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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손혜원 통영에 박물관 무산되자 목포 갔다

손혜원 의원이 지난 2008년 3월 구입한 경남 통영시 문화동의 주택 부지. 이 터에서 전방에 강구항, 오른쪽에 서피랑, 왼쪽에 동피랑이 보인다. 위성욱 기자

손혜원 의원이 지난 2008년 3월 구입한 경남 통영시 문화동의 주택 부지. 이 터에서 전방에 강구항, 오른쪽에 서피랑, 왼쪽에 동피랑이 보인다. 위성욱 기자

손혜원 의원이 당초 경남 통영시에 나전칠기박물관 등을 추진하려고 하다 무산되자 목포로 박물관 등의 사업지를 바꾼 것으로 확인됐다. 시각디자인학 석사 출신인 손 의원이 지역 문화 사업에 처음 관심을 가진 것이 통영이고 이곳에서 현재 목포에서 추진하는 사업을 처음 구상했으나 무산되자 목포로 사업지를 변경해 재추진하다 투기 의혹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19일 손혜원 의원실과 진의장 전 통영시장 등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08년 3월을 전후로 경남 통영시 당동 해저터널 인근에 약 660㎡ 의 주택과 땅을 매입했다. 현재 목포에서 논란이 되는 나전칠기박물관을 짓기 위해 동양의 나폴리라 불리는 지역에 토지를 매입한 것이다. 비슷한 시기 경남 통영시 문화동 26번지 세병관(임진왜란이 끝나고 한산도에 있던 삼도수군통제영이 육지인 통영으로 옮겨오면서 지어진 객사 건물) 옆 대지 202㎡를 사들였다. 사무실과 노후생활 등을 위한 목적이었다.  
손혜원 의원이 구입한 통영 땅. 전방에 보이는 정자가 있는 건물쪽이 서피랑이다. 위성욱 기자

손혜원 의원이 구입한 통영 땅. 전방에 보이는 정자가 있는 건물쪽이 서피랑이다. 위성욱 기자

 
해저터널 인근 박물관 부지는 2009년 전후로 매각해 사고 판 정확한 거래 금액이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세병관 대지는 6400만원에 샀고 현재 공시지가로는 5300만원(㎡19만원), 매매가는 주변 시세(㎡당 32만원) 등을 고려하면 65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손 의원실 김성희 보좌관은 “통영에서 나전칠기박물관 등을 접으면서 (2014년 서울에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을 개관했고) 이후 목포에서 가능성을 다시 보시고 (박물관 이전을)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두고 여야의 난타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두고 여야의 난타전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손혜원 의원이 디자인한 '통영'. 위성욱 기자

손혜원 의원이 디자인한 '통영'. 위성욱 기자

그렇다면 손 의원은 왜 나전칠기박물관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일까. 사연은 이렇다. 손 의원이 통영 나전칠기 등 지역 문화예술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03~2004년쯤이다. 당시 진의장 통영시장을 만나면서다. 진 시장은 통영에 찾아온 지인의 소개로 손 의원을 처음 만났다. 이후 진 시장과 손 의원이 지역 문화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손 의원을 통영 명예시민으로 위촉했다. 현재는 통영의 상징이 된 ‘바다의 땅 통영’이라는 문구에서 섬 모양으로 만들어진 ‘통영’이라는 디자인도 손 의원이 만들어준 것이다.  
 
이후 손 의원은 나전칠기와 소반 등을 생산해 통제영에 납품한 세병관 내 12공방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게 됐다. 진 전 통영시장은 “(손 의원이 나전칠기 등에 관심을 가지면서)일본이나 미국에 훑어져 있던 작품을 수십억 원에 가까운 사비들 털어서 사들였다”며 “뭐 때문에 그러냐고 물어보니까 ‘나중에 통영에 나전칠기박물관을 만들어 기증하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손 의원 측은 “그동안 사들인 작품은 28억원 정도다”고 말했다. 진 전 시장은 또 “내가 같이 통영에 내려와서 함께 지냅시다 하니까 손 의원이 ‘(안 그래도)만년에 살 아담한 집 하나를 구하려고 한다’며 산 것이 지금 논란이 된 통영 세병관 옆 대지다”며 “이곳에 손 의원이 대지를 산 것도 세병관 인근에 ‘이순신 학교’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손 의원이) 갖고 있었는데 그것과 관련된 것이다”고 덧붙였다.

 
경남 통영 손혜원 의원 명의의 토지 위치도. [사진 카카오맵 캡쳐]

경남 통영 손혜원 의원 명의의 토지 위치도. [사진 카카오맵 캡쳐]

19일 찾은 세병관 옆 대지는 조망권이 탁월한 곳이었다. 대지에서 전방 우측으로 서피랑, 전방에 강구항, 좌측에 동피랑이 보였으며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세병관의 담이 둘러쳐져 있었다. 대지는 이웃 주민들이 텃밭으로 사용하고 있었으며 한쪽은 잡초가 우거져 있었다. 손 의원 땅 원소유주 가족은 “수년 전에 (주인이) 한번 이곳에 내려와 땅을 본 적은 있는데 그 이후로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며 “당시에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땅을 샀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에서 손 의원의 통영 땅도 투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제기했으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곳은 거래 가격의 변동이 없고 문화재 보호구역 인근이어서 개발도 제한돼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점을 들어 투자 가치가 낮다고 판단했다.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카페에 손 의원의 얼굴이 새겨진 장식품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

전남 목포시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손 의원의 조카가 운영하는 카페에 손 의원의 얼굴이 새겨진 장식품이 걸려있다. [연합뉴스 ]

손 의원의 통영 박물관 계획이 무산된 건 2009년 전후다. 진 시장이 지난 2006년 해외출장을 앞두고 집무실에서 이국철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미화 2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2009년 12월 불구속기소 된 것이 계기다. 진 시장은 2012년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그사이에 시장 직무 정지가 되면서 손 의원이 통영과 맺었던 끈이 끊어진 것이다. 특히 손 의원과 새로 취임한 김동진 전 통영시장은 악연이었다. 통영시가 150년 역사의 추용호 소반장(국가 중요무형문화재 99호)의 공방을 철거하고 여기를 지나는 도로를 내려 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졌다. 이 과정에 손 의원은 통영에서 세웠던 박물관 등의 계획을 접고 서울에 나전칠기 박물관을 열었다. 이후 이 박물관을 다시 목포로 옮기려 하는 과정에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투기 의혹' 휩싸인 목포 창성장. [연합뉴스]

'투기 의혹' 휩싸인 목포 창성장. [연합뉴스]

 
진 전 시장은 “(손 의원은 통영에서 박물관 등을 추진할 때) 지역이 활성화되려면 서울과 소통이 돼야 한다면서 그때도 서울에 좋은 사람들(장인들) 데리고 내려올 거라고 하던 참이었다”며 “바로 그 일을 지금 목포에서 한 것인데 그 진정성을 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오해를 받아 안타깝다”는 취지로 말했다.  
 
통영=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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