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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장소 확정 못한 트럼프…김영철, 면전서 제동 걸었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회담에 앞서 손짓으로 안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회담에 앞서 손짓으로 안내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낮 12시 15분부터 백악관에서 90분 간 비공개로 만났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이 한 시간 반동안 만나 비핵화와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며 "회담은 2월 말 즈음 열릴 것"이라고 결과를 전했다. 그러면서 예상과 달리 "구체적 일시·장소는 추후에 발표하겠다"고 미뤘다. 2차 회담 확정이 늦춰진 건 장소와 제재 완화 요구를 놓고 북한과 입장차가 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40분 회담 뒤 트럼프 대통령과 90분 동안 직접 담판을 시도했다.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은 이날 "미국이 제시한 회담 장소에 대해 북한이 입장차를 보이며 협상 의제와 관련, 구체적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놓고 이견을 제시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결국 트럼프 대통령 면전에서 한 달여 물밑조율을 벌인 2차 정상회담 확정에 제동을 걸었다는 뜻이다. 뉴욕타임스도 "회담 날짜와 장소를 나중에 발표한다는 건 양측이 개최 장소와 다른 세부 계획에 대해 여전히 입씨름을 벌였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회담 장소는 베트남으로 좁혀졌다는 게 중론이었다. 수도 하노이와 중부 다낭 외에 남부 최대 도시인 호치민(옛 사이공)을 놓고 북한은 중국과 가깝고 북한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선호하고 다낭과 호치민은 보안 상 미국이 선호하는 장소로 꼽혔다. 

백악관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이 낮 12시 45분 대북 제재를 총괄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만난다는 일정만 공지했다. 김 부위원장 면담 일정은 비공개했다. 북한을 압박하는 메시지일 수도 있는데 대해 제재 완화를 요구해온 북한이 불만을 표출했을 가능성도 있다. 샌더스 대변인도 이와 관련 "우리는 계속 진전을 만들고 있고 대화를 계속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압박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재에 대한 이견 때문에 자칫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20일 전 회담 전격 취소 소동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김 부위원장은 백악관 방문을 마친뒤 호텔로 돌아와 3시 30분까지 9층 연회실에서 폼페이오 장관 주최 북측 대표단과 오찬을 함께 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회담은 앞서 오전 11시(한국시간 19일 오전 1시)부터 자신이 투숙한 워싱턴 DC의 듀폰서클 호텔 9층의 펜트하우스에서 진행됐다. 이 자리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알렉스 윙 동아태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부차관보 대행 등 미국 측 대북 협상팀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 측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회동을 위해 워싱턴 DC의 듀폰 서클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미국 측 대표단이 18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회동을 위해 워싱턴 DC의 듀폰 서클 호텔에 도착하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지난해 5월 말 뉴욕 고위급회담과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 배석했던 국무부 이연향 통역국장도 왔다. 폼페이오 장관 등 미국 협상단도 김 부위원장 대표단이 이용하는 쓰레기집하장 '쪽문'으로 호텔로 입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국무부 공동취재진과 3분간 사진촬영에 응하면서 "2차 정상회담 장소가 결정됐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은 채 "감사합니다"라고만 한마디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동에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왼쪽부터), 마크 램버트 부차관보대행,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 이연향 통역국장 등 북핵 협상단이 총출동했다. 뒷모습은 로버트 팔라디노 대변인. [워싱턴공동취재단]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동에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왼쪽부터), 마크 램버트 부차관보대행,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 이연향 통역국장 등 북핵 협상단이 총출동했다. 뒷모습은 로버트 팔라디노 대변인. [워싱턴공동취재단]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는 김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부위원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은 회담 뒤 백악관으로 떠나면서도 "회담을 잘했나. 백악관으로 가느냐"는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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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폼페이오 장관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회담 결과 19일에서 22일 스티브 비건 특별대표가 스웨덴을 방문해 "생산적인 첫 실무협상"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고위급회담에 이어 곧바로 3박4일 스웨덴 실무협상이란 '투트랙' 협의가 돌아가게 됐다. 앞서 스웨덴 TT통신은 이미 스톡홀름에 도착한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의 실무협상을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이 주최한다고 보도했다. 발스트룀 장관은 지난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데 영향력을 발휘한 인물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18일 스톡홀름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져 남·북·미 교차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강혜란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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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