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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상식, 한국은 비상식적”또 막말, 자민당이 갈등 진원지

 한ㆍ일간 ‘레이더 분쟁’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6일 오후 열린 자민당의 국방부회ㆍ안보조사회 합동 회의에서 한국을 겨냥한 강경 발언들이 또다시 쏟아져 나왔다고 자민당 사정에 밝은 도쿄의 한국 측 소식통이 17일 밝혔다. 
 지난달 말 일 방위성이 공개한 레이더 조준 관련 영상. [연합뉴스,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쳐]

지난달 말 일 방위성이 공개한 레이더 조준 관련 영상. [연합뉴스,일본 방위성 유튜브 캡쳐]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양측 국방당국간 협의 내용 일부가 16일 오전 우리 국방부를 통해 보도된 것에 대한 의원들의 불만들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회의에선 “이제 한국과 협의를 할 때가 아니다. 항의하고 사죄를 요구할 필요가 있다”,“일본이 피해자임을 국제사회에 강조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화를 낼 때 제대로 화를 내지 못하면 선전전에서 지게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잇따랐다.
 
심지어 “세상에는 ‘상식인’과 ‘비상식인’이 존재하는데, 일본과 달리 한국은 비상식인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까지 나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지난 7일 열린 같은 회의에선 “사실은 한국군이 유엔 제재 결의를 어기고 북한과 접촉하고 있었던 것 아니냐. 그 장면을 P-1(초계기)이 발견하자 화기 관제 레이더를 쏘아 쫓아내려 한 것 아니냐”는 발언도 있었다. 
 
자민당이 회의만 열면 막말과 악담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정작 방위성은 “한ㆍ미ㆍ일 3국간 안보 공조를 훼손해선 안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이지만 자민당은 “방위성의 태도가 애매하다”며 줄곧 강경 대응을 주문하고 있다.
이와야 다케시 일 방위상. [로이터=연합뉴스]

이와야 다케시 일 방위상. [로이터=연합뉴스]

16일 회의에서도 의원들은 “데이터를 빨리 공개하자”고 주장했지만, 방위성은 “마지막 카드로 남겨둬야 한다”고 버텼다는 것이다.  
 
비단 레이더 문제뿐이 아니다. 한국 대법원의 징용 판결에 대한 대응문제도 마찬가지다.
 
1965년 한ㆍ일 청구권 협정에 근거한 법적 대응조치외에 한국에 대한 경제적 제재 목소리를 높이는 곳 역시 자민당이다.
 
자민당 외교부회는 11일 회의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인상, 한국에 대한 관광비자 면제 조치 철회, 한국인의 출입국 심사 강화 등의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징용 판결 원고측 대리인들이 지난해 12월 도쿄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해 "배상을 위한 협의에 응하라"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징용 판결 원고측 대리인들이 지난해 12월 도쿄 신일철주금 본사를 방문해 "배상을 위한 협의에 응하라"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하지만 실제로 이런 주장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올렸다가 양국간에 관세 전쟁이라도 벌어지면 10월 소비세 인상을 앞둔 일본 경기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 지 예단할 수 없다.
 
“2020년 외국인 관광객 4000만명 시대를 열겠다”고 관광입국에 올인하고 있는 일본 정부 입장에서 연간 753만명(2018년 기준)에 달하는 한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면제 철회는 사실상 꺼내기 힘든 카드다.
 
도쿄의 외교소식통은 “일본 외무성에선 단 한번도 경제적 제재 가능성을 한국 정부에 언급한 적이 없다”며 “유독 자민당 의원들만 그런 주장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 정치 구조상 자민당내 각종 부회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이다.  
 
국방족(族)이나 외교족(族),후생족(族) 등 ‘○○족’으로 불리는 각 분야 담당 의원들의 입김이 구체적인 정책으로 이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일본 언론들의 정책 관련 보도에 비교적 오보가 적은 것도 정부 정책을 꿰뚫고 있는 이들 의원들로부터 정보가 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강경론을 부채질함으로써 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시도가 더 극성을 부릴 가능성도 있다.  
 
◇일본 방위상 미국 국방장관 대행에 ‘레이더 조준’ 설명=미국을 방문 중인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16일(현지시간)워싱턴에서 열린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부 장관대행과의 회담에서 한국과의 ‘레이더 조준’ 갈등에 대해 설명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17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NHK는 이와야 방위상이 “한ㆍ미ㆍ일 3국의 안보상 공조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와야 방위상은 회담 뒤 기자들에게 “(지난 14일 싱가포르 협의에서 한ㆍ일간)인식이 일치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며, 앞으로도 협의 방식에 대해 한국과 얘기를 나눌 필요가 있다”며 “한ㆍ일 간에 다양한 문제가 있지만 (한ㆍ미ㆍ일) 3국의 협력태세를 확실시 갖춰나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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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