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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에세이] 부패에 둔감한 홍콩 한인회

홍콩 염정공서(廉政公署.ICAC.반부패수사처) 수사관 한 명이 12일 홍콩 한인회 사무실을 찾았다.

ICAC는 홍콩 행정장관 직속 수사기관으로 외부 간섭을 거부하기로 유명하다. 홍콩인들에겐 '저승사자'로 불린다. 신분을 공개한 수사관은 변호영 한인회장에게 한국국제학교(KIS) 정모 사무국장이 학교 청소용역업체로부터 10만 홍콩달러(약 1300만 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을 통보했다.

홍콩 한국국제학교는 한인회가 운영하고 있어 변호영 한인회장은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다. 범죄는 지능적이었다. 정 국장은 지난해 7월 학교의 청소.경비.부동산 관리 용역의 재계약을 대가로 홍콩의 한 회사 대표에게서 10만 홍콩달러를 빌린 뒤 3~4개월 동안 3000홍콩달러씩 갚았다. 그 후에는 더 이상 갚지 않는 대신 용역 계약을 3년 연장해 줬다.

그는 한술 더 떠 학교에서 지급하는 청소용역비를 월 2600홍콩달러씩 올려주고 빚을 갚은 것으로 했다. 홍콩 법원은 17일 정씨에 대해 뇌물수수 및 배임 혐의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부패범죄는 흉악범죄라는 게 판결문 요지다.

홍콩 법원의 엄중한 법집행에도 불구하고 현지 한인회 분위기는 심각해 보이지 않는다. 우선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학교재단이사회는 19일 회의를 열어 앞으로 교사와 직원들의 윤리강령을 만들겠다고 결의했다. 교장을 맡고 있는 홍모씨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사회는 수용하지 않았다. 교장이 물러날 만큼 심각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1988년 설립된 국제학교는 한국부와 영어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20여 개국 401명의 학생이 몸담고 있다. 94년 정부 예산과 교민들의 기부금으로 현재의 홍콩 중심부로 교사를 신축해 이사했다.

앞으로 회계장부를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없어 보인다. 국제학교는 내부감사를 제외하곤 외부감사를 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 이 때문에 현지 교민들은 회계가 투명하지 않으면 제2의 비리는 언제라도 터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한인회는 "회계는 투명하다"는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에 인색하다간 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는 사실을 한인회는 명심해야 한다.

최형규 홍콩 특파원

*** 바로잡습니다

6월 21일자 25면 '월드에세이'에서 홍콩 국제학교 재단이사장을 맡고 있는 사람은 정모 사무국장이 아니라 변호영 한인회장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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