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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보다 600조배 밝다···허블, 가장 눈부신 블랙홀 발견

 
미국 애리조나대 천문학자들은허블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이용해, 약 128억년 생성된 퀘이사를 발견했다. 퀘이사가 내뿜는 빛은 태양의 600조배나 되며 이는 천문 역사상 발견된 퀘이사 중 가장 밝은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사진 NASA/ESA]

미국 애리조나대 천문학자들은허블우주망원경의 데이터를 이용해, 약 128억년 생성된 퀘이사를 발견했다. 퀘이사가 내뿜는 빛은 태양의 600조배나 되며 이는 천문 역사상 발견된 퀘이사 중 가장 밝은 것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사진 NASA/ESA]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이 천문 역사상 가장 밝은 퀘이사(Quasar)를 발견했다. 밝기가 무려 태양의 600조배에 이른다. 퀘이사는 은하계 중심에서 거대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하는 블랙홀로, 눈 부신 빛을 발산하는 천체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발견된 퀘이사의 공식 명칭은 ‘J043947.08+163415.7’로, 나이는 무려 128억살이다. 미국 애리조나대 샤오위 판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의 결과는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저널 회보(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실렸다.
 
퀘이사는 ‘굶주린 거대 블랙홀’로 표현될 만큼 에너지가 크다. 별이 붕괴할 때도 블랙홀은 생성되지만, 질량과 에너지 면에서 퀘이사와 비교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구본철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퀘이사는 엄청난 중력으로 주변의 물질들을 흡수하고 있다”며 “나선형으로 빨려 들어가는 천체 등 물질이 서로 충돌하며 그 일부를 빛 에너지로 발산한다”고 빛의 근원에 관해 설명했다. 기존 가장 밝은 퀘이사는 2015년 2월 발견된 것으로 태양보다 약 420조배 밝았지만, 이번 발견된 ‘J043947.08+163415.7’ 퀘이사는 그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구에 도달한 퀘이사의 빛이 이토록 강렬한 것은 ‘중력렌즈효과(Gravitational lens effect)’ 때문으로 밝혀졌다. 중력렌즈효과란 마치 빛이 볼록렌즈를 통과하는 것과 유사한 현상으로, 무거운 질량을 가진 천체가 발산하는 중력으로 빛이 구부러지고 증폭되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연구진은 “퀘이사와 지구 사이에 은하가 존재하고, 은하가 발생시키는 중력으로 인해 빛이 50배가량 강해졌다”며 “우주팽창으로 점점 멀어지고 있는 퀘이사의 빛을 관측할 수 있었던 것도 ‘자연의 줌 렌즈’ 덕분”이라고 말했다.
 
천문학계는 J043947.08+163415.7의 나이에도 주목하고 있다. 138억년 전 빅뱅이 일어나며 우주가 탄생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퀘이사는 우주가 태어나고 약 10억년 후부터 존재했다는 얘기가 된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전파천문연구그룹 선임연구원은 “아직 별이 생성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원시 우주에 이미 이처럼 큰 에너지를 가진 천체가 존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존의 이론으로는 아직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우주와 그 속의 물질은 빅뱅 이후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약 38만년 후 시작된 냉각기, 즉 ‘암흑시대’를 맞았다. 이 기간을 지나 재이온화(Reionization) 과정을 거치며 우리 은하를 비롯한 밝은 은하들이 생성되기 시작했는데, 퀘이사 역시 이 시기에 생성됐다. 
 
손봉원 연구원은 “초기 생성된 은하는 서로 병합되는 등 상호작용하며 진화해왔기 때문에, 이 시기에 일어난 일들을 연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진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설치된 유럽남방천문대의 초거대망원경(VLT)로 퀘이사 빛의 스펙트럼을 분석하고 있다. 퀘이사 속 물질들이 각자 다른 스펙트럼의 빛을 내놓기 때문에 초기 우주의 화학적 구성과 온도를 연구하기 위해서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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