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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모 아니면 도…부작용인가 성장통인가

카타르에 0-6으로 완패한 직후, 북한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허탈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카타르에 0-6으로 완패한 직후, 북한 선수가 그라운드에 쓰러져 허탈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충분한 준비 없이 본선 참가국을 늘린 부작용일까. 아니면 수준 높은 대회로 발돋움하기 위한 성장통일까.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리고 있는 2019 아시안컵 축구대회 조별리그에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진다. 조별리그 세 경기 중 두 경기씩 마친 14일 현재, 대부분의 조 판도가 ‘2강 2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2연승으로 16강행을 확정한 팀과 2연패로 벼랑 끝에 몰린 팀이 극명하게 나뉜다.
 
A~F, 6개 조 중에서 조별로 1, 2번 시드 팀이 초반 두 경기에서 모두 이긴 건 C조(한국·중국), D조(이란·이라크), E조(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F조(일본·우즈베키스탄) 등 4개 조 8팀이다. 뒤집어 보면 C조 키르기스스탄·필리핀, D조 베트남·예멘, E조 레바논·북한, F조 오만·투르크메니스탄은 2경기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이변의 주인공’도 있다. 예상을 뒤엎고 태국에 승리한 A조 인도, 디펜딩 챔피언 호주와 시리아를 연파하며 가장 먼저 16강에 오른 B조 요르단 정도다.
 
16강 진출팀이 일찌감치 정해지면서 조별리그 최종전에 대한 관심도도 낮아진 분위기다. 2연승 팀들에게 최종전은 ‘조 1~2위 결정전’ 이상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2연패 중인 팀에게 ‘16강으로 가는 마지막 기회’로서 중요성이 부각된다. 24개국이 참가한 이번 대회의 경우 각 조 1, 2위와 함께 조 3위 여섯 팀 중 상위 네 팀이 16강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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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리그부터 성적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가장 큰 이유는 본선 참가국이 이번 대회부터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더 많은 나라에 출전 기회를 줘, 대회에 대한 관심과 상업적 수익을 모두 잡겠다는 것이 AFC의 복안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럽축구연맹(UEFA) 축구선수권대회가 본선 참가국 수를 늘려가는 것과 같은 이유다. 참가국 수 증가로 필리핀과 키르기스스탄이 첫 출전의 영광을 안았다. 베트남은 12년, 투르크메니스탄은 15년 만에 본선 무대로 돌아왔다. 해당 국가로선 경사지만, 참가국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면서 전반적인 경기력은 하향했다.
 
북한의 부진이 특히 눈길을 끈다. 사실 북한은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이후 ‘강팀 잡는 약팀’으로 주목받았다. 다른 2연패 팀들처럼 전통의 ‘약체’가 아니라는 뜻이다. 잔뜩 웅크리다가 과감하게 역습하는 스타일로 인해 ‘빨치산(‘게릴라’를 뜻하는 러시아어 ‘파르티잔’을 뜻함) 축구’라는 별칭도 얻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여러모로 허술하다.
 
세대교체를 위해 기존 베테랑 수비진을 1990년대생 젊은 선수로 교체한 뒤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이 사라졌다. 박광룡(장크트푈텐), 한광성(페루자) 등 해외파가 중심인 공격진도 손발이 맞지 않고 위력이 없다. 조직력 실종은 경기 결과가 말해주는데, 1차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4로, 2차전에서 카타르에 0-6으로 각각 졌다. 두 경기 무득점에 10실점. AFC 쪽에서 “아시안컵 본선 수준에 미달하는 팀(북한)이 대회 위상을 떨어뜨린다”고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아시안컵 본선 참가국을 늘린 AFC의 결정이 바람직했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겉으로는 전통의 강호가 순항하는 듯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좀 다른 맥락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란을 빼고는 한국·일본 등 동아시아와 호주에 밀려, 오랜 기간 고전했던 중동 축구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사우디, 카타르, 요르단 등이 수준급 경기력으로 우승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선 다소 부진한 모습이지만, 베트남·태국·필리핀 등 동남아 축구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잠재력을 키워가는 모습도 긍정적이다.
 
카타르와 필리핀은 귀화 선수 또는 해외에 거주하는 다문화 가정 출신 선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단기간에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사우디와 베트남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쓴 한국을 꾸준히 벤치마킹한다. 아시안컵이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축구의 상향 평준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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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