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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선 못 달린 현대차 차량공유 사업 동남아서 질주

코나EV

코나EV

현대자동차그룹은 2017년 카풀 서비스 스타트업인 ‘럭시’에 50억원을 투자했다.
 
우버(미국)·디디추싱(중국)·그랩(동남아) 등 이른바 ‘모빌리티(이동성)’ 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면서 현대차도 ‘아이오닉 프로젝트’란 이름으로 모빌리티 사업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지난해 2월 럭시 지분 전량을 카카오 모빌리티에 매각했다. 현대차그룹이 공식적인 이유를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선 “택시업계가 현대차그룹의 카풀사업 진출에 반발하면서 택시용 승용차 판매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해 국내 모빌리티 사업을 포기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16일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인 그랩과 함께 싱가포르에서 코나 일렉트릭을 활용한 차량공유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랩은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다. 그랩택시는 물론, 카풀서비스인그랩카, 모터바이크를 이용하는 그랩바이크 등을 운영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1월 그랩에 2억5000만달러(약 2800억원)을 투자하고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를 활용한 신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의 외부업체 투자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번 시범서비스는 그랩의 비즈니스 모델에 현대차의 전기차 라인업을 결합한 것이다. 시범서비스를 위해 현대차는 우선 코나EV 20대를 공급하고, 그랩은 연내 총 200대의 코나EV를 구입할 예정이다.
 
코나EV는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순수전기차 모델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반이어서 공간이 충분하고 1회 충전으로 최대 400㎞를 운행할 수 있어 그랩 드라이버들의 일 평균운행거리(200~300㎞)를 고려할 때 충분한 성능이다. 급속 충전할 경우 30분 이내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과 그랩은 싱가포르 전력공급업체인 싱가포르 파워 그룹과 협업해 전기차 충전 비용도 30% 낮췄다. 두 회사는 이번 시범 서비스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차 차량호출 서비스를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주요국가로 확대하는 한편,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에 최적화된 전기차 모델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동남아시아에서 현대차의 친환경차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높이고, 모빌리티 시장 역시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홈그라운드’인 한국 시장을 포기한 현대차그룹이 해외에서 모빌리티 사업의 가능성을 타진 중이지만, 글로벌 경쟁자와 비교하면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 모빌리티 시장은 이미 전문업체와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의 합종연횡을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우버의 최대주주이며 벤처투자펀드인 ‘비전펀드’를 통해 디디추싱의 최대주주 역할도 하고 있다. 그랩에도 디디추싱과 함께 20억달러(약 2조240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차 투자액의 10배에 육박한다. 일본 최대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와 손잡고 ‘모네 테크놀로지’라는 모빌리티 전문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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