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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도 예서처럼”…‘SKY캐슬’ 인기에 학원가 컨설팅문의 급증

고1 딸을 둔 김모(50·서울 강남구)씨는 최근 강남 대치동에서 소문난 입시전문가의 컨설팅을 예약해 놨다. 고2가 되기 전에 아이의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분석해 대입 로드맵을 짜기 위해서다. 최근에는 대치동 학원가 설명회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은 물론, 학년 말이라 소홀해졌던 학부모 모임도 다시 활성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김씨가 자녀 교육에 더 집중하게 된 건 드라마 ‘SKY캐슬’ 때문이다. 김씨는 딸애가 강남 일반고에서 상위권 성적을 받고 있어 별 탈 없이 서울 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거라 믿었다. 아이가 자기 앞가림을 잘하는 편이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본 이후부터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드라마 속 강예서가 명문 신아고에서 전교 1등을 하면서도 고액 컨설팅과 과목별 과외를 받고 있어서다.
 
김씨는 “SKY캐슬이 꾸며낸 얘기인 건 맞지만,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실제 현실에서도 예서처럼 잘하는 애들이 더 열심히 노력할 것 같다. 우리 애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어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부와 명예·권력을 모두 거머쥔 상위 0.1% 부모들이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려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 ‘SKY캐슬’이 인기를 끌면서 학원가의 컨설팅을 문의하는 학부모들도 증가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드라마처럼 우수한 학생이 많이 몰리는 대학에 가는 비법을 전수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고1 자녀를 둔 이모(46·서울 은평구)는 “컨설팅은 고3 때나 받는 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드라마를 보니까 미리미리 로드맵을 짜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대입을 끝낸 엄마들도 ‘고3 때 컨설팅을 받으면 너무 늦다’고 입을 모으더라”고 전했다.
 
실제 강남 대치동에서 컨설팅을 담당하는 입시 전문가들도 “최근 들어 학부모 문의가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치동의 한 입시전문가는 “1월은 대입 정시 원서접수가 끝나는 시점이라 원래 고1~2학년 관련 상담이 많은 편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컨설팅 문의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원 관계자는 “최근 주변 지인들로부터 ‘대치동에 컨설팅 잘하는 곳을 알려 달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드라마에서 컨설팅을 통해 대입에 성공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불법인데도 드라마처럼 고액의 컨설팅을 문의하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 올해 자녀 입시를 끝낸 이모(48·서울 강남구)씨는 “애들 2명이 다 SKY에 합격하자 주변 엄마들이 ‘김주영 같은 코디가 있는 것 아니냐. 나도 좀 알려 달라’고 묻더라. 실제로 그런 고액 컨설팅을 받지 않아 알려주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수시와 정시준비를 하면서 컨설팅을 받은 것은 사실인지만 고액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실제 법적으로 정해진 입시 컨설팅 비용은 1분당 5000원으로 1시간을 기준으로 30만원을 넘을 수 없다.
 
컨설팅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게 드라마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대입에서 수시가 확대되면서 대학별 입학전형이 제각각이라 대입 컨설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것이다. 강남 대치동에서 10년 동안 컨설팅을 해온 정문찬 소장은 “수능만으로 학생을 선발할 때는 성적으로 줄을 세우기 때문에 전략이 필요 없지만, 이제는 자녀의 성적과 스펙에 맞는 전형을 찾는 게 대입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오기연 대오교육컨설팅 대표도 “대치동에서는 대입과 고입은 물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의대 입시 로드맵을 제시해주는 학원이 여럿 있다”며 “스카이캐슬처럼 ‘아파트 한 채 값’의 컨설팅 비용을 내는 건 아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필요한 스펙 등을 쌓는 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입 컨설팅의 효과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대2, 대1 자녀를 둔 김모(51·서울 송파구)는 “자녀 2명의 대학 진학을 위해 매번 대입 컨설팅을 받았고, 도움이 됐다. 특히 수시전형은 학부모가 전문가처럼 입시정보를 꿰뚫고 있는 게 아니라면 컨설팅을 받지 않고는 대입전략을 짜는 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1 자녀를 둔 박모(48·서울 강남구)씨는 “컨설팅 때 하는 얘기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같았다. 컨설팅을 받긴 했지만, 담임교사의 상담이 더 도움된 것 같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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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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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