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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결혼식차 이청용 일시귀국...벤투, 침묵문화 깼다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한 뒤 벤투 감독과 포옹하고 있는 이청용(오른쪽). [연합뉴스]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승리한 뒤 벤투 감독과 포옹하고 있는 이청용(오른쪽). [연합뉴스]

 
한국대표팀 미드필더 이청용(31·보훔)이 아랍에미리트에서 진행 중인 아시안컵 기간 잠시 한국에 다녀왔다. 여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중요한 대회 기간, 그것도 16강전을 코앞에 두고 대표팀 숙소를 떠나 한국까지 다녀온 것은 파격적인 일이었다.
 
한국은 지난 16일 조별리그 3차전에서 중국을 2-0으로 꺾고 조 1위(3승)로 16강에 진출했다. 그날 밤 이청용은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에게 면담을 요청했다.
 
“감독님, 19일 서울에서 여동생 결혼식이 있습니다. 혹시 잠시 다녀와도 될까요?”
 
“그래. 걱정하지 말고 결혼식 잘 치르고 돌아와라.”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과 이청용.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벤투 감독과 이청용. [연합뉴스]

한국은 22일 바레인과 16강전을 치른다. 벤투 감독은 대한축구협회와 논의 끝에 경기력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청용은 18일 밤 한국으로 날아가 결혼식에 참석한 뒤 20일 두바이에 돌아오는 ‘무박 3일’ 일정을 소화했다.
 
이청용의 측근은 “청용이는 여동생을 끔찍하게 아낀다. 작은 식당에서 가족과 직계 친척들만 모여 작은 결혼식을 올렸다. 벤투 감독의 허락을 받은 뒤 동생의 결혼식 시간을 최대한 앞당겼다”고 전했다.
 
한국 축구 사상 국제 대회 도중 선수가 개인 사정을 이유로 팀을 비운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일부 네티즌은 ‘누군가 돌아가신 것도 아닌데 아시안컵 기간에 여동생 결혼식까지 가야 하나’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청용과 벤투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이청용은 하나뿐인 여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싶어 했고, 벤투 감독은 고정관념을 깨고 결단을 내렸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시티의 펩 과르디올라(스페인) 감독은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스페인)에게 수시로 휴가를 줬다. 2017년 말 미숙아로 태어난 아들 마테오를 돌보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축구대표팀 이청용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문환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축구대표팀 이청용이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김문환을 격려하고 있다. [뉴스1]

 
대표팀 중앙수비수 김영권(30·광저우 헝다)은 19일 “대표팀 생활 중 이런 상황은 처음 겪어봤다. 감독님의 결정이 옳다고 생각한다. 가족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이청용을 지지했다. 많은 네티즌도 ‘여동생 결혼을 축하해주고 돌아와 좋은 경기를 부탁한다’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청용은 지난 7일 필리핀과의 1차전에 교체 투입돼 경기 흐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해냈다. 이번 대회 내내 2선 공격수로 활약하면서 수비에도 헌신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이청용은 22일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벤투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두바이=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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