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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백보드 있고 없고 차이, 깃대 꽂고 퍼트하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100만개의 공을 던져 한 실험에 의하면 농구 백보드가 있으면 없을 때보다 성공률이 20%가 높았다. [AP=연합뉴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100만개의 공을 던져 한 실험에 의하면 농구 백보드가 있으면 없을 때보다 성공률이 20%가 높았다. [AP=연합뉴스]

올해부터 깃대를 꽂고 퍼트를 해도 된다. 선수들은 꽂느냐 빼느냐 중 어느 것이 유리할까 저울질하고 있다.

 
깃대를 꽂고 퍼트하라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미국 골프 용품을 테스트하는 독립 사이트인 마이골프스파이의 실험 결과다. “농구에서 슛을 던질 때 백보드가 있으면 없을 때보다 성공확률이 20%가 높다. 깃대를 꽂고 빼는 것은 농구 골대 백보드가 있느냐 없느냐 차이와 같다, 좋은 성적을 내려면 깃대를 꽂고 퍼트해라”고 충고했다.  
 
실험은 딱딱하고 부드러운 두 가지 종류의 깃대를 놓고 했다. 깃대를 끼웠을 때와 뺐을 때, 홀의 중앙으로 갔을 때와 옆쪽으로 갔을 때, 깃대가 앞뒤로 기울어졌을 때를 놓고 실험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퍼트 기계인 퍼펙트 퍼터를 사용해 모든 경우마다 공을 20개씩 굴렸다. 속도는 3가지로 했다. 홀을 지나 90cm, 180cm, 270cm를 지나갈 정도의 속도였다.  
 
공이 느린 속도(홀을 90cm 지나갈 속도)로 홀 가운데로 갔을 경우 깃대가 꽂혀 있든 빠져 있던 성공률은 100%였다.  
 
그러나 속도가 빨라졌을 때 깃대가 꽂혀 있는 것이 월등히 유리했다. 180cm를 지나가는 속도의 경우 핀이 있으면 100% 들어갔다. 반면 핀이 없으면 성공률은 35%에 불과했다. 더 빠른 속도에서는 핀이 있으면 80% 들어갔으나, 핀이 빠져 있을 때는 5%에 그쳤다. 성공률이 16배나 차이가 났다.  
마이골프스파이의 실험결과. 핀이 꽂혀 있었을 때가 최고 16배 홀인 가능성이 높고 안 들어가더라도 홀 근처에 멈춰 다음 퍼트가 편해진다. [마이골프스파이 홈페이지]

마이골프스파이의 실험결과. 핀이 꽂혀 있었을 때가 최고 16배 홀인 가능성이 높고 안 들어가더라도 홀 근처에 멈춰 다음 퍼트가 편해진다. [마이골프스파이 홈페이지]

 
공이 홀 가운데가 아니라 옆쪽으로 지나갈 때도 차이가 컸다. 느린 속도(홀을 90cm 지나갈 속도)일 때 성공률은 85%:40%, 중간 속도일 때 40%:10%로 핀이 꽂혀 있을 때가 훨씬 유리했다. 속도가 더 빠를 때는 핀이 있든 없든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  
 
 
모든 상황의 실험 결과를 합하면 깃대가 꽂혀 있을 때 성공률이 62.5%로 빠져 있을 때의 31.6%의 2배 정도였다.
 
공이 들어가지 않았다 해도 깃대가 꽂혀 있는 편이 유리했다. 깃대가 꽂혀 있다면 공이 홀에서 더 가까운 곳에서 멈추기 때문에 다음 퍼트를 할 때 유리했다. 공이 180cm 지나가는 속도로 홀 옆을 스쳐갈 경우 핀이 있으면 다음 퍼트를 86cm 거리에서 해야 하는데 핀이 빠져 있을 경우 124cm 퍼트를 해야 했다. 주말 골퍼의 경우 OK이냐 아니냐의 차이가 될 수 있다.    
 
마이골프스파이가 낸 결론은 다음과 같다.  
 
-깃대를 꽂아두는 것은 언제나 유리하다.
-깃대를 꽂아두면 들어가지 않더라도 공이 홀에 더 가까운 곳에 멈춰 다음 퍼트에 유리하다.  
-부드러운 깃대는 홀인 확률이 더 높고, 넣지 못하더라도 근처에 붙는다.
-그러나 단단한 깃대도 여전히 깃대를 뽑는 것보다 홀인 확률이 높고 유리하다.
-홀 가운데로 가는 공은 깃대가 있어야 홀인 확률 가장 높고 안 들어가도 최단 거리를 남긴다.  
-홀 가운데로 가지 않는 공도 깃대 있는 것이 없는 것보다 유리하다.  
-깃대가 골퍼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면 확률이 크게 높아지지는 않지만 그래도 깃대 없는 것보다는 낫다.  
 
이 실험에 앞서 유러피언투어의 프로 골퍼 에두아르도 몰리나리는 자신의 골프 아카데미에서 실험을 했다. 공이 홀 뒷벽에 맞고 튀어오를 속도, 홀 뒷벽에 맞고 떨어지는 속도, 뒷벽에 닿지 않을 속도로 굴렸다. 공이 홀 가운데로 가거나, 깃대를 맞히거나, 살짝 스치는 3가지 방향으로 각각 100번씩 굴렸다.  
 
느린 속도로 굴러갈 경우는 깃대의 유무에 따라 성공률 차이가 없었다. 중간 속도 퍼트에서는 깃대를 빼는 게 확률이 높았다(73:45). 강한 퍼트에서는 깃대가 있는 게 유리했다(100:81).
 
종합하면 이 실험은 깃대를 빼는 것이 약간 유리한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몰리나리가 실험 전문가는 아니다.  
 
공학을 전공한 쇼트게임 전문가 데이비드 펠즈는 2005년 ‘그린 밖에서 퍼트를 할 때 핀을 꽂는 것과 빼는 것 중 무엇이 유리한가’ 실험을 한 적이 있다. 퍼트 기계와 선수 출신이 공이 홀을 지나가는 스피드로 오르막, 내리막, 빠른 그린, 느린 그린의 홀 중앙과 좌우측 등으로 수천 개의 공을 쳐봤다. 그린 약간 밖이지만 기계를 이용해 퍼트를 한 것이므로 사실상 그린 위 실험과 다르지 않다. 그는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깃대가 있는 것이 훨씬 유리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실험 결과와 일치한다.  
 
올해 규칙 개정을 앞두고 '필드의 물리학자'라 불리는 브라이슨 디섐보는 “깃대가 부드러우면 꽂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PGA 투어에서 디섐보는 때론 핀을 꽂고 때론 빼고 경기하고 있다. 저스틴 토머스는 “핀 꽂은 상태로 퍼트하는 것이 너무나 어색해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깃대가 꽂힌 상태로 퍼트하고 있는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깃대가 꽂힌 상태로 퍼트하고 있는 브라이슨 디섐보. [AFP=연합뉴스]

 
그러나 핀을 꽂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아담 스콧은 “남의 눈 생각하지 않고 항상 깃대 꽂고 하겠다”고 말했다. 유명 해설가인 브랜드 챔블리 “깃대 꽂고 퍼트하는 것이 아주 유리하기 때문에 올 말 쯤 되면 모든 선수가 꽂고 퍼트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던 스피스도 핀을 꽂고 퍼트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번 실험은 가까운 거리와 먼 거리를 구분해서 하지는 않았다. 의미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기계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 심리는 다르다. 최종환 퍼팅아케데미 원장은 “사람이 퍼팅을 할때는 인지과정을 통하여 홀에 깃대가 있으면 적당한 스피드로 공략하기 어려워진다. 즉 강하게 치게 되는 것이 사람의 심리”라며 "이를 감안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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