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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막판 돈 쏟아부어도···작년 성장2.7%, 6년래 최저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8년 4/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완주 시간 내에 간신히 결승점을 통과한 마라토너.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적표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7%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전망치(2.7%)는 달성했다.  
 
 안도하기에는 불편한 구석이 있다. 마라토너(경제)의 체력이 떨어지며 결승점에 비견되는 성장률 전망치가 지난해 내내 하향조정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3.0%에서 7월 2.9%로, 10월에는 2.7%까지 성장률 전망을 꾸준히 내렸다. 
 
 게다가 이 결승점도 간신히 도달한 모양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8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2.7%(전년 대비)를 기록했다. 소수점 두자릿수까지 따지면 2.67%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예상치(2.66%)와 비슷한 수준이다.
 
 단순 수치만 살펴도 걱정스럽다. 연간 2.7%의 성장률은 2012년(2.3%) 이후 6년만의 최저치다. 3%대 성장률 고지를 밟았던 2017년(3.1%) 이후 1년 만에 다시 2%대의 저성장 수준으로 미끄러졌다.
 
 속내를 따져보면 우려는 더 커진다. ‘정부의 힘’에 기대 결승점을 앞두고 막판 스퍼트를 올린 모양새라서다. 연간 기준으로 따지면 경제 성장을 이끈 것은 정부 소비(5.6%)와 반도체가 주도한 수출(4.0%), 민간 소비(2.8%)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정부 소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소비는 5.6% 증가했다. 2007년(6.1%)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 1.0%) 서프라이즈는 재정 집행을 늘린 정부의 영향이 컸다. 
 
 이 기간 정부 소비는 3.1% 늘어났다.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문재인 케어’ 영향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확대되면서 급여비 지출이 증가하고 정부의 물건비 지출이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정부의 ‘보이지 않는 손’은 2분기와 3분기 마이너스에 머물렀던 4분기 건설투자(1.2%)와 설비투자(3.8%)를 4분기에 플러스로 돌려놨다. 
 
 한국은행은 “지방정부의 SOC 사업 등의 영향으로 비주거용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을 중심으로 건설투자가 증가하고 법인의 자동차구매 등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밝혔다.
 
 정부를 제외하고는 딱히 기댈 구석이 없다는 문제가 이번 성적표에서 나타났다. 성장의 주요 동력인 투자는 기력을 잃었다. 지난해 건설투자(-4.0%)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설비투자(-1.7%)는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아질 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통계청이 지난달말 발표한 ‘2018년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8%, 건설기성은 0.9% 줄었다.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4분기 수출은 2.2% 감소했다. 2017년 4분기(-5.3%)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았다. 
 
 같은 기간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1.2%포인트 감소하며 4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반도체 수출이 8.3% 줄어들며 2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20일 1년 전과 비교한 수출증가율은 -14.6%를 기록했다. 반도체(-28.8%)와 선박(-40.5%) 등 주력 산업의 부진 탓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한 비중은 20.9%에 달했다.
 
 수출과 투자 부진의 영향으로 24일 발표될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시장은 2.6%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는 3만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추산됐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실질 경제성장률과 환율 등을 감안하면 지난해 1인당 GNI는 3만1000달러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1년 전 보다 1.1% 성장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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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