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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65세 만학도들이 대전시교육청 로비를 점거한 까닭은

21일 오후 9시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교육청 1층 로비. 50~60대로 보이는 시민 50여 명이 차디찬 바닥에서 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대전 예지중·고 학생들로 지난 18일부터 나흘째 농성을 이어왔다.
21일 오후 9시 대전시교육청 1층에서 대전 예지중·고 학생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대전교육청에 예지중·고 교사직위해제 등의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신진호 기자

21일 오후 9시 대전시교육청 1층에서 대전 예지중·고 학생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대전교육청에 예지중·고 교사직위해제 등의 사태 해결을 요구했다. 신진호 기자

 

예지재단, 지난 7일 교장과 교사 등 20명 직위 해제
예지중·고 재학생들 "교육청이 사태 해결하라" 요구

학생들은 “(대전시)교육청이 우리의 요구를 받아줄 때까지 한 발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동안 대전교육청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예지중·고는 만학도를 위한 충청권 유일의 학력 인정 평생 교육시설이다. 가깝게는 충남 금산·공주부터 멀게는 충북 청주와 옥천, 전북 완주에서도 등교하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전교생은 500여 명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각각 2년씩 운영한다. 일반 중·고교와 달리 방학이 없고 2년 만에 졸업이 가능해 배움의 시기를 놓친 만학도들에게 인기가 많은 교육기관이다.
지난 16일 대전 예지중·고 총동문회가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6일 대전 예지중·고 총동문회가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생들이 농성을 벌이는 사연은 이렇다. 예지중·고를 운영하는 예지재단 이사회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전체 교원 24명 가운데 교장을 포함한 20명의 교사를 무더기로 직위 해제한 뒤 수업에서도 배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수업을 거부하는 등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의 출석을 인정했다는 이유에서였다. 학생과 교사들은 재단 내부갈등으로 3년째 파행을 겪자 지난 5월부터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에 시립(학력 인정) 교육시설 건립을 요구해왔다.
 
이 때문에 재단은 “교장과 교사들이 집단으로 시립 평생 학력 인증시설 설립을 요구하며 집단농성과 수업 거부 등을 이어오면서 학사 파행을 가져왔다”며 “수업거부와 방해 등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0월 충청권 유일의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예지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대전시청을 방문해 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충청권 유일의 학력 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예지중·고등학교 학생들이 대전시청을 방문해 시장 면담을 요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단이 교사들을 직위 해제하자 결국 학생들이 나섰다. 현재 재학생 500여 명 중 50~60명가량만 수업에 참여하고 나머지는 등교와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재단이 학교를 개인의 전유물로 생각하고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게 운영한다”는 게 학생들의 주장이다.
 
농성 중인 학생들은 ▶올해 신입생 모집 중지 ▶연간 8억원의 보조금 지원 중지 ▶등교와 수업을 거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한 대체교실 확보 ▶직위 해제된 교사 20명의 즉시 복귀 등을 요구했다.
 
예지중·고 총동문회 이상현 부회장은 “교육청의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농성을 벌이는 것”이라며 “오죽하면 칠순이 넘은 어르신들이 찬바람이 부는 겨울에 이렇게 나섰겠느냐”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셋째)과 설동호 시교육감(왼쪽 넷째)이 지난해 10월 대전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 교육행정협의회에서 공공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설치에 합의한 뒤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허태정 대전시장(왼쪽 셋째)과 설동호 시교육감(왼쪽 넷째)이 지난해 10월 대전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2018년 교육행정협의회에서 공공형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 설치에 합의한 뒤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지난 16일 예지중·고 동문들은 대전시교육청 앞에서 ‘정상화 촉구 성명’을 발표하고 재단 측에 학사 파행 중지, 학생과 교사간 분열 행위 중지, 고소·고발 철회, 교장·교사 직위해제 철회 등을 요구했다.
 
총동문회는 “예지중·고는 지난 20년간 만학도의 소중한 배움터였지만 재단이 공익성을 져버리고 20명의 교사를 하루아침에 내몰았다”며 “만학도의 배움터를 훼손한다면 학교 정상화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예지재단 측은 “폐교를 주장하는 학생들이 제출한 자퇴서는 즉각 수용하고 집단행위로 동료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학교 운영을 방해할 경우 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지원 등의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0월 허태정 대전시장(오른쪽)과 설동호 대전시교육감이 대전시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지원 등의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대전교육청은 예지재단 측에 학교 운영 정상화와 함께 학사 파행이 계속될 경우 신입생 모집 중지 등의 행정 조치를 요구한 상태다.
 
한편 대전시와 대전시교육청은 공공형 평생교육시설을 설립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설립은 대전시, 운영은 대전시교육청이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와 관련, 대전시는 용역업체로부터 시립 평생학습시설의 필요성 및 예상 수요 등의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전달받아 결과를 분석 중이다.
 
대전=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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