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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고객상담 전화→톡 바꿨더니 이직률 0%

17일 서울 용산구 원효로에 위치한 카카오 고객센터(콜센터). 말소리 대신 연신 키보드 자판 두드리는 소리만 콜센터 내부를 채웠다. 200여 명의 상담직원이 일하고 있지만, 전화벨 소리와 통화 음성으로 가득 찬 일반적인 콜센터와 확연히 달라 보통의 사무실과 비슷한 느낌이다. 박은영(44) 카카오 고객센터장은 “19년째 고객 상담 업무를 하고 있는데 그간 경험한 곳 중 가장 조용하고 마음 편한 상담센터인 것 같다”며 웃었다.
 
카카오가 지난해 10월부터 음성이 아닌 메시지 ‘채팅’ 중심으로 고객센터 운영 방식을 바꾸면서 대표적인 감정노동자인 콜센터 상담 직원의 스트레스가 크게 줄었다. 동시에 상담 고객 만족도도 높이는 두 가지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카카오에는 하루 평균 1만2000건 이상의 각종 상담이 접수된다. 이중 음성은 500건(4.2%)에 그치고, 나머지는 모두 텍스트(문자)로 이뤄진다. 카카오 고객센터의 상담 방식은 크게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chatbot·채팅로봇)과 상담 직원이 이용자와 카카오톡으로 채팅하는  상담톡의 두 가지로 나뉜다. 이중 상담톡이 콜센터 상담직원들의 영역이다. 과거처럼 음성 통화에 의한 상담은 아이디 도용이나 사칭 등 긴급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운영한다.
 
전체 상담 중 6000여 건은 챗봇이, 나머지 절반 정도를 상담원들이 처리한다. 이용자가 자신의 문의 사항을 ‘채팅봇’에 문의하거나, 상담원과 ‘채팅’할지를 스스로 골라 민원 사항 등을 해결할 수 있다. 금융권 등의 고객 센터에서 일부 채팅봇을 활용하는 경우는 많만, 음성을 거의 운영하지 않고 채팅기반 고객 센터를 운영하는 곳은 카카오가 유일하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카카오가 채팅 기반으로 고객센터 운영 방식을 바꾼 건 현실적인 이유에서였다. 과거 음성통화 방식 중심일 땐 전화연결 지연에 따른 고객 불만이 많았다. 문의 전화가 하루 1만 건 이상 걸려오면서 상담직원과 불만 고객이 실제 통화를 하는 전화 연결률은 50%선을 맴돌았다.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상담직원이 많았던 데다, 젊은 이용자들이 음성통화보다 카카오톡이나 라인 같은 문자에 기반을 둔 의사소통에 더 익숙하다는 점도 고려됐다.
 
콜센터 운영방식을 음성 중심에서 채팅 중심으로 바꾼 지 4개월째인 지금 효과는 뚜렷하다. 우선 고객센터 대표적인 감정 노동자인 고객센터 상담직원들의 마음 관리가 한결 수월해졌다. 노기 섞인 불만 고객의 음성을 직접 듣지 않다 보니 그만큼 스트레스가 줄었다. 실제 상담톡 도입 전엔 월 평균 15%에 달했던 이직율이 현재는 대학교 복학이나 진학 등의 이유를 제외하면 사실상 0%가 됐다. 자체 조사 결과 상담직원들의 업무 만족도는 과거 50점 대에서 80점 선으로 올라갔다. 박 센터장은 “많을 땐 한달에 30여 명씩 직원들이 퇴사했었는데, 현재는 퇴직자가 극적으로 줄어든 것은 물론 고객센터 입사 희망자가 늘어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업무효율도 더 높아졌다. 동시에 3~4개의 채팅창을 띄워놓고 고객 불만에 대응할 수 있다보니 과거 50% 선을 맴돌던 연결율은 현재 95%까지 높아졌다. 고객들의 평균 대기시간도 1분 이하다. 상담 중 문의사항 관련 영상이나 인터넷 링크를 보낼 수 있어 고객 이해를 도울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시차가 있는 해외 이용자나 음성 통화가 곤란한 장애인 사이에서도 반응이 좋다. 콜 포비아(call phobia·타인과 음성통화를 꺼리는 심리상태)가 있는 이도 편하게 상담할 수 있다.
 
여러 장점이 알려지면서 카카오 고객센터를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다른 회사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준목 카카오 이용자보호 팀장은 “카카오 고객센터를 상담 챗봇과 상담톡 중심으로 재편한 뒤로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며 “카카오가 가진 인공지능(AI) 관련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 안정화와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측은 텍스트 채팅이 어려운 고령층 등을 위해 현재 이용률 4%선인 음성통화 상담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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