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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최저임금 유탄 맞은 저소득 아동 복지

이승호 복지팀 기자

이승호 복지팀 기자

“아이들을 위한 돈으로 우리 최저임금을 받으라는 게 말이 됩니까.”
 
성태숙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정책위원장(서울 구로파랑새나눔터 지역아동센터장)은 지난달 국회에서 예산이 확정된 직후부터 거의 매일 시위 현장에 나간다. 애들을 돌보기도 바쁜 성 위원장이 왜 거리로 나섰을까.
 
올해 지역아동센터의 국고 지원 예산 인상률은 2.8%다. 센터별로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월 3만~10만원 늘어난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8350원으로 10.9% 오르면서 사달이 났다. 매달 센터엔 500만원 전후의 국고 지원비가 들어온다. 이 돈으로 인건비와 관리비, 사업비(교육 프로그램 등)를 쓴다. 지역아동센터 한 곳에서 평균 29명의 아동을 돌보고 2.4명의 복지사가 근무한다. 1명 이상의 복지사와 센터장이 월급을 받고, 약 30명의 아이를 위한 프로그램 비용도 감당해야 한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뉴스1]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궐기대회에서 팻말을 들고 있다. [뉴스1]

이렇다 보니 복지사 임금은 최저임금을 못 벗어난다. 올해는 월 175만원으로 오르면서 그걸 맞추기 어렵다. 퇴직금과 사회보험료까지 합하면 센터장과 복지사가 각각 210만~220만원을 받아야 한다. 국고 지원금으로 인건비를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 더구나 지원금의 10%는 프로그램 등 교육에 쓰게 돼 있다. 임대료·공과금·관리비까지 생각하면 계산이 안 나온다.
 
보건복지부 대책이 더 분통 터지게 한다. 사업비 의무 사용 비율을 5%로 줄여 인건비로 쓰라고 한다. 성 위원장은 “국고지원금의 10%(약 47만원)로 동아리 활동 등에 썼는데, 이걸 절반으로 줄이면 프로그램을 폐지해야 한다” 며 “내 월급 받자고 아이들 프로그램을 줄이는 짓을 어떻게 하냐”고 말했다. 정부가 현실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은 추운 겨울 거리로 나와 절규한다. 지난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엔 5000여명이 궐기대회를 열었다. 광장에선 한 달 넘게 천막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와 세종정부청사 등에서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면서 지역아동센터 종사자와 아이들이 유탄을 맞았다. 저소득층을 위한다는 정책이 저소득층·맞벌이·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돌봄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올해 복지 예산 161조원은 다 어디 가고 애들 교육비를 갉아먹으라는 엉뚱한 대안을 제시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이 있어야 곳은 차가운 길바닥이 아닌 아이들 곁이다.
 
이승호 복지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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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