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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에서 사장이 된 청년 "편의점만은 피하고 싶었는데···"

2019년 편의점은 뜨겁다. 경기 침체와 인건비 상승으로 기존 점주각 '곡 소리'를 내는 와중에도 골목마다 새 편의점이 들어선다. 최저시급을 놓고도 점주와 알바 간 '을끼리 싸움'이 치열하다. 스무살 시절 알바부터 시작해 편의점 주변에서만 10년 이상 살아온 20·30대 젊은 사장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가 편의점의 수익 분석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7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지원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성인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관계자가 편의점의 수익 분석표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서울시 수유동 한신대 인근에 GS25와 이마트24가 각각 문을 열었다. 전국 4만여 점주가 "수익률이 떨어졌다"고 아우성을 치던 지난해 10월과 11월이다. 하지만 20·30대 젊은 사장은 "포화 상태인 건 맞지만 (나는) 해볼 만하다"고 판단해 편의점 전선에 뛰어들었다.  
 
막상 문을 열고 나니 녹록지 않았다. 개점 두세달이 지난 두 점포의 하루 매출은 100만~120만원으로 예상을 하회했다.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꼬박 12시간씩 편의점을 지킨다는 점도 처지가 비슷하다. 이마트24 김모(35) 점주는 "겨울은 전통적인 비수기이지만 예상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지난달 150만원 정도 번 것 같은데, 제품 발주를 하고 나면 손에 쥐는 돈이 없다"고 했다. 직매입 구조인 이마트24는 제품 발주와 함께 현금을 입금해야 한다. 
 
익명을 요구한 GS25 점주(28)도 마찬가지다. "아버지와 둘이 12시간씩 맞교대하고 있다. 인건비를 최대한 줄여 주말 이틀만 알바를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전편협)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편의점 평균 매출은 160만~180만원으로 2017년과 비슷한 가운데, 인건비 부담은 월 20만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편협 관계자는 "시급 8350원으로 월급을 줘야 하는 내달 초엔 인건비 부담이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점주는 20대가 되자마자 편의점 알바를 시작해 군대 2년여를 빼곤 줄곧 편의점서 일했다. 이후 점장을 거쳐 창업의 수순을 거쳤다. 김 씨는 "편의점 수익을 뻔히 알기에 이것만은 안 하려고 했지만, 그간 벌어둔 8000만원으로 할 수 있는 게 PC방, 편의점, 작은 치킨집뿐이었다"고 토로했다. 지금의 자리를 알아보는 데만도 반년 이상 걸렸다. "집 근처 노원·도봉·강북구는 물론 경기도 가평·양주·양평 등을 다 찾아봤지만, 그 돈으로 할 수 있는 곳 중엔 그나마 여기가 가장 나았다"고 했다.  
 
GS25 점주의 창업 이유는 조금 다르다. 그는 "알바 시절부터 편의점 사장을 할 생각이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편의점이 어렵다고는 하지만, 굶어 죽을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시급 오르는 게 맞다…단, 차등 둬야"
김 씨가 첫 알바를 시작한 2005년 시급은 3000원 안팎으로 하루 10시간씩 주 5일을 일해도 50~60만원이었다. 또 주휴수당은 있는지도 몰랐다. 반면 당시 편의점은 "하루 매출 200만원은 우습게 알던 시절"이었다. 또 "편의점 사장이라고 하면 사회적으로 괜찮은 직업"이지만 지금은 편의점 사장이라는 것에 자괴감이 들 정도다. 
 
GS25 점주도 마찬가지다. 지난 7년 동안 편의점 알바를 해서 가장 많이 받은 월급은 200만원가량이다. "시급 6000~7000원이었을 때 하루 12시간씩 일하고 명절에 얼마를 더 받았을 때"라고 말했다.  
 
입장이 바뀌어 고용주가 됐지만, 최저시급은 "당연히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단 "예외조항을 뒀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업종과 업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은 많이 받을 것이고, 일이 쉬워 알바하겠다는 사람이 많으면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또 "지금 최저시급을 놓고 사장과 알바 간에 감정의 골이 있는 건 그간 알바를 하면서 제대로 못 받은 경험이 한 번씩은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시급 결정은 시장에 맡겨두고 대신 노동법이 현장에서 잘 지켜지는지 감독하는 일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실제로 이마트24는 오전 시간에 적자를 보면서도 문을 열고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근무하고, 오전 7~10시와 오후 11시~오전 1시까지는 알바를 고용한다. 하지만 아침 3시간 매출은 3~4만원에 불과하다. 매출이익이 7200원~9600원(매출*마진 24%)인데, 3시간 시급으로 나가는 돈은 2만5050원(8350원*3시간)이다. "오전에 문을 닫을 수 없어 밑져가면서 알바를 쓰는" 셈이다.  
 
20대 고용률 낮아지자 소자본 창업 늘어    
20대의 편의점 창업 비중은 증가 추세다. 중앙일보가 지난해 편의점 3사의 창업자 연령대를 조사한 결과 20대는 11.2%로 2015년(8.6%)보다 2.6%포인트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60대 이상은 8%에서 7.5%로 줄었다.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편의점 수익이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자본력을 갖춘 50대 이상 은퇴자 유입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점주의 노동강도가 세지면서 젊은 층의 편의점 유입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30대의 1억 미만 소자본 창업은 이들의 고용률이 낮기 때문이다. 통계청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1~10월) 20대 청년층의 고용률은 57.8%로, 2009년보다 0.6%포인트 낮았다. 2009년 외환위기 때보다 못한 수준으로 이때를 기준(100)으로 2017년 98.6, 지난해 99를 기록했다. 또 20대 취업자 중 편의점 등 서비스업 비중은 78.9%를 차지했다. 2015년(78.6%)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마트24를 기준으로 반경 250m 내엔 편의점 4개와 동네 마트 두 곳이 경쟁 중이다. 김 씨는 "지금보다 하루 매출을 50~60만원을 더 올려 170만~180만원을 맞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로선 쉽지 않다. "매출이 그 정도 뛰려면 경쟁 점포 한두 군데가 문을 닫아야 가능한 수준"이라며 "혹시나 그 점포가 내 점포가 되지 않을까 두렵다"고 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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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