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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배철현 교수 표절 의혹 검증 계획 없어”…이유는

배철현 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왼쪽), 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배철현 전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왼쪽), 서울대 정문. [중앙포토]

서울대가 배철현 종교학과 전 교수의 논문 표절 의혹 처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배 전 교수의 표절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표절 검증이나 별다른 징계 절차 없이 배 전 교수의 사직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배 전 교수는 징계 없이 학교를 떠나면서 퇴직금 수령 등 서울대 전 교수로서의 혜택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17일 서울대에 따르면 배 전 교수는 이달 초 대학 측에 사표를 제출했고, 9일 수리됐다. 배 전 교수는 강연, 방송 출연, 신문 기고 등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려 ‘스타 인문학자’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그의 저서 『타르굼옹켈로스 창세기』 (2001) 등 단행본과 논문 일부에 대한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타르굼옹켈로스 창세기』는 국내 최초의 타르굼(구약성서의 아람어 번역판) 창세기 역주서로 화제가 된 책이다. 강원 원주의가현침례교회 이성하 목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배 교수의 학술 단행본과 국내 학술지 논문에서 영미권 학자가 쓴 논문·역주서·해석서 등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했다. 이후 배 전 교수의 표절 의혹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서울대 측은 배 전 교수의 논문 등을 검증하지 않았다. 서울대는 교내 연구 부정을 조사하고 판정하는 ‘연구진실성위원회’를 독립기관으로 두고 있다. 김성철 서울대 연구처장은 “배철현 교수 관련해서 아직은 정식으로 제보가 접수된 것이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 연구진실성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6년 ‘가습기 살균제 독성 연구보고서 조작’ 사건과 비교하며 서울대 측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016년 당시에는 별다른 제보 없이 연구진실성위원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에 김 처장은 “당시 가습기 살균제 문제의 경우에는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등 공익성이 커 총장 직권 조사를 했지만, 이번 배 교수 문제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학 내 총장 공백 사태가 길어지며 표절 검증과 징계 절차가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대는 지난해 7월부터 총장 공백 사태가 반년 이상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 26대 성낙인 총장 사퇴 이후 강대희 의과대학 교수가 27대 서울대 총장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다. 그러나 강 교수는 논문 표절·성희롱 의혹이 제기돼 스스로 후보에서 물러났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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