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日, 국제법정 가기 전 명분 쌓기 착착..한국 ‘침묵 모드’

 일본이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 ‘외교적 협의’를 요청하며 30일 기한을 못 박은 것은 향후 국제사법 절차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日, 외교 협의→중재위 요청→국제재판 청구할 듯
한국은 침묵 전략.."과거 일본이 거부해 명분 있어"
'최후의 수단' ICJ 제소는 한일관계 파국, 李총리 반대

 일본은 지난 9일 한ㆍ일 청구권 협정상의 외교 협의 요구서를 한국 정부에 보내왔다. 답변 시한은 한 달 뒤인 2월 8일로 명시했다고 한다. 한국의 설 명절 연휴(2월 4~6일)를 고려하면 사실상 이달 안에 답변을 내놓으라는 게 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얽히고설킨 강제징용 문제의 대책을 한 달 안으로 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일본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외교적 결례라고까지 볼 수는 없지만 한국을 압박하겠다는 일종의 캠페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일본의 고노 다로 외상이 이수훈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한 뒤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제공]

일본의 고노 다로 외상이 이수훈 주일한국대사를 외무성으로 초치해 항의한 뒤 관련 내용을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제공]

 일본 측이 '마감 시간'을 내세워 답변을 독촉하는 배경에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국 측 반응과 관계없이 청구권 협정(3조 1항)상 외교 협의 요청→청구권 협정(3조 2~4항)의 중재위원회 구성 요청→ICJ 제소 수순을 밟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번에 일본이 요구한 30일 기한은 청구권 협정의 중재위원회 구성에 관한 규정이지만 일본은 외교적 협의 요청에도 이를 적용해 통보했다.
 
 한국 정부는 "신중하게 검토를 하겠다"며 사실상 ‘침묵 모드’로 접어들었다. 섣불리 대응했다간 일본 측 페이스에 휘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교 협의나 중재위 구성은 한국이 응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다. 중재위 구성의 경우 한일 간의 청구권 협정에 기한과 구성 방법 등이 명시돼 있지만, 어느 한쪽이 협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에 관해서는 규정이 없다.
 
 관련 사정에 밝은 외교 소식통은 “일본은 과거 한국이 요청했던 외교적 협의를 거부한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 외교 협의를 한국이 거절할 명분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2012~2013년 위안부ㆍ원폭 피해자ㆍ사할린 교포 문제 해결을 위한 양자 협의 요청서를 세 차례 보냈지만, 일본이 응답하지 않아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발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발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해 첫 정부 시무식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 2019.1.2   kimsdoo@yna.co.kr/2019-01-02 09:13:30/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발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발언하는 이낙연 국무총리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가 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새해 첫 정부 시무식에 참석하여 발언하고 있다. 2019.1.2 kimsdoo@yna.co.kr/2019-01-02 09:13:30/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한국 정부는 이번 기회에 위안부ㆍ원폭 피해자 문제 등을 함께 논의하자는 역제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위안부 문제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때 맺은 위안부 합의가 유명무실화한 상태에서 추가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메가톤급 후폭풍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국제법정인 ICJ에 제소하는 문제를 검토하기 위한 변호사까지 선임하고 나섰다. 국제 재판의 경우 한국 정부가 재판 관할 권한을 수용하지 않으면 재판 자체가 열리지 않는다. 특히 법정 다툼은 그 자체가 진흙탕 싸움이기 때문에 양국 관계가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어느 쪽에도 유리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강제징용 대책 회의에서 중재위나 ICJ 제소는 고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실무 담당자 및 민간 전문가들은 “국제법정에서도 다퉈볼 만 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 총리가 “양국 관계를 고려할 때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이 총리는 과거 한일의원 연맹 부의장을 지내는 등 지일파로 알려져 있다.
26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동상 앞에서 열린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공동행동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모형 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옆으로 옮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26일 오후 부산 동구 초량동 정발장군동상 앞에서 열린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위한 공동행동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모형 노동자상을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옆으로 옮기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전문가들은 해법이 이미 외교 실무선을 떠났다는 분위기다.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양국 정치인들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과거와 달리 한일 관계를 중재할 원로 정치인이 거의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문제”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한국 정부는 섣불리 대책을 내놓기보다 추가 소송 등 국내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강제징용은 등록 피해자만 23만 명으로 이들이 줄소송을 할 경우 사태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