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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반도체 어떤가” 이재용 “진짜 실력 나올 때” 최태원 “삼성 이럴 때 무섭다”

“분위기는 좋았지만 대통령의 속 시원한 답변은 없었다.”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여한 한 참석자가 전한 이날 행사 분위기다. “친기업 정책을 펼치겠다는 분위기는 읽혔지만, 최저임금 인상 등 경제 현안과 관련해 구체적인 얘기는 없었다”고 또 다른 참석자는 전했다.
 
재계에선 이날 행사에 거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우선 행사 규모 자체가 이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128명의 기업인 중에서 대기업 총수만 22명이었다. 10대 그룹 총수가 같은 행사에 동시에 참석한 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는 기업인과의 대화 후 청와대 경내 산책까지 마련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함께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영빈관에서 시작해 본관·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25분가량 진행된 산책에서 참석자들은 커피가 든 텀블러를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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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요즘 현대그룹이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라며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지만 결국은 잘 될 것”이라고 덕담했다. 이르면 다음달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을 염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지난번 인도 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 번 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겠다”며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떤가요”라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함께 산책하던 최태원 SK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 하는 게 제일 무섭다”며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시면 된다”고 거들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지만 행사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정부가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손경식 경영자총연합회 회장은 행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상법과 공정거래법을 개정해 기업에 부담이 안 되도록 하는 걸 건의했으나 (정부에서) 거기에 대해서는 코멘트를 안 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재개해야 한다는 건의도 나왔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원전) 기술력과 국제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오원석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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