 한 번의 심사로 결정하는 것이라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장이 발부된 뒤에도 피의자가 구속의 위법·부당성을 따져보는 구속적부심사를 재판부에 요청할 수는 있다. 2012년 이후 통계적으로 적부심사 신청자 6명 중 1명꼴로 풀려났다. 김관진 전 안보실장은 2017년 11월 21일 적부심사를 통해 구속 11일만에 석방됐다.
 
올해 3월 23일 다스 관련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량이 서울 동부구치소로 들어서던 중 계란세례를 맞고 있다. [뉴스1]

올해 3월 23일 다스 관련 350억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탑승한 호송차량이 서울 동부구치소로 들어서던 중 계란세례를 맞고 있다. [뉴스1]

주영글 변호사(법률사무소 해내)는 "재판은 공판 과정을 거치면서 의뢰인이 어느정도 결과를 예상할 수 있지만 영장심사는 바로 결정되는 것이라 훨씬 더 긴장한다"고 설명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한 의뢰인은 결과를 기다리다 너무 긴장해 과호흡으로 119에 실려간 적도 있다"고 했다. 
 
영장이 기각될 경우 양 전 대법원장은 자택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장 기각 사유에 따라 검찰이 추가 수사 후 영장을 재청구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럼에도 양 전 대법원장은 어느정도 여유를 갖고 향후 검찰 수사에 대비할 수 있다. 
 
박병대 전 대법관의 경우 지난달 7일 영장이 기각됐지만 검찰이 영장을 재청구해 이날 양 전 대법원장과 함께 영장실질심사를 한번 더 받았다. 
 
2017년 3월 31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2017년 3월 31일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31일 새벽 서울구치소에 들어서고 있다. [중앙포토]

영장이 발부될 경우 양 전 대법원장은 수용복으로 갈아입고 신체 검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된다. 검찰에 출석할 때도 임종헌 전 법원행정차장처럼 포승줄로 묶인 채 조사에 응해야 한다. 
 
변호인의 조력을 받으며 재판에 대비할 수 있지만 영장이 기각됐을 경우와 비교할 때 운신의 폭이 훨씬 더 좁아진다. 
 
구속될 경우 검찰은 최장 20일 동안 양 전 대법원장을 수사해 기소할 수 있다. 기소 후에는 재판 중 최대 6개월간 양 전 대법원장을 가둬둘 수 있다.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변호사협회 회장)는 "많은 피의자들은 구속되는 순간 무너져 내리고 검찰 수사에 협조하게 된다"고 말했다. 구치소에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이려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사에 응한다는 것이다.
 
임종헌 전 차장처럼 구속 후에도 묵비권을 행사하며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는 매우 드문 케이스에 속한다고 한다. 
 
박태인·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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