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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부하든 기각하든 혼돈"···'양승태 영장' 법원의 한숨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가운데, 영장 심사에 대한 법원 내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영장 심사를 누가 맡더라도 ‘공정성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판사는 5명으로 이 중 1명이 무작위 전산배당 원칙에 따라 심사를 맡게 된다. 그 중 양 전 대법원장과 직ㆍ간접적인 인연이 있는 판사는 박범석(46ㆍ사법연수원 26기)ㆍ이언학(52ㆍ27기)ㆍ허경호(45ㆍ27기) 부장판사가 꼽힌다.

 
‘양승태 키즈’ 지목된 영장판사들…”공정성 논란 불가피“
이언학, 허경호,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들.(왼쪽부터)

이언학, 허경호,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들.(왼쪽부터)

박 부장판사는 양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인 2013년~2015년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과 관련해 전ㆍ현직 판사들의 압수수색 영장을 무더기로 기각해 논란이 일었다.

 
 이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8일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기각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는 박병대 전 대법관(전 법원행정처 처장)의 배석 판사로 근무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2월 정기인사를 앞두고 최근 사표를 제출했다.

 
허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근무 경험은 없지만 법원행정처 차장(2014~2015년 재직)을 지낸 강형주 전 서울중앙지법원장의 배석판사(2011~2012년) 출신이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행정처에서 함께 근무한 경력이나 배석판사로 근무한 건 법원 내에서도 가장 ‘끈끈한 인맥’으로 통한다”며 “만일 ‘양승태 키즈’나 ‘박병대 키즈’로 지목된 판사들이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심사를 맡게 된다면 불공정 논란을 피해가긴 어려울 것“이라 봤다.

 
“발부해도 기각해도 문제”…법원의 딜레마
왼쪽부터 임민성, 명재권 부장판사.

왼쪽부터 임민성, 명재권 부장판사.

 임민성(49ㆍ28기)ㆍ명재권(53ㆍ27기) 부장판사는 과거 법원행정처 재직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양 전 대법원장과 비교적 거리가 멀다. 두 명 모두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에 대한 ‘영장 줄기각’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해 9~10월 영장전담부에 새로 투입된 판사들이다.

 
 임 부장판사는 투입 20일만인 지난해 10월 27일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시켰다. 당시 그는 “임 전 차장의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된다”고 구속 이유를 밝혔다.

 
 검사 출신인 명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고영한ㆍ박병대 전 대법관의 자택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고영한ㆍ박병대 전 대법관의 신병에 대해선 두 부장판사 모두 “이미 범죄 증거가 광범위하게 수집됐다”는 이유를 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과 더불어 박병대 전 대법관에 대한 영장도 한꺼번에 청구했기 때문에 상황은 더 어렵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영장을 법원이 한꺼번에 발부해준다면 법원 내부 갈등이 심화될 것이고 반면 법리적 판단에 따라 기각을 한다면 여론의 비난을 얻어맞게 될 것”이라면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해도 기각해도 문제”라고 밝혔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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