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미군사격장 점거하겠다" 포천이 들고 일어난 이유

 
‘포천시 전철 유치를 위하여 모이자. 광화문으로’ ‘포천시민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자. 삭발식으로’
지난 14일 오후 경기도 포천 시내 곳곳에 나붙은 현수막과 포스터 내용이다. 서울 북부와 인접한 인구 15만명인 포천시의 민심이 들끓다 못해 비장함으로 가득했다.
 
포천시민 1만명은 오는 16일 서울 광화문으로 버스 190대 등을 동원해 대규모로 상경해 단체 삭발식을 겸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포천시 사격장 등 군 관련 시설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촉구 1만명 결의대회를 연다. 이 자리에서 시민 1000명이 삭발식도 거행할 예정이다. 이 결의대회에는 박윤국 포천시장도 참여한다.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촉구 결의대회’ 포스터. [사진 포천시]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촉구 결의대회’ 포스터. [사진 포천시]

 
시와 시민들은 결의대회를 통해 경기 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철도망이 없을 정도로 낙후된 접경지역 군사도시 포천시의 입장을 전할 계획이다. 발전의 전기를 맞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절박하고 결연한 의지를 정부와 국민에게 호소한다. 이들은 포천시에 대한 중앙정부 차원의 배려를 강력히 요구하고, 예타 면제가 확정될 때까지 총력투쟁을 전개할 계획임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포천시민들은 지난해 연말 포천시민과 포천시 전철 연장에 관심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여 시 인구의 배가 넘는 총 35만4483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와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방부에 건의문을 전달했다. 시 관계자는 “불과 7일 동안 35만명이 넘는 인원이 서명에 참여한 것은 포천시의 열악한 교통 여건과 전철 연장에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지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길연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장. 전익진 기자

이길연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장. 전익진 기자

 
시민들은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향후 극단적인 반발 계획까지 공표하고 있어 충돌사태 마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길연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장은 “예타 면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즉각적으로 미 8군 종합훈련장(영평사격장)에 대한 차량 통행 저지 및 사격장 점거 농성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포천시와 협의해 미군 사격장을 비롯한 4만5000명의 국군이 상주하는 관내 모든 군 시설에 대해 단수조치와 하수, 분뇨, 쓰레기 등 공공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위한 조치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철 7호선 연장 사업은 서울 도봉산에서 경기도 의정부시, 양주시를 거쳐 포천시까지 이어지는 옥정~포천 구간 총연장 19.3km로 사업비 1조391억원이 소요된다. 7호선은 현재 도봉산까지 연결돼 있으며, 6412억원을 들여 도봉산에서 양주 옥정까지 15.3㎞ 연장하는 사업이 올해 하반기 공사를 시작한다. 도봉산∼양주 옥정 연장사업은 2024년 개통이 목표다.
박윤국 포천시장(왼쪽 두번째)과 이길연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장(왼쪽 네번째가) 등이 지난해 말 35만4483명의 서명부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 포천시]

박윤국 포천시장(왼쪽 두번째)과 이길연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장(왼쪽 네번째가) 등이 지난해 말 35만4483명의 서명부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 포천시]

 
앞서 정부는 지난해 10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을 위해 시·도별로 선정한 2건씩의 공공투자프로젝트 중 일부를 국가균형발전사업으로 선정해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포함한 신속한 추진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달 4일 7호선 포천 연장사업과 신분당선 연장사업(수원 광교∼호매실) 등 2개 사업을 선정해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제출했다. 정부는 이달 말께 최종 국가균형발전사업을 선정해 발표할 방침이다.
 
사업이 추진되면 연장구간에 위치한 옥정지구와 송우지구 등 택지지구 주변 교통여건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대진대·차의과학대·경복대 등 포천시 소재 3개 대학과 용정산업단지 등 8개 산업단지 근로자를 포함해 약 23만명이 철도 서비스를 이용하게 돼 교통편의 개선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해 말 35만4483명으로부터 받은 서명부. [사진 포천시]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해 말 35만4483명으로부터 받은 서명부. [사진 포천시]

 
포천시민들이 대규모 상경 시위에 나서는 이유는 전철 연장의 기준이 되는 예비타당성 조사만 기준으로 놓고 보면 낙후지역인 포천까지 전철 연장 가능성이 거의 없는 데다 수도권은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까지 최근 제기되고 있어서 비롯됐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세금 낭비를 막자는 차원에서 1999년 도입됐다. 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사업이 대상이다. 기획재정부 산하 공공투자관리센터가 경제성·정책성 등을 고려해 판단한다. 원칙적으로 경제성 수치(B/C)가 1을 넘어야 추진이 가능하다.  
 
이길연 포천시 범시민대책위원장은 “포천시에는 여의도 면적(8.4㎢)의 2.3배인 육군 승진훈련장을 비롯해 1.6배인 미 8군 종합훈련장 등 군부대 사격장과 훈련장이 9곳에 달하고, 군사시설보호구역은 222.82㎢로 여의도 면적의 26.5배에 이른다”며 “포천시는 국가안보의 최전선에서 67년간 묵묵히 희생을 감내해왔는데 그동안 중앙정부의 대책은 미미한 실정이었다”고 지적했다.
박윤국 포천시장. 전익진 기자

박윤국 포천시장. 전익진 기자

 
박윤국 포천시장은 “포천시는 경기 북부에서 유일하게 철도가 없는 지역으로, 지리적으로는 수도권에 있지만 중첩된 규제로 인해 수도권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전락해 지속적인 인구감소를 겪어왔다”며 “접경지역과 군 사격장 등으로 피해를 받아왔는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다시 국가균형발전에서 소외된다면 이는 역차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걸맞게 전철 7호선 연장사업이 국가균형발전 5개년(2018~2022)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에 반드시 선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