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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도 셧다운 영향? 백악관 앞 호텔 대신 '4성급' 묵는다

워싱턴 D.C의 뉴햄프셔 거리 1500번지. 미국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이 체류하는 듀폰 서클(Dupont circle) 호텔의 주소다. 1951년 개장한 9층짜리(312개 객실) 건물로서 2009년 리모델링을 했다. 
 
이번 방문에서 북한 측은 이 호텔 8층의 절반 가량을 사용하고 있다. 듀폰 서클은 지난해 5월 김 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했을 때 숙소로 사용했던 밀레니엄 힐튼 유엔플라자 호텔(40층, 439개 객실)보다 규모나 시설 면에서 다소 격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김영철 부위원장은 1박에 2500달러(281만원)인 호텔 9층 펜트하우스에 묵었다.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 김성혜 통전부 실장, 김혁철 전 스페인대사, 박철 아태평화위 부위원장 등 대표단은 펜트하우스와 연결된 8층 스위트룸 등에 머문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트룸도 1박에 300달러~1000달러(31만~112만원)에 달한다. 국무부는 10여명 북 대표단의 경호와 지원을 위해 8층 약 30개 객실을 통째로 빌렸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폰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쓰레기 집하장 쪽 쪽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폰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쓰레기 집하장 쪽 쪽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무실인 백악관 바로 길 건너에 고급 호텔들이 즐비한 데도 북한 대표단이 1.6㎞가량 떨어진 곳에 여장을 푼 이유는 뭘까. 대북제재로 인해 뉴욕을 제외한 지역에서 활동이 어려운 북한의 여건상 미 국무부가 숙소 선정은 물론 비용까지 부담했을 가능성이 크다. 
 
현지 관계자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펜트하우스 숙소를 포함해 수행원과 국무부 경호, 지원인력까지 모든 숙박 비용은 주최 측인 국무부가 지불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호텔이 조용하고 경호와 보안 유지에 용이하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하지만 경호와 보안이 이유라면 세계 최고 수준의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백악관 인근이 최적일 수 있다. 이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뭔가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는 추정이 가능한 대목이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퐁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후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퐁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후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우선 미국의 대외 이미지 관리 차원일 수 있다. 미국은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 정찰총국장이었던 김 부위원장을 제재대상에 포함했다. 그가 자리를 바꿔 당 부위원장을 맡았지만, 제재는 유효하다. 또 사치품을 비롯해 돈이 될만한 대부분의 물건을 북한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대북제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대표단이 미국의 심장부에서 최고급 호텔에 묵도록 ‘방치’할 경우 제재가 무색해지는 모양이 연출 될 수 있다. 따라서 김 부위원장이 북한에서 장관 이상의 ‘급’이기는 하지만 4성급 비즈니스호텔을 이용토록 함으로써 ‘오해’를 차단하기 위한 미국 측의 판단이 작용했을 수 있다.  
 
여기에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장벽 설치예산 문제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간의 대치가 길어지면서 연방정부는 셧다운, 즉 일시적 업무 정지 상태다. 만약 미국이 북한 측의 체류 비용을 부담할 경우 예산집행이 어려운 셧다운 상태라는 점에서 국무부가 특별가격 계약을 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듀폰서클을 택했을 수 있다. 
미국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이 체류하는 듀폰 서클(Dupont circle) 호텔. [사진 부킹닷컴 홈페이지]

미국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일행이 체류하는 듀폰 서클(Dupont circle) 호텔. [사진 부킹닷컴 홈페이지]

 
한 유명 호텔 예약사이트에 따르면 18일 현재 백악관 앞의 고급 호텔인 JW메리어트의 1박 비용은 55만 8956원으로 나와 있다. W 호텔은 이보다 10여만원 비싼 65만9972원이다. 반면 김 부위원장이 묵고 있는 듀폰 서클 호텔은 43만 6951원이다. 현지 관광가이드는 “듀폰 서클 호텔은 미 국무부와 협약을 맺고 있어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객실료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24시간 북한 관계자들을 경호하는 경호원들이나 국무부 관계자들도 호텔을 이용하는데 다양한 편의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북한 대표단은 국무부 외교안보국(DSS)에서 전담해 지원한다. 한국대사관도 호텔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아 돌발변수가 발생할 경우 도움 받을 수도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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