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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억 뜯겨도···중국 아닌 해외 투자한다는 중국인들

중국 랴오닝에서 아파트 모델 하우스를 둘러보는 중국인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랴오닝에서 아파트 모델 하우스를 둘러보는 중국인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서 만난 중국인 직장인 씬 피아오, 웬디 왕, 레이몬드 장은 최근 함께 호주 부동산 투자를 결정했다. 중국 부동산 버블, P2P(개인 간 금융 거래를 잇는 핀테크 서비스) 금융상품 부실 우려에 국내 투자가 마뜩잖았던 세 젊은이는 사재를 털어 투자금을 마련한 뒤, 이 돈을 국내 지역 사무소를 통해 호주 투자사에 전달했다.
 

호주 부동산 투자한 중국인 수백명 무더기 피해
“원금·보증금 뜯겨도 중국 시장보단 해외”
해외 부동산, 사실상 미래 보험

하지만 ‘대박의 꿈’은 악몽으로 변했다. 호주 현지 투자중개인이 이들의 투자금을 모조리 횡령한 것이다. 중국 내 지역 사무소 17곳은 바로 폐쇄됐다. 세 사람을 비롯한 7000만 호주달러(약 565억 원)를 하루 아침에 날린 중국인 투자자 수백 명은 집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사기·횡령 등 금전적 피해를 감수해서라도 무리하게 해외 투자에 나서는 중국 중산층이 늘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과감하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정부는 해외 자산 유출 방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중국 중산층 사이엔 ‘중국 시장에 내 돈을 맡길 순 없다’는 불안 심리가 팽배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인들은 중국 부동산 버블이 조만간 꺼질 것으로 본다. 몇몇 도심·교외 지역에선 이미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한 40대 중국인은 호주 현지 투자 투어 참가 명목으로 20만 위안(약 3300만 원)의 ‘참가 보증금’까지 뜯기는 등 각종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의 관심은 온통 해외 자산으로 향한다는 것이다.
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들은 미국·호주 부동산 투자가 안정적일 뿐 아니라 질 높은 자녀 교육과 편안한 노후 생활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 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 중 중국인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이들이 최근 1년(2017년 4월~2018년 3월)간 매입한 미국 부동산은 총 4만400곳으로, 304억 달러(약 34조 원)어치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실거주 목적 아파트다.
 
샌프란시스코 공인중개사 미키 올슨은 “정치 감각이 유연한 중국인들은 모국(중국)과 무역 갈등 속 미국 정부를 손가락질하지만, 막상 미국 부동산 투자엔 누구보다 돈을 아끼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 반(反)부패방지법을 도입하는 등 중국 금융 자산의 해외 유출 통제에 나섰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중국의 해외 자산 투자액은 2015년 80억 달러(약 9조 원)에서 2017년 120억 달러(약 13조 원)로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 자산 투자 증가세가 다소 주춤해졌지만, 투자 전문가들은 “일시적 정체 현상”이라는 견해다. 투자사 데뵈파트너스 창립자인 제시 프리드랜더는 “중국인 투자자들이 집중 투자한 세계 곳곳의 부동산 시장은 충분히 가열돼 있다. 중국인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금융시장 부실 우려 역시 중산층의 해외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젊은 세대와 중산층이 애용하는 P2P 금융상품은 몇 안 되는 수익성 상품이지만 대부분 음성 거래”라며 “중국 정부의 불법 거래 단속이 본격화되자 수백 곳의 P2P 업체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SCMP는 “일반적으로 해외 주식·부동산 투자는 개인의 투자 성향에 좌우된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해외 투자는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와 불안이 야기하고 있다는 점어서 지극히 이례적”이라며 “중국 중산층에 해외 장기 비자, 해외 부동산은 (미래에 대한) ‘보험’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부동산 버블 등을 우려한 호주‧뉴질랜드 정부는 중국발(發) 자본 투입에 제동을 거는 추세다. ‘세계 최대 소비층’으로 꼽히는 중국 중산층의 자산은 꼼짝없이 중국 본토에 묶일 처지에 놓였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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