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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 후엔 한국서 손흥민 경기 못 볼 수도

브렉시트 Q&A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탈퇴) 합의안’이 영국 하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테레사 메이 총리는 당초 지난달 11일 예정됐던 합의안 표결을 한차례 미루면서까지 하원의원들에게 협조해줄 것을 호소했지만, 결국 합의안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한겁니다.
 
15일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후 메이 총리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15일 영국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부결된 후 메이 총리가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EPA=연합뉴스]

 2016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후, 지난 2017년 3월 29일 메이 총리가 EU에 탈퇴의사를 통보했기 때문에 ‘탈퇴 신청 2년내 EU에서 나가야한다’는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영국은 오는 3월 29일까지 EU를 떠나야 합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여권색깔도 EU를 상징하는 자주색에서 진청색으로 바뀌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영국과 EU의 이별과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또 브렉시트가 한국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들여다봤습니다.
 
부결된 브렉시트 합의안, 앞으로 시나리오는
A. 영국정부는 3개회일(sitting days) 이내에 수정안을 마련해 다음 주 또 다시 하원에 표결을 해야 합니다. 수정된 합의안이 통과되면 다행이지만, 통과되지 않을 경우엔 아무런 합의 없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가 이뤄지게 됩니다. 
 
노딜 브렉시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도 꼽히는데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한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나기 전에 영국 의회에서 총리 불신임 투표를 해 메이 총리를 퇴진시키거나 조기 총선으로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는 겁니다.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이미 “이번 합의안이 부결되면 총리 불신임투표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메이 총리가 물러나고 새로운 내각이 구성되면 브렉시트에 대한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메이 총리가 총리직을 유지할 경우엔 EU측에서 브렉시트 일자를 3월 말에서 7월로 늦출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가디언은 EU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메이 총리가 현직을 유지하면서 의회 통과를 위한 시간을 더 달라고 요청할 경우 최대 7월까지 가능하다”고 13일 전했습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노딜 브렉시트는 왜 최악의 시나리오인가
A. 합의안이 통과되면 영국은 2020년 말까지 EU 단일시장에 남게되지만, 노딜 브렉시트가 3월 말부터 현실화되면 영국이 EU관세동맹에서 갑자기 빠지게 되기 때문에 물자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또 EU와 FTA를 맺었던 모든 국가들이 영국과 원활한 교역을 할 수 없게 됩니다.
 
특히 영국은 섬나라이기 때문에 대외경제의존도가 높아 현재 식품수입 3분의 1을 EU에 의존하고 있기도 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0월 “영국 전역의 일부 주민들이 쌀, 파스타, 말린 과일, 물 등을 비축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영국군 역시 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해 비상계획(Contingency plans)을 세우고 있습니다.
 
노딜 브렉시트가 될 경우 국내서 영국산 제품 가격 오르나
A. 영국산 제품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기 때문이 일부 품목을 무관세로 수입ㆍ수출하고 있는데,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관세를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예시로는 ‘스카치 위스키’를 들 수 있는데요.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 무관세로 스카치 위스키를 1억 5000만달러 어치 수입했는데 노딜 브렉시트일 경우 관세 20%를 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어떤 타격을 입을까
A. 현재 우리나라는 영국에 승용차를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만 약 15억달러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승용차에는 10%관세가 붙게 됩니다. 이런 관세폭탄을 피하기 위해선 3월 말까지 영국과 별도의 양자 FTA를 맺어야만합니다. 
 
또 현재 영국엔 국내기업 100여곳이 진출해 있는데 이들의 행정비용이나 물류비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에 외교부 당국자는 “이 기업들이 본부를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피해를 최소화 하기위해 한ㆍEU FTA와 비슷한 수준의 한ㆍ영 FTA 협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국 여행은 지금처럼 갈 수 있을까
A. 여행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EU와는 별도로 영국은 우리 국민에게 최대 6개월 무사증입국을 허용했기 때문입니다.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오컵 첼시와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분 상대 팀 페널티 지역을 돌파하다 첼시 수비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과 뒤엉켜 넘어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토트넘 손흥민(왼쪽)이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라바오컵 첼시와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3분 상대 팀 페널티 지역을 돌파하다 첼시 수비수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과 뒤엉켜 넘어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또 다른 변화는
A. 노딜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당장 3월부터 영국 프리미어 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선수의 경기 중계를 보기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 EPL 중계는 한ㆍEU FTA상 포함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현재는 한ㆍEU FTA에 따라 영국 위성방송사업자가 국내로 직접 EPL 중계 영상을 전송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된다면 영국 방송 사업자는 국내 위성방송사업자의 기지국을 거쳐 콘텐츠를 전송해야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중계가 중단되거나 시청자가 부담해야 하는 시청료가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민투표로 결정했는데 혼란이 지속되는 이유
A. 2년 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는 예상을 크게 뒤집었습니다. 당시 유럽 내 주요 베팅업체에 접속한 도박사 60~70% 가량이 EU 잔류 쪽에 돈을 걸기도 했죠. 영국 사회가 여전히 갈등을 앓는 근본 원인은 정당과 지역을 기준으로 유럽연합 가입 필요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첨예하게 갈리기 때문입니다. 
 
같은 정당, 지역 내에서도 소프트 브렉시트와 하드 브렉시트, 반(反) 브렉시트 등으로 입장이 세분화되기도 합니다. 대체적으로 저소득, 저학력, 고령, 백인이 집중된 지역에서 브렉시트 찬성율이 높습니다. 이민자가 많은 대도시보다 순혈주의가 팽배한 지방 소도시 거주민들이 유럽연합 가입 거부감이 큰 편이죠.
 
15일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진행 중인 영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진행 중인 영국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인들 실생활에서 어떻게 대처하나
A. 최근 영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에는 ‘브렉시트 박스’라는 생활필수품 패키지가 등장했습니다. 즉석조리 파스타를 비롯한 비상식량과 생수, 주전부리, 비상용 연료 등을 담은 일종의 ‘생존 키트’입니다. 35파운드(약 5만원)짜리 간단한 제품부터 300파운드(약 43만원)에 달하는 고가 상품까지 등장했습니다. 브렉시트 이후 사회 혼란을 두려워하는 영국인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투영된 사재기 현상이죠.  
 
상당수의 영국인들이 브렉시트 직후 생필품의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수입 의존도가 큰 제품일수록 품귀 현상이 빠르게 빚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영국 BBC방송은 14일 영국 중부 소도시에 사는 린다 메이올(61)의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음식, 화장지, 세제 등을 대량 구매했다는 그녀는 “브렉시트를 걱정하진 않지만 그 이후가 걱정된다”며 “국경 통제 문제가 정리되기까지 첫 6개월 동안 대혼란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심새롬·김지아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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