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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각장 들어서고 암환자 60명”…재앙 덮친 청주 소각장 마을

한집 건너 암환자…북이면 소각장 마을의 비극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 있는 민간 폐기물 소각시설. 최종권 기자

충북 청주시 북이면에 있는 민간 폐기물 소각시설. 최종권 기자

 
“아주머니 남편도 폐암이에요? 이를 어째….”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북이면 대율2리. 2013년까지 이 마을에 살다 인근 내수읍으로 이사한 견인복(62)씨는 주민 최모(65)씨를 만나 울음을 터뜨렸다. 견씨 부부는 2011년 대율리로 귀촌했다. 텃밭을 가꾸며 노년을 편하게 보내려는 이유였다. 하지만 견씨 남편이 2012년 악성 림프종 진단을 받은 뒤 힘겨운 삶이 시작됐다. 견씨 남편은 발병 1년여 만에 암이 전이돼 세상을 떠났다. 원인은 알 수 없었다. 
 
견씨는 “건강했던 남편이 하루아침에 불치병에 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환경청 등에 역학조사를 요청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1년~2013년 이 마을에 살면서 주민 8명이 암이나 백혈병으로 사망한 것을 목격했다”고 했다.
 
폐기물 소각 시설이 밀집한 청주 북이면 주민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소각장이 대거 들어선 2000년대 초반 이후 원인 모를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다. 주민들은 “폐기물 소각시설과 재활용 처리업체가 북이면에 몰려있다 보니 유해 물질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는 것 같다”며 “하루빨리 역학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17일 충북 청주시 북이면 대율2리에서 견인복씨가 예전에 살던 집을 가르키고 있다. 최종권 기자

17일 충북 청주시 북이면 대율2리에서 견인복씨가 예전에 살던 집을 가르키고 있다. 최종권 기자

 
폐기물 소각시설을 갖춘 C업체와 직선으로 약 900m 떨어진 대율2리에는 19가구 4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주민 최씨는 “지난해 폐암에 걸려 투병 중인 남편 외에도 현재 후두암에 걸린 주민 2명이 더 있다” 말했다. 한 주민은 “한 집 건너 한집 꼴로 암이나 백혈병,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며 불안해했다.
 
C업체는 산업단지에서 배출하는 폐기물을 하루 352.8t정도 처리한다. C업체는 사명을 변경하기 전인 2017년 발암물질의 일종인 다이옥신을 허용 기준보다 5배 이상 배출하다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환경단체 등이 C업체 폐쇄 조처를 요구하자 청주시는 지난해 2월 폐기물처리업 허가취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반발한 C업체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청주 시 북이면에 있는 또 다른 폐기물 소각처리 업체. 이 업체는 하루 처리용량을 99t에서 480t으로 증설 할 계획이다. 최종권 기자

청주 시 북이면에 있는 또 다른 폐기물 소각처리 업체. 이 업체는 하루 처리용량을 99t에서 480t으로 증설 할 계획이다. 최종권 기자

북이면 하루 452t 소각…주민들 "더는 못 살겠다"
 
청주시에 따르면 C업체를 포함해 북이면 반경 3㎞ 이내에 민간 폐기물 소각시설 2곳에서 하루 452t의 폐기물이 처리된다. 북이면과 오창읍 경계에 있는 D업체(소각량 91.2t/일)를 포함하면 약 543t의 산업·지정 폐기물이 북이면 마을 주변에서 소각된다. 
김용대 충북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산업폐기물을 소각하면 다이옥신,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미세먼지 등 유해물질이 배출된다”며 “유해 가스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환경호르몬 영향으로 성비가 차이를 보이거나,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북이면에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1개, 폐기물처리 수집·운반·분쇄 등 업체가 17개가 있다. 현재 처리용량 증설과 신설 절차를 밟고 있는 소각장이 2곳이다. 1990년대부터 폐기물 처리 업체 및 재활용처리 시설 차례로 들어온 결과다. 주민 연모(61)씨는 “소각장 처리용량이 더 늘어나면 북이면은 더는 사람이 살지 못살 것”이라고 걱정했다.
19일 충북 청주시 북이면사무소에서 주민건강 역학조사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최종권 기자

19일 충북 청주시 북이면사무소에서 주민건강 역학조사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최종권 기자

 
북이면 일부 주민은 지난해 암 환자 수를 자체 조사했다. 유민채(50) 북이면주민협의체 사무국장이 소각장 주변 19개 마을을 돌며 조사한 결과 최근 10년 새 폐암, 후두암 등 암질환으로 사망한 주민이 60여 명에 달한다. 청원보건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북이면에 거주하는 재가 암 환자는 45명으로, 청원구 재가 암 환자(119명)의 22.6%를 차지한다. 북이면 인구는 4900명 정도다. 
유 국장은 “날씨가 궂은 날이면 소각장 주변에서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며 “설문에 응한 주민들은 2000년 이후 마을에서 발생한 각종 질병이 소각장 등 유해시설에서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업체 관계자는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악취가 나는 폐기물 반입을 줄이고, 대기에 배출되는 오염물질도 법정 기준보다 50% 줄여서 내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청주지법 앞에서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주민들로 구성된 '진주산업대책위원회 북이협의체'와 환경단체 회원들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초과 배출로 문제 된 진주산업의 허가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월 청주지법 앞에서 청주시 청원구 북이면 주민들로 구성된 '진주산업대책위원회 북이협의체'와 환경단체 회원들이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초과 배출로 문제 된 진주산업의 허가취소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주시는 소각장 문제 해결을 위해 청주시 도시계획법에 100t 미만 소각장 입지를 제한하는 규제 방안을 마련했다. 조만간 주민 서명을 받아 환경청에 북이면 주민 건강 역학 조사를 시행해 달라는 요구서도 제출할 예정이다. 김홍석 청주시 폐기물지도팀장은 “2016년 기준 청주시에서 하루 처리되는 민간업체의 폐기물 소각량이 전국(7970t) 대비 18%(1448t)를 차지한다”며 “폐기물 처리 수용 한계를 넘었다고 보고 소각장 입지 규제와 함께 지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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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