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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새드엔딩'으로 끝난 시리아

시리아는 16일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호주와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B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시리아는 16일 열린 2019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호주와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B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자 흰 유니폼을 입은 시리아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털썩 쓰러졌다. 대자로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숨을 헐떡이는 선수도 있었고, 엎드린 채 눈물을 터뜨린 선수도 있었다. 절망 속에서 피어난 한 줄기 희망, 시리아 축구의 '황금 세대'의 도전은 이렇게 끝났다.

시리아는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칼리파빈자예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 호주와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1무2패(승점 1)를 기록한 시리아는 같은 날 요르단과 비긴 팔레스타인(승점 2)에 밀려 B조 최하위로 처졌다. 각 조 3위 6개 팀 중 상위 4개 팀에 주어지는 와일드카드의 희망도 무산됐다. 호주전에서 승리하기만 했어도 16강 진출을 노려 볼 수 있었던 시리아 선수들의 실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경기를 지켜보던 시리아 국민의 심정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하필이면 16강 진출을 다투는 마지막 경기가 오심으로 얼룩진 탓에 시리아인들의 분노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오심은 시리아가 1-2로 뒤지던 후반 16분에 나왔다. 앞서 일본-오만전에서 주심이 명백한 핸드볼 파울에 휘슬을 불지 않았던 것처럼, 이번에도 호주의 수비수 마크 밀리건의 손에 공이 닿았지만 핸드볼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 시리아 선수들이 강하게 항의했지만, 심판의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은 8강부터 도입된다. 문제는 후반 35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시리아 공격수 오마르 알 소마가 넘어지자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큰 충돌 없이 넘어진 알 소마에게 페널티킥을 안겨 준 주심의 행동은 '보상 판정'이라는 의심을 받는다. 알 소마는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성공시켰고, 승부는 다시 2-2가 됐다.

오심으로 진흙탕이 된 상황에서도 시리아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승리를 위해 싸웠다. 그러나 승리의 여신은 끝내 시리아를 외면했다. 후반 추가시간, 톰 로기치의 슈팅이 그대로 시리아의 골망을 흔들면서 경기는 호주의 승리로 끝났다. 승리한 호주는 16강으로, 패배한 시리아는 집으로. 두 팀의 희비가 엇갈린 순간이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한 조였던 시리아는 햇수로 10년째 기나긴 내전을 치르는 나라다. '아랍의 봄'에서 시작된 중동 민주화 시위의 영향을 받아 장기 집권 중인 아사드 정권에 반기를 든 반군이 정부군과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지난해까지 35만 명이 넘는 희생자를 냈다. 시리아 인구의 절반을 넘는 난민들까지 포함해, 21세기 최악의 전쟁으로 손꼽힌다. 현재 시리아 내전은 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기울면서 종전의 문턱까지 와 있다.

내전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시리아 국민을 위로해 준 희망은 바로 축구다. '시리아 사람들은 누구나 축구를 좋아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시리아 축구대표팀도 내전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었다. 오마르 알 소마·오마르 카르빈 등 '황금 세대'로 불리는 선수들이 대표팀을 이끌었다. 특히 시리아의 축구 영웅 알 소마는 반군 세력에 동조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가 대표팀에서 퇴출됐다. 이후 나라의 요청에도 대표팀 차출을 거부하다가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때 복귀해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었고, 이란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2년 전,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꿨던 시리아를 막아선 상대는 호주였다. 당시 호주는 1승1무(1·2차전 합계 3-2)로 시리아를 꺾고 본선 티켓을 가져갔다. 내전의 아픔을 축구를 통해 치유하겠다던 시리아 선수들의 희망도 결과와 함께 꺾였다. 역대 최강 멤버를 앞세워 다시 한번 아시안컵에서 사상 첫 토너먼트 진출을 노렸으나 하필이면 '악연' 호주에 가로막혔다. 시리아의 도전은 이렇게 또 한번 '새드 엔딩'으로 끝나고 말았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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