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정부, 일본 주도 CPTPP 가입 검토 착수…"자동차, 정보보호법 어쩌나"

정부가 지난해 말 발효된 아시아태평양지역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했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전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고위통상직 출신의 교수, 연구기관 연구원 등 통상 전문가 5명과 함께 1시간 반 동안 이 문제를 논의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찬반이 팽팽히 나뉘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큰 다자무역 틀에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이 빠져서 되겠는가"라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에도 그는 대외경제 장관회의에서 "교역 다변화를 위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 CPTPP 등 다자간 협정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료=무역협회 제공

자료=무역협회 제공

CPTPP는 일본·호주·뉴질랜드·캐나다·칠레·페루·멕시코·브루나이·말레이시아·싱가포르·베트남 등 11개국이 참여하는 메가 FTA다. 세계 총생산(GDP)의 14%, 세계 무역량의 15.2%를 차지한다. 현재 한국을 포함, 영국·태국·대만 등이 가입을 검토 중이다. 원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설립을 주도했던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여기서 이탈했지만, 일본이 다른 국가들을 설득해 CPTPP를 발효했다. 20여 개 무역 규범을 유예시켰기에 당초 TPP보다는 후퇴했다는 평가도 있다.
 
정부 내 의견은 엇갈린다. 기재부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카드가 필요한 외교부는 가입에 비교적 적극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통상정책 관계자는 "우리도 어느 시점엔가는 (가입)해야 한다"면서 "빨리 가입하는 게 좋다는 의견, 가입해도 득 볼 것 없다는 의견이 섞여 있어 종합적인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중론에 가깝다. 가입하면 사실상 일본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효과가 있어 대일 무역적자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과의 교역에서 2015년~2017년(203억 달러→231억 달러→283억 달러) 적자 폭을 키웠다. 일본으로부터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수입이 급증하면서다. 가입하면 일본 차량의 수입 관세(8%)가 사라져 우리 자동차 산업 타격도 예상된다. 
 
농수산 당국은 가입으로 우리 농수산물 시장을 추가 개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 개방도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국내 영향을 분석하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자동차·농산물 등 시장개방 시 영향을 받을 품목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고민은 또 있다. 높은 개방 수준이 일단 부담스럽다. 11개국은 새롭게 가입하는 나라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히면서도 '최고 수준'으로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문턱을 높였다.
 
국내 정보 보호법 손질도 고민거리다. CPTPP에는 빅데이터·클라우드 컴퓨팅 등이 포괄되므로 국경 간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과 서버 현지화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데이터 국외이동·저장까지 연결돼 국내 정보 보호법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행정안전부가 난색을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전문가는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FTA는 먹고 사는 문제'로 실리적으로 접근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이해관계가 더 복잡해졌다"면서 "정부가 반대자들을 설득하면서 '대의'를 추동해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TPP 복귀가 점쳐졌던 미국의 행보가 불투명한 것도 정부가 망설이는 이유다. 트럼프 정부가 보호무역주의와 양자 무역을 선호하기 때문에 다자 틀에 돌아오지 않으리란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최근 세계 통상 환경은 CPTPP 가입의 필요성을 높이고 있다. CPTPP가 미국발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통상 마찰에 따른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무역협회는 석유제품·섬유·의류·철강 등의 수혜를 예상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시기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과 맞물려 CPTPP를 통한 시장 추가 개방이 농수산·기계·화학·자동차 산업에 부담이 될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도 "우리에겐 역설적으로 개방해야 국내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는 교훈이 경험적으로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다자체제 위기 속에 CPTPP는 향후 다자통상질서의 변화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일단 예비양자 회담을 시작해 회원국의 요구사항과 보조금·국영기업·디지털 무역 등을 둘러싼 국내 영향분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