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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집하장 쪽문이 열렸다···美심장부서 김영철 특급경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폰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쓰레기집하장쪽 쪽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폰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쓰레기집하장쪽 쪽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현지시간) 밤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영접을 받으며 워싱턴에 도착했다. 북한 최고위 관리가 미국 수도 워싱턴으로 직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르면 18일 오전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김 부위원장의 방문에 그의 동선을 숨기기 위해 극도로 보안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미국은 남북관계와 북·미 비핵화 협상의 총책임자인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한 이후에도 방문 사실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미국은 현관에 대기하는 취재진을 피해 김영철 일행이 ‘쓰레기 집하장’으로 연결된 쪽문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전날 베이징 공항에서 북한 경호요원들이 맑은 날씨임에도 우산을 받쳐 들어 김 부위원장의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려던 움직임과 유사했다. 
 
미국은 숙소인 워싱턴 듀폰써클 8층을 통째로 빌리고, 엘리베이터 앞에 외교경호실(DSS) 요원들을 배치해 출입을 통제했다. 심지어 김 부위원장 동선을 언급된 일부 기사와 트윗 내용이 삭제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뉴욕 방문 때는 국빈급 경호를 하더니 이번엔 스파이 라인의 북한 파트너에게 007 작전을 벌인 셈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32분(이하 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비건 특별대표가 공항 내 입국심사장으로 들어가 김 부위원장 일행을 맞이한 뒤 VIP 귀빈실에서 환담했다. 이어 7시 30분쯤 출입이 통제된 제한구역에서 미리 대기하던 대형 승합차 5대에 나눠타고 공항을 빠져나가 취재진과의 접촉을 피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폰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쓰레기집하장쪽 쪽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8시 30분 쯤 워싱턴 숙소인 듀폰써클 호텔에 도착해 취재진을 피해 쓰레기집하장쪽 쪽문을 통해 들어가고 있다.[CNN 기자 트위터]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7시 30분쯤 워싱턴 덜레스공항 출국장을 나서고 있다.[워싱턴방송취재단]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17일 오후 7시 30분쯤 워싱턴 덜레스공항 출국장을 나서고 있다.[워싱턴방송취재단]

김 부위원장은 이어 한 시간 뒤인 8시 30분쯤 호텔에 도착해서도 취재진이 대기하던 현관을 피해 DSS 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쓰레기 집하장이 있는 쪽문으로 올라갔다. CNN방송 기자가 멀찍이 휴대전화로 찍은 영상에선 눈이 내리는 가운데 미국 측 경호원 4~5명이 우산을 받치고 에워싸며 경호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숙소인 듀폰써클 호텔은 백악관에서 1.8㎞ 북쪽에 있는 4성급 비즈니스 호텔이다. 한국 대사관과 승용차로 5분 거리로 가까운 곳이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이 머물렀던 메이플라워 호텔이나 지난해 5월 뉴욕에서 숙박한 밀레니엄 힐튼호텔과 비교할 때 같은 4성급이지만 규모가 작다.
 
대신 국무부는 김 부위원장 일행을 위해 8층 전체 3분의 2가량을 빌려 엘리베이터 입구부터 복도를 봉쇄했다. 김 부위원장 일행의 보안을 위해 스위트룸의 경우 500~1000달러, 일반 객실도 200달러인 호텔 객실 약 30개를 통째로 빌렸다는 뜻이다.  
 
중앙일보 취재진이 김 부위원장의 객실 확인을 위해 접근하자 한 미국 경호요원 3명이 “어디를 가느냐, 투숙객인지 호텔 키를 보여달라”더니 “8층에 다시 올라오면 호텔에서 쫓겨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하며 돌려보내기도 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도 19년 만에 워싱턴에 숙박하는 북한 최고위 인사이기 때문에 경호와 보안을 고려해 호텔을 선택한 것”이라며 “김 부위원장도 사전에 양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을 수행한 김혁철 북한 전 스페인 대사(뒷모습)와 최강일 외무성 북한국장 대행이 17일 밤 숙소인 워싱턴 듀퐁써클 호텔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워싱턴 정효식 특파원]

김영철 부위원장을 수행한 김혁철 북한 전 스페인 대사(뒷모습)와 최강일 외무성 북한국장 대행이 17일 밤 숙소인 워싱턴 듀퐁써클 호텔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피해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다.[워싱턴 정효식 특파원]

이날 밤 10시쯤 호텔 로비에선 최강일 북·미국장 대행과 김혁철 전 스페인주재 북한 대사가 취재진과 마주치기도 했다. 북한 외무성 베테랑 외교관인 김 전 대사가 당초 알려진 박성일 유엔대표부 차석대사 대신 김 부위원장 대표단에 포함된 것으로 목격된 셈이다. 그는 에티오피아ㆍ수단대사를 거쳐 2014년 북한의 초대 스페인 대사를 지낸 베테랑 외교관이다. 하지만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가 잇따르자 스페인 정부에 의해 2017년 9월 추방됐다. 
 
조용히 대화하던 두 사람은 기자가 다가가 “회담이 잘 될 거라고 기대하느냐”“내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전달하느냐”고 계속 질문을 던지자 대답을 피한 채 8층 숙소로 황급히 되돌아갔다.
 
국무부는 18일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19일 오전 1시)에 워싱턴 DC에서 만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은 외교소식통은 인용해 “두 사람이 오찬을 겸한 회동 후 김 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2차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 대표단 간 회담이 시작돼 주말까지 진행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양국 대표단에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17일 베이징을 떠나 스톡홀름에 도착했으며 비건 대표는 워싱턴 덜레스공항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을 영접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비건 대표는 주말에 스톡홀름 협상장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서울=강혜란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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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