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콜라텍서 사라지는 여성들, 알고 보니 실연의 아픔이

기자
정하임 사진 정하임
[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31)
콜라텍에선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춤이라는 취미로 쉽게 친문을 맺고 지내 콜라텍에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만남이 형성된다. [사진 pixabay]

콜라텍에선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춤이라는 취미로 쉽게 친문을 맺고 지내 콜라텍에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만남이 형성된다. [사진 pixabay]

 
콜라텍에 다니다 보면 자연스레 만남이 형성된다. 1단계는 친하게 지내고 술을 함께 하는 사이, 2단계는 술자리는 하지 않지만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 3단계는 술자리도 없고 반갑게 인사는 하지 않아도 콜라텍에서 자주 만나게 되어 눈인사 정도 하는 사이, 4단계는 안면은 있지만 전혀 아는 체하지 않고 지인으로 지내는 사이 이렇게 구분할 수 있다.
 
콜라텍에선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춤이라는 취미로 쉽게 친분을 맺고 지낸다. 나는 촉이 유난히 발달해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추측을 잘하는 편이다. 남녀의 관계도 잘 구분하고 본 적이 있으면 잘 잊어먹지 않는다.
 
심지어는 커플의 과거 이력도 금방 기억해 낸다. 파트너 변경 사실, 과거 파트너의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히 떠오른다. 이렇게 잘 기억하는 이유는 42년간 교직 생활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며 다져진 일종의 직업병인 관찰력 덕분인 것 같다. 나는 그저 지나치는 일이 없다. 나도 모르게 세세한 것까지 다 입력된다.
 
옆에서 춤추던 남성이 간밤에 하늘나라로
콜라텍에 다니다 보면 어느 날 안 보이기 시작하는 사람이 있다. 여기선 매일 보던 실버가 어느 날 보이지 않으면 세상을 떠났거나 중병으로 움직임이 불편해서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는 정말 믿기 어려운 일을 여러 번 경험했다. 인사를 나누고 같이 춤추던 실버들이 하루아침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등골이 싸늘해진다. 어제 옆에서 춤춘 남자가 간밤에 하늘나라로 갔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인생의 허무함마저 느낀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70대 초반 은발의 남성이 있었다. 남성은 깡마른 체격에 춤을 잘 추는 타입이었고 곁에는 춤을 아주 요염하게 흔들고 교태를 부리는 끼 많은 60대 후반 파트너가 있었다. 둘은 매일 만나 춤을 췄고, 여성은 술을 하는데 남성은 술을 하지 못했다. 두 사람은 닭살 커플처럼 사이가 좋았다.
 
어느 날 여자 혼자 나왔기에 이유를 물으니 남자가 어젯밤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다. 그러고 며칠 후 그 남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사진 pixabay]

어느 날 여자 혼자 나왔기에 이유를 물으니 남자가 어젯밤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다. 그러고 며칠 후 그 남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사진 pixabay]

 
나는 이 커플에 호기심이 생겨 춤을 추다 말고 힐끗 훔쳐보기도 했다. 어느 날 여자 혼자 나왔기에 이유를 물으니 남자가 어젯밤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입원했다고 했다. 그러다가 며칠 후 그 남자가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나 가엾은 생각이 들었다. 그 여성은 아침에 통화를 시도하니 없는 번호라는 음성이 들려 병원에 확인한 결과 세상을 떠났다는 걸 알게 됐다며 마지막 인사를 못 한 것을 무척 안타까워했다.
 
한때 춤 선생이었다는 70대 중반의 남성도 같은 운명이었다. 항상 단정한 옷차림에 올백으로 머리를 넘기고 선글라스를 쓴 춤꾼으로 술도 잘 사 인기가 좋았다. 다리를 절었지만 인기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며칠 안 보이더니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들렸다. 나도 한번 춤을 춰 본 적이 있는데 팔심이 세고 춤 기술도 뛰어나 나이보다 젊게 느껴졌다.
 
갑자기 사라지는 여성도 많다. 여성은 세상을 뜬 것이 아니라 남성 파트너에게 배신을 당해 사라지는 경우다. 오랫동안 사이좋게 커플로 다니다 남성이 배신해 다른 여성을 만나면 커플이었던 여성은 발길을 끊게 된다.
 
연하남한테 차이고 콜라텍서 사라진 80세 여성
콜라텍 커플의 이별 과정은 어느 날 한 쪽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두 사람이 동시에 사라지는 일은 보지 못했다. 인생의 노년기에 실연으로 상처를 받으면 치유하기 쉽지 않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대응해나가야 한다. [중앙포토]

콜라텍 커플의 이별 과정은 어느 날 한 쪽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다. 두 사람이 동시에 사라지는 일은 보지 못했다. 인생의 노년기에 실연으로 상처를 받으면 치유하기 쉽지 않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대응해나가야 한다. [중앙포토]

 
콩과 콩깍지처럼 다니다 한쪽이 보이지 않으면 금세 눈에 띈다. 과거 경제신문 편집국장이었다는 남성도 파트너와 헤어지고 혼자 다닌다. 70세 남성과 8년 사귄 80세 여성도 어느 날부터인가 나타나지 않는다. 키가 작아 별명이 땅콩인 그 여성은 공주 대접을 해주던 남성 파트너가 바람을 피워 헤어진 것이다.
 
파트너가 둘이 있는 모습이 드문드문 목격되다 어느 날 완전히 한쪽에서 사라지는 게 콜라텍 커플의 이별 과정이다. 두 사람이 동시에 사라지는 일은 보지 못했다. 인적자원이 풍부한 곳이다 보니 남성의 경우 바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사랑한 후 이별을 겪은 커플의 한쪽은 가슴앓이를 너무 심하게 해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인생의 노년기에 실연으로 상처받으면 치유하기 쉽지 않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대응해나가야 한다.
 
정하임 콜라텍 코치 theore_creator@joongang.co.kr
 
관련기사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