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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하무인' 오토바이 보고도 못 잡는다…"경찰 업무 자괴감"

 
지난해 11월 대구 동성로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역주행 모습(왼쪽). 오른쪽 사진은 오토바이 운전자 법규 위반 단속 모습. [사진 뉴스1ㆍ서울노원경찰서]

지난해 11월 대구 동성로에서 발생한 오토바이 역주행 모습(왼쪽). 오른쪽 사진은 오토바이 운전자 법규 위반 단속 모습. [사진 뉴스1ㆍ서울노원경찰서]

서울 시내 한 교통센터에서 근무하는 경찰 A(31)씨는 오토바이 단속을 나갈 때마다 긴장한다. 지난 8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은 오토바이 운전자를 단속했다가 화가 난 운전자가 밀치는 바람에 넘어져 팔꿈치 인대가 늘어난 적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몇 주 가까이 불편한 팔을 부여잡고 교통단속 업무를 봐야했다. A씨는 “이런 대우를 받으며 경찰 업무를 해야 하나 자괴감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중랑경찰서 교통과에서 근무하는 3년차 경찰 김비상(29)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단속하면서 ‘멈추라’고 해도 듣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캠코더로 번호판을 찍으려고 하는 사이 이미 도망가고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경찰이 쫓아가면 피하려고 더 과속하다 사고가 날까봐 쫓아가기도 어렵고 간혹 순찰차로 쫓아도 골목길로 도망가면 방법이 없다”고 털어놨다.

 
오토바이 단속에 무인 카메라는 '무용지물'  
과속이나 신호위반 단속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오토바이 운전자 때문에 경찰이 고심하고 있다. 사실상 속수무책이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이륜차(오토바이)는 ‘후면의 보기 쉬운 곳에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고정식 무인단속 카메라는 차량 앞을 찍기 때문에, 번호판이 뒤에 달린 오토바이 단속은 불가능하다.
 
오토바이 단속 모습 [사진 서울노원경찰서]

오토바이 단속 모습 [사진 서울노원경찰서]

이 때문에 단속 현장에서는 차량 끼어들기나 꼬리물기 단속에 사용하는 휴대용 캠코더로 경찰이 직접 법규 위반 오토바이를 촬영한다. 이삼만 중랑서 교통안전계장은 “이와 같은 방법을 써도 밤에는 어두워서 번호판이 잘 찍히지 않는다”며 “다른 업무도 수행해야 하는 경찰관들이 하루종일 캠코더만 들고 서있을 수 없어 운용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이용자 증가로 오토바이 수요가 늘면서 사고 건수도 증가하고 있다. '단속 사각지대'가 점점 넓어지는 셈이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신호위반 등 이륜차의 과실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2013년 2756건에서 지난해 3215건으로 같은 기간 16% 늘었다. 이륜차 교통사고 전체 발생 건수도 2013년 1만433건에서 매년 증가해 2017년 1만3730건에 달했다.
 

단속 방안 개선하고 ‘전면 번호판’ 부착해야
전문가들은 이에 맞춰 단속 방안을 개선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무인단속 카메라를 후면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현재 후면 번호판을 찍을 수 있는 기술이 있긴 하지만,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야간에 후면번호판을 촬영하면 후미등 불빛이나 촬영 각도에 따라 인식률이 떨어지는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개발단계의 기술이 있긴 하지만 아직 충분치 않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오토바이 전면에는 모두 번호판이 장착돼있다. [중앙포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오토바이 전면에는 모두 번호판이 장착돼있다. [중앙포토]

 
남은 대안은 ‘이륜차 전면 번호판 부착’이다.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 해외에서는 이미 이륜차 앞에 번호판을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국내에서는 2016년 자유한국당 박완수 의원이 이륜차의 전면번호판 부착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을 발의한 뒤 곳곳에서 항의 전화가 들어왔다”며 “오토바이 제조업체에서는 ‘제조라인 변경에 비용이 든다’고 하고 오토바이 동호회에서는 ‘전면 번호판을 부착하면 공기저항이 늘어난다’는 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파장이 크고 비용도 발생할 수 있는 사안이라 정부에서도 추진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윤상언·권유진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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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