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단독] 재판청탁 효과? 속기록에 드러난 상고법원 '우대 심사'

국회 법사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는 국회의원들이 사법기관과 관련된 법안을 논의하는 첫번째 문턱이다. 소위원회 논의 내용은 이후 국회 속기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사진은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을 논의하던 법사위 1소위의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국회 법사위원회 법안심사 1소위는 국회의원들이 사법기관과 관련된 법안을 논의하는 첫번째 문턱이다. 소위원회 논의 내용은 이후 국회 속기록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사진은 2013년 전두환 추징법을 논의하던 법사위 1소위의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중앙포토]

"상고법원 법은 왜 자꾸 상정되는 것입니까"(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
"약간 파격적이지만 상고법원 법안 상정하겠습니다"(이한성 전 새누리당 의원)
 
양승태 대법원의 핵심 과제였던 상고법원을 논의한 국회 속기록에는 당시 입법로비를 펼쳤던 법원행정처의 노력이 드러나 있다.  
 
법원행정처가 의원 개개인에 대한 본격적인 로비를 시작한 2015년 5월 이후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는 모든 회의에서 '상고법원 법안'을 논의 대상에 올렸다. 
 
반대가 많아 입법 가능성이 낮은 법안은 대체로 한번 상정된 뒤 폐기된다. 상고법원 법안도 비슷한 처지였지만 5개월간 소위에 세번이나 상정돼 논의되고 심사됐다. 
 
당시 법사위 소속으로 상고법원 도입을 반대했던 김진태 의원은 이를 '특혜'라 지적하며 강력하게 반발한다.
 
2015년 11월 24일 법사위 회의실  
김진태 의원="이 상고법원 법안은 왜 자꾸 상정이 되는 것입니까? 지금 법사위 1소위에 계류 중인 법안이 몇개에요?"
임재주 법사위 전문위원="대략 600건 정도 됩니다"
김진태 의원="600개가 되는데 법사위원인 제가 대표발의한 법안도 1소위 책상에 한번 올라오지 못했어요. 그런데 이것은 무슨 특혜, 1소위만 열리면 계속 테이블에 올려놔야 되는 거예요?"
 
검찰에 따르면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인 아들 재판을 국회 파견 판사에 청탁한 시기는 2015년 5월 중순이다. 6월 임시국회가 개회하기 한 달 전이자 임종헌 전 법원행정차장이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대국회 전략 문건' 작성을 지시한 지 한 달 뒤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행정처에 재판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서영교 의원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서 전 위원의 재판 청탁이 실제 처벌할 수 있는 위법행위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던 서 의원의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행정처에 재판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서영교 의원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서 전 위원의 재판 청탁이 실제 처벌할 수 있는 위법행위인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질의하던 서 의원의 모습. [연합뉴스]

서 의원은 재판 청탁을 하고 약 두 달 후에 열린 법사위 소위원회에서 상고법원에 관해 비교적 긍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당시 법사위 간사였던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상고법원 추진에 대한 대법원의 성급함을, 김주현 전 법무부 차관이 상고법원과 관련해 "검찰은 법원과 의견을 논의한 적이 없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힌 직후였다.
 
2015년 7월 21일 법사위 소위원회  
서영교 의원(더불어민주당)="저도 의견 잠깐만."
소위원장 이한성="말씀하십시오."
서영교 의원="오늘은 상대에 대한 생채기도 조금씩 내는 것 같은데 그것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측면에서 검토를 하고, 공청회 때 낸 여러 문제 제기를 대법원이 많이 수용하며 새로운 안을 많이 갖고 오셨더라고요. 상고법원 법관들의 다양화...(중략) 그런 대안을 살펴보면서 해결은 해야 되기 때문에 좀 더 긍정적으로 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될 것 같습니다."
 
서 의원은 이후 국정감사와 그해 마지막 소위원회에서 상고법원을 밀어붙이는 대법원을 비판하며 상고법원에 대해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취한다. 
 
서 의원은 재판 청탁 의혹에 대해  "법원에 죄명을 바꿔달라거나 형량을 낮춰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다"며 부인하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은 2015년 하반기 국회가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전방위적인 입법 로비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015년 8월 20일 한명숙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하던 양 전 대법원장의 모습. [중앙포토]

양승태 대법원은 2015년 하반기 국회가 상고법원 입법을 위한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전방위적인 입법 로비를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2015년 8월 20일 한명숙 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선고 공판을 진행하던 양 전 대법원장의 모습. [중앙포토]

당시 전해철·서영교 의원이 상고법원에 유보적이었고 이한성·김도읍·김진태·서기호 의원은 반대했다. 찬성은 대표 발의자인 홍일표 의원과 임내현 의원 2명 뿐이었다. 
 
법사위 1소위원장을 맡았던 이한성 전 새누리당 의원은 상고법원 논의에 대해 스스로 "다소 파격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해 6월 17일 열린 소위에서 논의 대상 법안이 총 94항이었는데 9항까지 논의한 후 89항의 상고법원 논의로 심사를 건너 뛰었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17일 법사위 소위원회 
소위원장 이한성(전 새누리당)="예상 밖으로 논의가 길어지기 때문에 9항까지는 우선 논의를 한 것으로 치고 10항부터는 차후에 논의하고, 온종일 기다리신 법원행정처 강형주 차장님과 법원행정처 관계자분들 때문에...(중략) 약간 파격적이긴 하지만 상고법원 관계법을 상정해서 심의하겠습니다."
 
하지만 그해 상고법원 법안은 법사위 소위의 문턱을 넘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법사위에 계류된 수백개의 법안 속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지만 '법안 발의→법사위 소위→법사위 전체회의→본회의 통과'라는 입법 과정의 첫 단추조차 채우지 못한 것이다. 
 
'상고법원 법안'이 특별 대우를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 국회 관계자들 사이에선 "중요한 법안은 계속해 소위 심사 대상에 올라오니 꼭 그렇게만은 볼 수 없다"는 주장도 많았다. 
 
여야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법안, 대표적인 민생 법안은 통과 가능성과 상관 없이 법사위 소위에 상정된다는 것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정치인 관련 재판개입’ 추가 기소 내용. 검찰은 '국회의원 재판 청탁' 혐의로 15일 임 전 차장을 추가 기소했다. 그래픽 이미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정치인 관련 재판개입’ 추가 기소 내용. 검찰은 '국회의원 재판 청탁' 혐의로 15일 임 전 차장을 추가 기소했다. 그래픽 이미지.

이한성 전 의원은 17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법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소위에 올려 논의를 시도했던 것"이라며 "의견이 좁혀지지 않아 결국 폐기된 것"이라 말했다. 
 
2015년 법사위 소위 간사를 맡았던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당시 168명의 의원이 찬성한 법안이었고 논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법사위 위원으로 상고법원 논의에 참여했던 서기호 전 정의당 의원은 "상고법원은 여야의 중점 법안이 아닌 대법원의 핵심 과제였고 반대가 상당해 소위에 연속해 올라올 법안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서 전 의원은 "당시 법원행정처에서 의원 개개인에게 '채찍과 당근'을 활용한 집중적인 로비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안 심사를 하면서도 상고법원 논의는 의아했던 부분이 많았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