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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차 북·미 회담 성패…“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한 달 앞두고 남·북·미 북핵 협상 대표들이 스웨덴 스톡홀롬에 모여 19일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2월 말쯤으로 정상회담 날짜를 잡은 건 다행한 일이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정상 간 합의를 통한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협상은 거창한 명분보다 구체적인 디테일이 중요한 법이다. 베트남에서 열릴 거로 예상되는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나올지는 이번 실무 회담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이 있다. 원칙에는 합의하고도 구체적인 실행 규정에서 이를 피해갈 단서 조항을 달아놓으면 말짱 헛일이란 얘기다. 북한은 그간 말로 한 건 물론이고 공동성명서나 합의서로 약속한 내용마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지키지 않은 경우가 숱했다. 그러니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이런 잘못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 대표단은 미국을 도와야 한다.
 
앞으로의 북·미 간 협상에서 걱정되는 건 한둘이 아니다. 정상회담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대한 북핵 위협을 걷어내는 대신 완전한 비핵화를 사실상 포기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없애는 대가로 미국은 대북 제재를 완화하거나 북·미 국교 정상화를 추진할지 모른다. 트럼프로서는 국내의 정치적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2차 북·미 회담에서 가시적 결과를 끌어내 이를 대단한 업적으로 선전하고 싶을 게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미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실무협상에선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상대할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노회한 북한 협상가를 상대한 경험이 거의 없다는 게 마음에 걸린다. 그러니 한국 측 협상팀에서는 그간에 축적된 협상 노하우를 충분히 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 북·미 간 협상임에도 한국 대표단이 스톡홀롬까지 날아간 건 양쪽 간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자임했기 때문이다.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지만,주의할 건 종전선언이나 대북 제재 완화 등에 급급해선 안 된다는 사실이다. 지금 정부는 남북 교류와 대북 제재 완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종전선언도 남북교류 및 대북 제재 완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기로 보는 듯하다.
 
하지만 그간의 남북 교류 역사가 증언하듯,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말만 믿고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받아들이는 건 옳지 않다. 그러니 영변 핵시설 및 동창리 엔진시험장 등의 폐기 등은 물론이고 핵·미사일 신고 또는 구체적인 비핵화 일정 등을 북한이 내놓지 않을 경우 제재 완화를 섣불리 주장해선 안 된다. 자칫하면 미국으로부터 ‘한국은 북한 편’이란 의심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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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