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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의 고집, 이대로면 위험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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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호가 출범 후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한국 대표팀은 22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9 UAE 아시안컵 16강 바레인과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8강에 진출했다.
 
웃을 수 없는 승리였다. 한국이 약체 바레인을 상대로 이토록 고전할 지는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바레인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다. 한국(53위) 보다 한 수 아래인 팀이다. 아시아서의 위용과 업적, 역대 전적 등 한국이 고전할 만한 팀은 아니다.
 
경기 내내 답답함으로 일관했다. 이번 아시안컵부터 나온 어이없는 패스 미스. 상대 압박도 없는 상황에서 기본적인 패스를 하지 못하는 장면이 또 연출됐다. 패스 미스가 너무 잦았다. 그러니 조직력도 무너졌다. 백패스는 이제 일상이 됐다. 경기를 지배하지 못했고, 오히려 바레인의 빠른 역습이 더욱 매서웠다.
 
연장전에서 가까스로 승리한 한국. 이번 바레인전의 명확한 교훈이 있다. 벤투호가 문제점을 찾고 개선, 보완하지 않으면 더욱 큰 위기가 올 것이라는 것이다.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까. 많은 것들 중 가장 급한 것은 벤투 감독의 '고집'이다. 이 고집을 꺾지 않는 한 대표팀에 변화는 없다.
 
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절대 바뀌지 않는 선발 라인. 왼쪽 풀백이 김진수(전북 현대)냐 홍철(수원 삼성)이냐를 제외하고 누구나 쉽게 맞힐 수 있는 선발 라인이다.
 
이 선발 라인으로 언제나 똑같은 전술을 펼친다. 전술의 유동성이 없다. 언제나 4-2-3-1 포메이션이다. 아시안컵 4경기 모두 똑같았다.
 
선수의 체력 안배는 없다. 선발 라인이 쓰러지지 않는 한 언제나 선발이다. 다음을 보지 않고 지금 이 순간에만 '올인'을 한다. 토트넘에서 살인일정을 치르고 합류한 손흥민을 중국과 C조 3차전에 출전시켜 88분을 뛰게 한 것이 대표적인 장면이다.

당시 많은 축구 전문가들이 손흥민을 쉬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전시키더라도 후반 교체 투입이 적당하다고 했다. 그런데 파격적 선발이었고, 거의 풀타임을 뛰었다. 중국에 시원한 2-0 승리로 손흥민 혹사는 흐지부지됐다. 벤투 감독의 선택이 맞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물론 중국전 승리만 봤을 때는 옳은 선택일 수 있다. 하지만 중국전 혹사로 그 다음에 영향을 주고 있다. 바레인전 손흥민은 어땠는가. 지친 기력이 역력했다. 손흥민다운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위협적이지도, 폭발적이지도 못했다. 중국전 88분 여파가 이어지는 것이다.
 
이청용(보훔)도 마찬가지다. 좋은 의도, 많은 축구팬들을 감동시킨 배려로 여동생 결혼식 참석을 허락했다. 이것까지는 좋았다.
 
아무리 컨디션 관리를 잘 한다고 해도 왕복 20시간 비행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청용은 그 여파를 경기력으로 보여줬다. 이청용의 날카로움은 사라졌고, 잔 실수가 자주 나왔다. 배려를 했으면 끝까지 배려를 했어야 했다. 이청용에게 휴식 혹은 후반 교체 투입이 더욱 적절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는 어떤가. 자신의 고집으로 아시안컵 조별예선에서 1분도 허락하지 않았다. 이승우를 중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바레인전 후반 막판 투입했고, 연장전까지 뛴 이승우. 무기력한 대표팀에 가장 큰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벤투 감독이 그동안 왜 이승우를 외면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장면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후반 공격 교체카드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을 활용하는 거나, 손흥민을 날개로 활용하지 않는 거나, 점유율에만 집착할 뿐 골을 넣지 못하거나, 등등 고집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벤투 감독은 "경기력이 지난 경기보다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선수들의 몸이 무거웠다.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됐다.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렇다 할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다음 상대는 카타르다. 중동의 '신흥 강호'다. 아시안컵 출전팀 중 가장 좋은 흐름을 타고 있는 팀이다. 조별리그 3경기에서 3전 3승, 10골, 0실점을 기록했다. 16강에서는 이라크를 1-0으로 꺾었다.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인 카타르는 축구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전략적 귀화 선수들도 즐비하다. 득점력은 폭발적이고 수비는 단단하다. 피지컬과 스피드 개인기 모두 갖춘 팀이다.
 
벤투 감독의 고집이 이어진다면 카타르 상대로 위험해질 수 있다.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운 동력, 신선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벤투 감독의 고집을 꺾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벤투 감독이 1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패배하지 않고 있는데 비판적인 시선이 있자 불쾌감을 드러냈던 벤투 감독이다. 패배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패배하지 않는 지. 이것이 더 중요하다.  
 
두바이(UAE)=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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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