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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트럼프 앞 두 손 모은 새얼굴…BBC로 영어 배운 박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원 안의 안경 쓴 인물이 박철 전 참사. [사진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받고 있다. 사진은 19일(현지시간)댄 스캐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공개됐다. 원 안의 안경 쓴 인물이 박철 전 참사. [사진 트위터]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을 찾았을 때 ‘공손한’ 인물이 등장했다. 백악관이 당시 공개했던 사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바로 앞, 김영철 부위원장 곁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앉아 있던 안경을 쓴 인물이다. 이 사람은 박철이다. 직책은 전 유엔 주재 참사로 확인됐지만 그 이상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인물정보(2018년)에도 박철은 누락돼 있다. 당시 일부 외교안보 당국자들 사이에서 “손을 모은 채 앉아 있던 사람이 누구냐”는 얘기도 돌았다. 
 
박철 전 참사의 확대 사진. 그의 왼쪽 옆으론 김혁철 전 주스페인대사의 모습이 보인다. 박철과 김혁철은 북미협상의 새로운 두 얼굴이다. 원형준 감독은 "박철 전 참사는 문화를 통한 남북교류에도 깊은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박철 전 참사의 확대 사진. 그의 왼쪽 옆으론 김혁철 전 주스페인대사의 모습이 보인다. 박철과 김혁철은 북미협상의 새로운 두 얼굴이다. 원형준 감독은 "박철 전 참사는 문화를 통한 남북교류에도 깊은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런 박철과 2009년부터 e메일 및 면대면으로 소통해온 인사가 바이올리니스트인 원형준(43) 린덴바움 페스티벌 감독이다. 그는 22일 본지에 “박철 전 참사는 남북 관계에서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관심을 기울여온 인물”이라며 “남북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꾸려서 평양에서 공연하고 싶다는 계획을 밝힌 뒤 2009년에 박 전 참사가 연락을 해와 소통했다”고 말했다. 원 감독은 통일부로부터 접촉 승인을 받았다고 한다. 박철과는 뉴욕에서 식사도 여러 번 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2000년대부터 평양과 서울, 미국에서 남북 청소년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는 것을 추진해 왔다. [원형준씨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원형준. 2000년대부터 평양과 서울, 미국에서 남북 청소년 오케스트라 공연을 하는 것을 추진해 왔다. [원형준씨 제공]

 
원 감독은 “박철 전 참사는 나이가 더 어린 내게도 항상 존댓말을 썼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스타일”이라며 “그런 분이 북ㆍ미 관계 전면에 나섰다는 건 좋은 의미라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원 감독과 박철은 2011년까지 100여통의 e메일을 주고 받으며 남북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을 준비했다. 그런데 당시는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과 같은 해 11월 연평도 포격사건 등으로 남북 관계가 꽁꽁 얼어붙었던 때였다. 당시에도 박철은 문화를 통해 남북 관계를 뚫어보려했다는 게 원 감독의 말이다. 그러나 2011년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연락이 끊겼다.  
 
원 감독에 따르면 박철과는 2013년 다시 연락이 닿았다. 원 감독이 남북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통한 남북 화합의 중요성을 영국 옥스포드대에서 강연했던 직후였다. 박철은 e메일에서 “연설을 잘 봤다”고 했다. 이어 “원 선생, 실무 준비를 하셔야겠습니다”라는 언급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시 남북 관계가 얼어붙으며 연락이 다시 끊겼다. 박철은 뉴욕에서 해외동포와 대미 민간교류를 맡았다. 이 점에서 그가 외무성이 아닌 통일전선부(통전부) 소속일 가능성도 제가됐다. 북한은 통전부 산하 해외동포원호위원회에서 해외 교포들을 관리한다.   
 
이후 원 감독은 뉴욕에서 북측 인사로부터 “(박철 전 참사가) 좋은 직책으로 (평양으로 잘) 가셨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한다. 최근 행보를 볼 때 김영철 당 부위원장 겸 통전부장의 오른팔로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CNN은 박철을 두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를 이끄는 북한 관리"라고 보도했으나 아태평화위의 위원장은 김영철이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담당국장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영철 부위원장 일행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면서 김영철을 아태평화위 위원장으로 표기했다. 박철은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으로 당국은 파악 중이다. 김영철 위원장의 측근임이 직함에서도 확인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평양 방문 후 공개한 사진에서도 박철은 김영철 곁에 앉아 있다. 그의 맞은편 자리엔 앤드루 김 당시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앉았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방북 후 트위터에 올린 사진. 빨간 원 안이 박철이다. [트위터 캡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해 방북 후 트위터에 올린 사진. 빨간 원 안이 박철이다. [트위터 캡처]

 
박철은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고 한다. 원 감독에 따르면 박 전 참사는 e메일에서 고급 외교 표현을 자연스럽게 썼다. “당신의 방문을 위해 원형준 감독이 기울인 노력을 잘 알고 있다”라는 뜻의 문장도 “expediting a visit”이라는 고급 표현을 썼다고 한다. 원 감독이 박 전 참사에게 영어 공부 비결을 묻자 웃으면서 “(평양에서) BBC 라디오로 열심히 공부했습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원 감독은 “박 전 참사와 과거에 논의했던 것처럼 남북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평양과 서울에 이어 뉴욕ㆍ워싱턴에서도 공연하는 날이 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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