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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재판 민원 창구된 '국판', 앞으론 관행 없앤다

지인 아들의 재판에 부적절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복도의 모습. 서 의원은 17일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지인 아들의 재판에 부적절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과 복도의 모습. 서 의원은 17일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재판 민원’ 사건으로 논란이 된 국회 파견 판사(일명 ‘국판’) 자리 중 한 자리를 국회 사무처 직원이 대신하게 됐다. 국회 사무처는 17일 국회 법사위 전문위원을 뽑기 위한 개방형직위 선발시험위원회를 열었지만,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다시 공모하진 않고, 입법 고시 출신 등 전문성 있는 국회 사무처 직원을 전문위원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앞으로 법사위 전문위원은 내부 승진 트랙으로 바뀌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회가 법사위 전문위원을 새로 뽑는 것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지낸 강병훈 전문위원의 임기가 다음달 20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이 자리는 국회가 2009년부터 관행적으로 판사를 파견받아 임명했던 자리다. 전문위원은 명목적으론 국회의 입법 활동을 돕는 역할이지만, 판사 출신 전문위원이 법원과 정치권의 ‘민원 창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해 7월 판사 출신을 법사위 전문위원으로 받는 관행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유 총장은 대법원에도 “법사위 전문위원 자리에 판사를 응모하게 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그런데도 지난달 19일 공고된 법사위 전문위원 선발 공모에 서울고등법원의 한 부장판사가 또 응모해 논란이 됐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사법 농단 사태가 터진 지난해 9월 ‘사법개혁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사법부 외부의 각종 기관에 법관을 파견하는 일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약속을 어기고 전문위원 자리에 다시 판사를 파견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법원행정처는 “공모 제도의 취지에 맞게 법관에게도 완전경쟁으로 응모할 기회를 요청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국회의 재요청으로 대법원은 이날 오전 결국 판사의 전문위원 응모를 철회했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조재연 신임 법원행정처장이 16일 국회에 예방차 왔길래, 응모를 철회하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유 총장은 “전문위원이 입법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인데 판사가 이를 담당하는 것은 삼권분립에도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존엔 법사위 전문위원의 경우 개방형 직위로 공모하긴 했지만, 관행적으로 판사 1명과 검사 1명씩을 파견받아 임명해왔다. 2년마다 공모 공고는 하지만 사실상 다음 전문위원으로 임명될 판사·검사가 내정된 형식이었다. 유 총장은 “개방형 공모라는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상은 파견을 받아왔다. 내정된 사람 외에 전문위원 공모에 응한 사람은 들러리였다”고 설명했다. 전문위원에 임명된 판사는 판사직을 사직하긴 하지만, 전문위원이 끝나면 다시 복직해 승진하는 게 관행이었다. 그래서 국회에 파견된 판사는 법원 내부에서 엘리트 그룹으로 분류됐다. 유 총장은 “오는 9월 검사 출신 전문위원도 임기가 만료되는데, 그 자리도 검사 출신을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파견 판사는 국회의원의 ‘재판 로비’와 대법원의 ‘입법 로비’ 창구가 되고 있다고 꾸준히 비판받아왔다. 실제로 최근 검찰 조사에서는 서영교 의원이 국회 파견 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재판 민원’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공소장에 따르면 서 의원은 총선 당시 서 의원의 연락사무소장을 지낸 지인의 아들 A씨가 강제추행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자 죄명을 공연음란으로 바꾸고 실형 대신 벌금형으로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
 
19대 국회에서 법사위 소속이었던 서기호 전 의원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각 의원의 입장을 확인하는 역할을 국회 파견 판사가 한다. 또 평소에 보좌관들에게 술이나 식사를 사주면서 친해 두고, 국정 감사 때 의원이 어떤 질의를 할지 보좌관에서 슬쩍 떠보는 ‘스파이 노릇’도 했다”고 전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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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