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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역 칼부림’ 빗나간 테이저건, 신형 테이저건 구원 등판은?

테이저건 이미지[ 중앙포토]

테이저건 이미지[ 중앙포토]

지난 13일 오후 암사역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 것은 A(19)군이 휘두른 문구용 칼이 아니라 경찰이 사용한 테이저건이었다. 이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칼을 버리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 위협적인 행동을 보인 A군에게 테이저건을 조준 발사했다. 하지만 정확한 사격이 이뤄지지 않았고 A군은 몸을 돌려 도망쳤다. 결국 경찰은 A군 쫒아가 삼단봉을 손목에 내리친 뒤에야 제압했다.  
 
자연스레 테이저건의 성능 논란이 일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테이저건은 전극침은 두개인데, 조준점은 하나 밖에 없는 등 현장에서 애로를 겪는다”며 “시험 중인 한국형 테이저건이 올해부터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1회용’ 한계 명확한 테이저건
현재 경찰이 사용하고 있는 테이저건은 미국 액슨사(테이저사의 후신)에서 개발하는 X26 모델이다. 전선으로 연결된 두개의 전극침을 발사해 최대 5만 볼트의 고압 전류를 흘려보내 용의자를 무력화시키는 장비다. 유효 사거리는 5~6m이다.  
 
이 테이저건이 경찰에 도입된 건 2005년이었다. 2004년 서울에서 강간 살해 용의자를 검거하던 경찰관 2명이 흉기에 찔려 사망한 것이 발단이었다. 권총보다 사용이 용이한 테이저건이 일선 경찰에 보급됐다. 경찰청 본청과 각 지방청 등이 총 1만490개(2018년 10월 기준)의 테이저건을 보유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찰은 권총을 32회 사용했지만, 테이저건은 942회 사용했다. 살상력이 높은 권총보다 일시적으로 상대를 무력화시키는 테이저건을 사용하는 게 경찰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해서다.  
 
하지만 경찰이 쓰는 X26 모델의 한계점도 명확하다.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건 연사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X26은 본체에 전극침 카트리지를 연결해 사용하는 방식이라서 한번 발사하면 카트리지를 바꿔 끼워야 재사용이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흉기를 든 용의자와 대치하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한번에 명중시켜야하는 1회용이나 다름 없다”고 말했다.  
 
13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동구 암사역 인근에서 칼을 휘두른 A군(18)이 10분간 경찰과 대치하다 도주 끝에 현장에서 체포됐다. 가운데 사진은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발사하는 장면 [사진 유튜브 캡처]

13일 오후 7시쯤 서울 강동구 암사역 인근에서 칼을 휘두른 A군(18)이 10분간 경찰과 대치하다 도주 끝에 현장에서 체포됐다. 가운데 사진은 경찰관이 테이저건을 발사하는 장면 [사진 유튜브 캡처]

정확한 조준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테이저건은 전극침 두개가 인체에 정확히 꽂혀야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다. 전극침 중 하나라도 빗나가면 무용지물이다. 실제 이번 암사역 흉기 난동 사건에서 A군이 순간적으로 몸을 비틀면서 전극침 중 하나가 빗나갔고, A군은 달아났다. 이 X26 모델은 전극침은 두개인데 반해 레이저 조준점은 한개라서 정확한 사격이 어렵다는 게 경찰 측의 설명이다.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 비용도 경찰로선 부담이다. X26 모델의 개당 가격은 150만원 선이다. 무엇보다 전극침 카트리지의 가격이 약 3만 5000원에 달한다. 권총 실탄(약 200원) 가격보다 훨씬 비싸다. 경찰청 관계자는 “100명의 경찰관이 2발씩만 연습해도 7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간다”며 “제대로된 훈련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경찰관의 권총 사격 훈련이 연 1~2회 의무적으로 실시되는데 반해 테이저건 훈련은 지원자에 한해 상대적으로 소규모로 이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3연사 가능한 ‘한국형 테이저건’ 성능은
기존 테이저건에 대한 지적이 계속되자 산업통상자원부, 경찰청이 국내 업체인 ‘인포스테크놀러지’와 손을 잡고 한국형 테이저건인 ‘스마트 전자충격기(가칭)’ 개발에 돌입했다.  
 
아직 연구용역 테스트 등을 거치는 단계로 향후 기능이 수정될 수 있어 정확한 ‘스펙’을 단정하긴 어렵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개발사에서 공개한 현재까지의 성능은 기존 X26 모델을 능가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3연속 전극침 발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테이저건이 발사 뒤 카트리지를 교체해야 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 전자충격기는 카트리지 하나에 총 6개의 전극침(3번 발사 가능)이 장착돼 있다. 빗나가도 곧바로 재사격할 수 있다.

 
경찰청이 산업통상자원부, 국내업체와 손을 잡고 개발 중인 신형 테이저건인 '스마트 전기충격기' [자료=산업통상자원부]

경찰청이 산업통상자원부, 국내업체와 손을 잡고 개발 중인 신형 테이저건인 '스마트 전기충격기'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정확도와 사거리도 늘어날 예정이다. 정확한 사격을 위해 레이저 조준점을 2개로 늘렸다. 무게는 380g으로 기존 모델에 비해 40g 가볍지만 유효 사거리는 1m 늘어났다. 충전기도 달라졌다. 기존 X26 모델의 충전기는 300회 정도 발사하면 폐기해야 했지만, 스마트 전자충격기는 충전해 계속 사용할 수 있다. 또 남은 사용량을 모니터에서 확인 가능하고, GPS에 사용 위치, 시간 등도 기록된다.  
 
특히 개당 비용도 130만원 수준으로 X26 모델에 비해 약 20만원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제 현장에 사용하기 위해 완벽한 테스트를 거쳐야해 도입 시기는 장담할 수 없다”면서도 “도입되면 신속하고 정확한 용의자 제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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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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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