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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중구 공로수당, 복지부 만류에도 강행

17일 중구의 약수동주민센터에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몰려 공로수당을 신청하고 있다. [중앙포토]

17일 중구의 약수동주민센터에 이른 아침부터 주민들이 몰려 공로수당을 신청하고 있다. [중앙포토]

“돈은 언제 들어와요?” “요 앞에 수퍼에서도 쓸 수 있어요?”
 
서울 중구에 ‘어르신 공로수당’ 신청을 받기 시작한지 이틀째인 17일 오전, 중구 약수동주민센터 로비는 대기 중인 노인들로 꽉 차 있다. 이수경 약수동장은 “공로수당 신청 첫날인 16일에 216명, 오늘 오전에만 150여명이 신청했다”고 말했다.
 
다른 동주민센터도 상황은 비슷하다. 을지로동은 공로수당 대상자 203명 가운데 60명(17일 오전 11시 기준)이 신청했다. 박순자(69·약수동)씨는 “기초연금을 받고 있지만 약값이며 병원비가 많이 나가 생활비가 항상 빠듯한데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공로수당은 서울 중구의 만 65세 이상 기초생활수급자 및 기초연금 수급자에게 매월 10만원을 지원한다. 기초연금과 별도로, 현금이 아닌 지역화폐(카드)로 지급된다.
 
하지만 공로수당 시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급되지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중구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 공로수당처럼 기존에 없던 새로운 복지 제도를 지자체가 신설하려면 반드시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복지부는 16일 중구의 공로수당에 ‘재협의’ 통보를 했다. 사실상 ‘불합격’ 판정이다. 그런데도 이걸 강행하면 ‘불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2014년 시행된 기초연금법 시행령은 기초연금과 비슷한 수당 신설을 금지하고 있다. 기초연금 도입 당시 지자체의 각종 노인 대상 수당을 하나로 합치는 대신, 정부가 재정의 상당 부분을 보조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경미 복지부 사회보장조정과장은 “중구의 공로수당은 기초연금 제도와 유사·중복된 제도로 ‘재협의’ 통보를 내렸다”면서 “만약 중구에서 제도를 보완한다면 다시 협의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구측은 “2월에 지급하겠다는 계획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의 한 관계자는 “공로수당은 나랏돈이 아니고 구 예산으로 지급하는 것이라 복지부가 막을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중구가 복지부와 다시 협의하지 않고 강행하면 국고보조금 삭감 조치로 이어질 수 있다. 서일환 복지부 기초연금과장은 “기초연금 시행령에 따르면 기초연금과 비슷한 수당을 지급하는 지자체에는 기초연금 국고 보조금을 10%까지 삭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구는 지난해 기초연금 국고 보조금을 216억 받았다. 공로수당을 강행할 경우 21억6000만원을 덜 받게 된다. 지금까지 이런 경우는 없었다. 중구가 복지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대상자들의 반발을 카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중구의 한 동주민센터장은 “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못하면 난리가 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복지부가 지자체에 제재를 가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초연금 보조금 등 복지부 예산은 규모는 크지만 전부 용도가 정해져있는 의무지출 예산이라 삭감한다고 해도 지자체가 겁내지 않는다. 만약 행정자치부가 주는 지방재정교부금을 깎는다고 하면 함부로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형수·이에스더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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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