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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망스러운 文 경제성적표, 朴정부때보다도 안 좋다

문재인 정부가 온전한 의미의 ‘연간 경제 성적표’를 처음으로 받았다. 결과는 실망스럽다. 박근혜 정부 때보다 성적이 좋지 않아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5월 10일 취임식을 마치고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2.7%에 그쳤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였던 2012년(2.3% 성장) 이후 6년 만에 가장 나쁜 성적표다.
 
2017년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로선 2017년 경제 성적표에 대해선 변명의 여지가 있었다. 인수위원회도 없이 급하게 출범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철학이 담긴 경제정책을 실천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2017년 예산 편성권은 박근혜 정부에 있었다.
 
지난해는 문재인 정부가 경제ㆍ재정정책을 온전하게 펼친 첫해였다. 예산도 문재인 정부가 온전히 편성했다. 그런데도 2017년(3.1%)보다 경제 성장률이 낮아졌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을 책임졌던 2013~2016년의 4년간 평균 경제 성장률은 2.975%였다.
 
지난해 경제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설비투자의 감소가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계정에서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1.7%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한파가 밀어닥쳤던 2009년(-7.7%)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이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민간 설비투자에서 ‘낙제점’을 받으면서 전체적인 성적을 끌어내렸다. 정부는 열심히 돈을 썼지만 기업들은 투자할 의욕을 잃었다는 얘기다. 2017년 설비투자가 14.6%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11월 설비투자 지수(계절조정)는 112.6(2010년=100 기준)에 그쳤다. 2017년은 말할 것도 없고, 이미 2년 전 수준으로 후퇴했다.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이 겹치면서 기업들은 적극적인 투자 대신 보수적인 경영으로 돌아섰다,
 
올해는 더 문제다. 정부가 돈을 풀어 성장률을 떠받치는 ‘단기 처방’은 한계가 있다. 결국 민간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야 한다. 그런데 전망은 밝지 못하다.  
 
지난해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수출에도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한은이 발표한 지난해 수출의 실질 성장률은 4%로 2013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였다.
 
지난해 수출 호황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덕분이었다. 그런데 반도체 경기의 사이클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를 고비로 꺾이기 시작했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만큼 좋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반도체 이미지.

반도체 이미지.

그렇다고 다른 부문에서 수출 둔화를 상쇄할 만한 요인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4%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일관된 목표는 경기부양을 위해 부동산 정책을 펴지 않겠다는 것(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라고 선언한 마당에 정부가 건설 경기 회복에 나설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정부는 올해도 재정을 동원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지난해 정부 지출 증가율(5.6%))보다 더 빠른 속도로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정부에겐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는 ‘마지막 카드’가 있긴 하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을 고려할 때 추경안을 편성하더라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올해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낮아질 것이란 견해가 점점 힘을 얻고 있다. 한은의 공식 전망치는 지난해와 같은 연간 2.7% 성장이지만, 국내외 주요 기관들 가운데는 2.5% 안팎으로 예측한 곳이 적지 않다.
 
한은은 24일 경제 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예정인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하향 조정을 예측하는 견해가 우세하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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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