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중국 자율차 기술 한국과 0.9년차…산업경쟁력은 추월

제조업 역성장 
중국 바이두가 ‘2019 CES ’에서 선보인 무인 자율주행 배달 차량. 월마트와 손잡고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뉴스1]

중국 바이두가 ‘2019 CES ’에서 선보인 무인 자율주행 배달 차량. 월마트와 손잡고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뉴스1]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IM)의 ‘어닝 쇼크’는 4년 전에 이미 예견됐다. 2015년 9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국제금융센터 주관 세미나에서 “한국 기업이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진단했다. S&P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고사양 제품은 애플에, 보급형은 중국산에 밀려 머지않아 경쟁 우위를 상실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주식시장에선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문은 지난해 4분기 1조7000억~1조9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 스마트폰 부문이 분기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하지 못한 것은 2015년 이후 갤럭시노트7 발화 사건이 일어난 때를 제외하면 처음이다. 박원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갤럭시S9·갤럭시노트9은 물론 중저가 제품 모두 기대만큼 팔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설 자리 잃는 한국 주력산업
삼성 스마트폰 지난해 어닝쇼크
LCD 수출액 최근 7년 새 반토막
고부가 기술 제품도 중국에 밀려
수소충전·AI 등 미래산업 불안

한국 주력 산업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 ‘고부가 제품은 선진국에, 저부가 제품은 중국에 밀렸다’는 평가도 옛말이 됐다. 이젠 고부가 제품까지도 중국과 별반 차이가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이런 징후는 여러 지표를 통해 확인된다.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중국은 스마트전자·스마트카·시스템반도체 등 13개 분야에서 한국과 기술 격차를 크게 줄였다. 한·중 간 기술 격차는 2013년 1.1년에서 2015년 0.9년으로 줄었다가 2017년에는 0.7년에 이르렀다. 기술은 한국이 다소 앞서 있지만 산업 경쟁력은 이미 중국이 앞질렀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관련기사
국제연합공업개발기구(UNIDO)가 발표하는 주요국 산업 경쟁력 지수(CIP)를 보면, 한국은 2009년 이후 독일·일본·미국에 이어 4위를 유지했지만 2015년부터 중국에 밀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딜로이트가 3년마다 조사해 발표하는 제조업경쟁지수(GMCI)도 한국은 2010년 3위에서 2013년 이후 5위로 떨어졌다. 중국은 2010년 이후 100점 만점에 100점을 꾸준히 받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런 현상은 10대 주력 산업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철강 부문이 대표적이다. 중국의 지난해 10월 조강생산량(강판·봉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강괴 생산량)은 8255만t으로 월간 생산량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세계 철강 제품 공급을 중국이 주도하면서 한국산 제품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국내 철강 시장에서 중국산 제품 점유율은 2001년 2.7%에서 2017년 20.5%로 증가했지만, 한국산 제품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6년 17.1%에서 2017년 15.1%로 떨어졌다. 국내 철강 산업의 연평균 부가가치 증가율은 2007~2012년 0.7%에서 2012~2017년 -1.8%로 하락했고,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10년 연속 마이너스(-2.6%)를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도 중국이 한국 제품보다 자국산 제품을 쓰기 시작하면서 국산 제품 수요가 줄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합성원료·합성수지·합성섬유 등 일반적으로 쓰이는 석유화학 제품에 대한 중국의 자급률은 2011년 69%에서 2018년에는 90%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믿었던’ 디스플레이 분야도 고전하고 있다. 이 업종의 부가가치 증가율은 2007~2012년 12.1%에서 2012~2017년 -1.3%로, 노동생산성 증가율도 같은 기간 6.2%에서 -1.0%로 줄었다. LG그룹이 최근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화면을 둘둘 말아 쓸 수 있는 올레드(OLED) TV를 공개하는 등 한국은 독보적인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주력 품목이었던 액정표시장치(LCD) 기술에서 중국이 바짝 추격해 온 탓에 전반적인 산업 경쟁력이 하락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LCD 수출액은 2010년 323억3000만 달러에서 2017년 181억6000만 달러로 크게 줄었다.
 
중국 DJI가 선보인 ‘매빅2’ 드론은 열화상 및 고배율 줌 촬영이 가능하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DJI가 선보인 ‘매빅2’ 드론은 열화상 및 고배율 줌 촬영이 가능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밖에 전기차·중소형 선박·태양광 패널·드론 등 상당수 영역에서 한국은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자율주행차 등 한·중 간 스마트 카 기술 격차는 0.9년(2017년)으로 중국이 한국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중국의 기술 추격이 거센 가운데 한국은 고부가 기술 경쟁력마저 밀리고 있다. 가령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홍보 모델’이라 밝힌 수소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99%에 달한다. 그러나 수소차가 달리는 데 필수적인 수소 충전소 관련 부품은 60%를 해외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자율주행차도 인공지능 카메라센서·라이다 등 값비싼 핵심 부품들과 자율주행 반도체, 정보기술(IT) 플랫폼 등은 해외 기업이 기술을 선점했다. 인공지능·자율 운항 선박 등 대다수 미래 산업 영역이 이런 상황이다.
 
서강대 혁신과경쟁연구센터 허정·박정수 연구팀은 국내 주력 산업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신기술 진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시장 붕괴가 더 빨리 진행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전기차 시대 도래로 기존 내연기관 부품이 더는 생산되지 않는 상황이 오면 부품 생산액은 46조원, 고용은 26만 명 줄어들 것으로(한국수출입은행 2017년 분석) 예상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주력 산업의 위기를 해결하지 않고 신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특히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대(對)중국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