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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회복 불가능한 노인성 난청, ‘맞춤형 소리’ 보청기로 극복

올바른 보청기 선택법 
김진영 원장은 노인성 난청을 조기 발견해 보청기를 착용하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우울증·치매 등 정신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김진영 원장은 노인성 난청을 조기 발견해 보청기를 착용하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우울증·치매 등 정신질환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랜서 김동하

 
노인성 난청은 고령화 사회가 당면한 숙제다. 귀가 들리지 않으면 사회활동이 어려워질 뿐만 아니라 치매·우울증 등 정신질환의 위험도 커진다. 보청기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노인성 난청의 치료법으로 꼽힌다.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소리를 보다 편안하고 선명하게 가공해주는 ‘스마트 보청기’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보청기의 중요성과 선택 시 주의할 점을 알아봤다.

70대 2명 중 1명꼴 난청 경험
우울증·치매 발병 위험 커져
양쪽 귀에 착용하는 게 바람직

 
노인성 난청은 달팽이관·청신경 등이 노화로 손상돼 청력이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청력 감소는 30대에 시작돼 60대는 3명 중 1명, 70대 이상은 3명 중 2명이 난청을 경험한다. 애코이비인후과의원(부산) 김진영 원장은 “노인성 난청은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는 진행성 질환으로 조기 진단·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 기능 전반적으로 떨어져 
노인성 난청은 스스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데다 떨어진 청력에 본인이 적응하게 돼 주관적인 불편함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인성 난청은 단순히 귀가 들리지 않는 것 이상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첫째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다. 김 원장은 “노인성 난청일 때는 특히 ‘ㅊ, ㅅ’처럼 발음이 비슷한 자음을 구분하기 어려운데 이로 인해 같은 말을 두세 번 묻게 돼 대화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소통의 단절은 우울·불안·고립감을 유발해 정신 건강을 해친다. 실제 국내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난청 환자는 정상 청력을 가진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 위험도가 40%가량 높았다.
 
둘째는 뇌 기능 저하다. 소리는 달팽이관과 청신경을 거쳐 뇌로 전달된다. 난청으로 인해 소리 자극이 줄면 이를 처리하는 뇌 영역이 퇴화할 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이 위축돼 언어·운동 등 전반적인 뇌 기능이 함께 떨어지게 된다. 노인성 난청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2012년 발표된 미국 국립노화연구소·존스홉킨스의대의 공동 연구에서 청력이 정상인 경우에 비해 경도 난청은 치매 발생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의 1.89배, 중도 난청과 고도 난청은 치매 발생률이 각각 3배, 4.94배에 달했다.
 
문제는 한번 손상된 달팽이관·청신경을 완벽히 회복시킬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보청기를 착용해 남은 청력과 뇌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수술적 치료법인 인공 달팽이관(와우) 이식술의 경우 비용이 수천만원에 달하고 수술할 수 있는 경우도 제한적이다. 김 원장은 “난청이 심해지면 뇌 기능이 떨어져 보청기를 써도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게 된다”며 “소음이 심한 곳에서 일하거나 60세 이상이라면 정기적인 청력 검사를 받아 적절한 때 보청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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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로 소리 가공 
보청기는 귀에 장착해 소리를 증폭해주는 의료기기다. 청력 검사 결과에 따라 소리의 크기와 높낮이(주파수)를 조절해 착용하면 잃었던 청력을 보완할 수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변환 기술을 활용해 종전보다 뚜렷하고 듣기 편하게 소리를 가공해주는 제품(올리브 스마트 보청기)도 출시됐다. 김 원장은 “보청기는 단순 소리 증폭기와 달리 개인별로 ‘맞춤형 소리’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추가적인 청력 손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보청기를 사용할 때 기억할 점이 있다. 첫째, 보청기는 가급적 양쪽 모두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쪽에만 보청기를 쓰면 오히려 보정된 소리가 낯설게 느껴지는 ‘부조화 현상’이 나타나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김 원장은 “보청기를 양쪽에 하면 소리의 방향·거리감을 상호 보완할 수 있어 소리가 더 잘 들린다”며 “난청이면서 양측 청력 차가 30dB 이하면 양쪽 모두 보청기를 사용하도록 권한다”고 말했다.
 
둘째, 디자인도 신경 써야 한다. 귀에 들어가는 형태의 귓속형·고막형 보청기는 눈에 잘 띄지 않고 가벼워서 사용 시 부담이 적다. 그렇다고 무조건 작은 제품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김 원장은 “보청기는 크기가 작을수록 출력을 높이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며 “출력이 작으면 소리가 왜곡되기 쉽고 청력 저하에 맞춰 수시로 보청기를 바꿔야 해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청기는 경도 난청일 때부터 사용을 고려해야 한다. 경도 난청은 소음이 있는 곳에서 대화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개당 100만원 이상이던 보청기 가격은 수십만원대로 낮아졌다. 김진영 원장은 “무조건 비싼 제품을 찾기보다 조기에 자신의 청력에 맞는 보청기를 선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Tip 이럴 때 보청기 사용 고려하세요
□ 전화 통화하는 데 문제가 있다  
□ 시끄러운 곳에서 대화하기 힘들다   
□ 둘 이상의 사람과 한번에 대화하는 것이 어렵다   
□ 대화 내용을 잘못 이해한 적이 있다   
□ 여자·아이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 가족이 TV 소리가 크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  
□ 어떤 소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 적이 있다
 
※3개 이상이면 이비인후과에서 청력 검사 필요 자료: 질병관리본부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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