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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정도면 예뻐" 발언 징계 서강대 학생회 사과, 남학생 반발

서강대의 한 건물에 있는 게시판(왼쪽).[Pixabay]

서강대의 한 건물에 있는 게시판(왼쪽).[Pixabay]

서강대의 한 단과대 학생회 운영위원회(운영위)가 소속 남학생에게 내린 '언어 성폭력' 징계 결정을 번복하는 내용의 사과문을 냈다. 이 학교 국제인문학부의 한 18학번 남학생은 여학생에게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고 말했다가 학생회 차원의 징계 결정을 받았다. 이 학생은 "우리 섹션(과 또는 반에 해당) 여자애들 정도면 다 예쁜 거다"는 발언도 했었다.

 
하지만 14일 이 학생회는 페이스북에 '국제인문학부 운영위원회 입장문'을 올려 "섣부른 판단이 초래한 결과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사건을 조사한 학생회 내 대책위원회가 외부기관에만 자문했을 뿐 학내 성평등상담실에 한 번도 자문하지 않은 점 등 절차 오류를 운영위 차원에서 인정한 것이다. 운영위는 국제인문학부 소속 7개 섹션의 대표자들이 모인 조직이다. 서강대 자치규약 제5장 24조 4항에 따르면 대책위는 독자적으로 사건을 조사, 심의 처리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서강대학교 성평등상담실의 자문을 적극적으로 구해야 한다.
 
14일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가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라는 발언을 한 18학번 김씨에게 내린 징계 권고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온라인 캡처]

14일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가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라는 발언을 한 18학번 김씨에게 내린 징계 권고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온라인 캡처]

 

당시 대책위는 두차례 회의 끝에 '특정 성별에 적대적이거나 불편한 환경을 조성하는 행위', '특정 성별을 대상화하거나 비하하거나 배제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에 해당한다고 보고 이 학생을 징계했다. 대책위는 김씨가 학부 섹션·학회 내의 모든 공식적 활동 참여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대학 성평등상담실에서 진행하는 교육을 이수하도록 권고했다. 아울러 가해 사실에 대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도 요구했다.
 
운영위는 이러한 대책위의 징계 내용을 지난 8일 SNS에 게시했다. 이에 대한 결정문이 공개되자 남학생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일었다. 이 학교 경영학과 15학번 B씨는 “학생회 일부 인사들이 남성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일관되지 않은 잣대를 들이 댓 것 아니냐”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이러한 비판을 검토한 학생회는 절차상 오류를 인정하는 입장문을 냈다. 운영위는 "대책위가 이미 학우들의 신뢰를 잃었고 교내 성평등상담실과 협의한 사건 재검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대책위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서강대 경영학과 15학번 B씨는’학생회 일부 인사들이 남성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일관되지 않은 잣대를 댄 것 아니냐“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온라인 캡처]

서강대 경영학과 15학번 B씨는’학생회 일부 인사들이 남성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일관되지 않은 잣대를 댄 것 아니냐“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이기도 했다. [온라인 캡처]

 

사과문이 올라왔지만 서강대 남학생 사이에서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대학원생 A씨는 “발언은 3월에 있었는데 신고가 8개월 뒤에 들어온 이유에 대한 설명 등 미흡한 부분이 많다”며 “젠더 교육을 보고 자란 2030 세대에서 남성이 권력이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생회는 사과문을 냈지만 남학생의 해당 발언이 있었다는 사실 관계를 부정하진 않았다. 이에 대해 경제학과 3학년 이모(24)씨는 “언어 성폭력이라고 하면 발언이 나온 맥락을 봐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남자는 권력이다'는 선입견 아래 조사가 진행된 것 같다"고 비판했다.
 
14일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가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라는 발언을 한 18학번 김씨에게 내린 징계 권고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은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건물. [온라인 캡처]

14일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학생회가 "너 정도면 얼굴이 괜찮다"라는 발언을 한 18학번 김씨에게 내린 징계 권고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다. 사진은 서강대 국제인문학부 건물. [온라인 캡처]

다만 여학생인 4학년 강모씨는 “외모 평가는 잘못된 행동이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회가) 이미 한 쪽에 치우친 채로 사건을 바라보면 오히려 페미니즘에 대한 20대 남성의 반감을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성별 갈등에 대한 남학생의 불만이 표출돼 이에 대해 학생회가 뒤로 물러선 거란 해석이 학내에서 나온다. 실제 페미니즘 운동에 대한 거부감이 20대 남성 사이에서 두드러진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여론조사기관 ‘공공의창’과 리얼미터가 최근 실시해 지난해 12월 국민일보에 보도된 공동 조사에 따르면, 전 연령에서는 페미니즘에 대해 ‘지지한다’가 41.5%, ‘반대한다’가 40.2%로 팽팽했다. 하지만 20대 남성들은 14.1%가 지지한다고 밝혔고 75.9%가 반대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20대는 계층, 세대 갈등보다도 '젠더 갈등'을 가장 주요한 사회 갈등이라고 생각한다”며 “20대 남성 사이 오히려 우리가 피해자라는 목소리가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갈등을 증폭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균형감 있게 사건을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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