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미세먼지 때문에 산 황사마스크, 국가가 배상해야 할까?

1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때문에 산 황사마스크, 국가가 배상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가 이어지자 이 같은 ‘볼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미세먼지 절감 정책에 실패한 정부가 국민의 피해를 배상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실제로 한국과 중국 정부를 상대로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는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 중이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 등 원고들은 2017년 4월 대한민국과 중화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상대로 각 300만원씩의 정신적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사실 법리적으로는 승소하기가 어려운 소송이다. 손해배상소송의 핵심인 미세먼지와 피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성립되느냐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일단 ‘피해’가 어떤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천식 등 질병은 피해라고 할 수도 있으나, 공기청정기와 황사용 마스크 등을 산 것이 ‘금전적 피해’라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설령 피해로 인정된다고 해도, 그게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라는 것을 입증하기는 더 쉽지 않다. 
 
원고 측 대리인인 지현영 변호사는 “재산상 손해라고 하기 어려운 만큼, 공기청정기나 마스크를 사는 행위 자체가 정신적 손해라는 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지는 약 2년이 다 되어 가지만, 경과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중국에 소장 송달이 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2월 법원 인사를 앞두고 재판부가 변경될 가능성이 커 기일이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한국 정부만 상대로 진행했던 앞선 기일에서도 전문가 증인 신문 등을 통해 인과관계를 입증하려 했지만, 뚜렷한 결과를 도출하진 못했다.
 
또 다른 원고 측 대리인인 배영근 변호사는 “빠르면 2월 말이나 3월이 돼서야 기일이 다시 열릴 것”이라며 “원고 측도 준비가 미흡한 부분이 있어 정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수도권에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안내판에 미세먼지 농도를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뉴스1]

수도권에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진 1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안내판에 미세먼지 농도를 알리는 문구가 표시되어 있다. [뉴스1]

 
손해 입증이 어려운 소송인만큼 원고 측도 소송이 ‘패소’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인정했다. 지 변호사는 “‘캠페인성’으로 기획된 소송인만큼, 소송의 목적은 한·중이 함께 협력해야 미세먼지가 해결될 수 있다는 취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송 진행 과정에서 법원 명령으로 정부의 미세먼지 대응 자료나 한·중 미세먼지 협력 내용 등을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분석해 공개하고, 자료를 통해 한국과 중국 정부의 미세먼지 정책을 독려하는 게 역할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소송의 취지는 소장에도 잘 드러나 있다. 최 대표 등 원고들은 소장에서 “현재까지 대한민국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무엇인지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만약 원고들의 오해라면 이에 대한 설명을 해 주길 바란다”고 했다. 중국 정부를 향해서도 “중국은 국제사회 일원으로서 오염물질을 관리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관리하지 않았다”면서 “혹시 노력을 충분히 했다면 상세한 설명과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지 변호사는 “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는 소송의 형태가 다르긴 하지만, 여러 환경 관련 소송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지키지 않으면 원고가 승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제 우리나라도 그런 소송이 가능한 시대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