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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백서 “북한은 적” 빼고 “일본과 기본가치 공유” 지웠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이날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대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이날 국방부가 발간한 ‘2018 국방백서’에 대한 내용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국방부가 국방정책을 대외에 알리기 위해 발간하는 국방백서에서 “북한정권과 군은 적”이라는 표현을 뺐다. 대신 ‘적(敵)’ 개념을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이라고 적시했다. 15일 발간된 ‘2018 국방백서’에는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고 담겼다.이로써 2010년 백서에 다시 등장했던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는 8년 만에 사라졌다. 국방백서는 2년에 한 번씩 발간된다.
 
2016년에는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특히 핵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사이버공격, 테러 위협은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며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고 명시했다. 새 백서에는 ‘북한=주적’이란 명확한 개념을 없앤 것이다.
 
국방부는 그동안 백서에 담는 ‘적 개념’ 수위를 조절해 왔다. 1994년 ‘서울 불바다’ 발언을 계기로 95년 백서에 처음 사용된 ‘북한군은 주적’이란 표현은 참여정부 시절이던 2004년부터 ‘직접적 군사위협’ ‘심각한 위협’으로 대체됐다. 2000년 첫 남북 정상회담 등 대북 대화 국면에서 주적 표현이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북한의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전 등 도발 이후 제작된 2010년 판(2011년 발간) 이후 부터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문구가 다시 담겼다. 국방부는 “2018년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새로운 안보환경이 조성됐고, 남북 군사적 긴장완화 등 변화된 환경을 반영한 것”이라며 ‘북한=주적’표현 삭제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백서에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며 “우리 군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 노력을 군사적으로 뒷받침하고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권마다 다른 적 개념이 안보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국방 정책의 밑바탕이 되는 백서는 정치적 판단보다 군사안보적 판단을 우선해야 한다”며 “정전협정 상 남북 대치 상황이 현실인 만큼 북한군을 적으로 설정하는 건 문제가 없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국방백서나 국방보고서에 특정 세력을 적으로 명시한 사례는 없다. 대북 관계 등 안보 위협 요인을 포괄적으로 규정했다”고 반박했다.
 
백서는 기존 한국형 3축체계를 표현하면서도 “기존 북한 위협 중심에서 전방위 안보위협에 대비한 ‘전략적 타격체계’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로 확충해나가고 있다”고 서술했다.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 3축체계 중 대북 공세적 개념이 두드러진 킬체인과 대량응징보복을 전략적 타격체계라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은 것이다. 군비통제도 구체화했다.
 
이 밖에 백서는 한·일 국방교류협력 부분을 언급하며 ‘한·일 양국은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이웃이자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할 동반자’라고 규정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기본가치 공유’ 란 표현도 삭제됐다. 주변국 군사협력 기술 순서도 ‘한·일-한·중’에서 ‘한·중-한·일’로 바뀌었다. 최근 위안부합의및 일제강제징용 배상판결을 둘러싼 양국 관계 악화가 그대로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앞서 일본 역시 향후 10년 안보 정책을 담는 ‘2018년 방위대강’ 내 안보협력 추진 대상국을 명기하면서 한국의 순서를 미국, 호주, 인도, 동남아 국가에 이어 다섯 번째에 놓았다. 2010년, 2013년 방위대강에는 미국 바로 다음이 한국이었다. 이번엔 “한국에 대해서 미국의 동맹국으로, 기본적 가치와 안보상의 이익을 공유하는”이라는 기존 표현도 삭제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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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