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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은행 올 희망퇴직, 3억 이상 들고 최소 400명 떠난다

KB국민은행에서는 올해 희망퇴직으로 400명 넘는 직원이 은행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희망퇴직 대상은 확대하고 보상 조건도 후한 편이라 2017년 희망퇴직자 407명보다는 더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희망퇴직은 지난해 9월 이후 국민은행 노사가 임금ㆍ단체협약(이하 임단협) 교섭을 두고 갈등을 겪은 지 4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합의한 사항이다. 14일까지 신청받은 희망퇴직 대상자는 임금피크로 전환한 직원과 1966년 이전 출생 부점장급, 65년 이전 팀장ㆍ팀원급 직원이다. 2017년에 비해 임금피크 진입 전 단계 대상까지 문을 넓혔다. 희망퇴직 대상은 전체 인력 1만7629명 중 12%에 이르는 2100여명이다. 희망퇴직자들에게는 최소 21개월에서 최대 39개월 치 특별퇴직금과 자녀학자금 지원금 등으로 3~4억원 정도가 지급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이 제시한 희망퇴직 조건 중 가장 좋은 수준이다. 역대급 보상으로 10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 지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선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전국금융산업노조 KB국민은행 지부 조합원들이 총파업 선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희망퇴직으로 노사협상 타결의 희망은 보인다. 하지만 국민은행 내부를 좀 더 깊이 살펴보면 풀어야 문제가 첩첩산중이다. 우선 직원들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서다. 국민은행 노조는 2014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2600여명 근로자(L0)에 대한 처우도 개선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민은행 직원 직급 체계는 L0-대리(L1)-과·차장(L2)-부지점장·지점장(L3)-고참급 지점장·지역 본부장(L4)으로 돼 있다. 이번 파업 쟁점 중 하나가 L0의 경력 기간을 최대 10년까지 인정해 호봉제에 반영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L1 이상의 일부 정규직이 반발하면서 노노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국민은행에서 근무하는 A 대리는 “현재 L0 직원의 평균 급여가 5300만원 수준인데 과거 경력 기간을 인정하면 L1 직급의 연봉을 넘어선다”며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사람이 오히려 불공평한 관계에 놓일 수 있다”고 말한다. 국민은행 측도 직원 간 형평성 논란과 비용 부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희망퇴직을 제외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페이밴드 확대, 300% 성과급 지급 등 모든 쟁점은 제자리 걸음이다. 더욱이 국민은행 노사 관계는 지난 주말 집중교섭에서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1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사 협상의 중재안을 마련해 달라는 사후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중노위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오는 31일과 다음 달 1일의 이틀에 걸쳐 2차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지난 8일 국민은행 1058곳 영업점은 모두 문을 열었다. 방문객만 적을 뿐 혼란한 분위기는 없었다. [중앙포토]

노조가 총파업에 나선 지난 8일 국민은행 1058곳 영업점은 모두 문을 열었다. 방문객만 적을 뿐 혼란한 분위기는 없었다. [중앙포토]

 
 
하지만 은행 무용론에 힘이 실리면서 노조원에게도 파업의 부메랑이 돌아오고 있다. 노조원 9000여 명(노조 추산)이 참석한 지난 8일 대규모 총파업에도 은행 영업에는 타격이 없었다. 이날 전국 영업점 1058곳은 모두 문을 열었다. 이 중 411곳 거점점포에서는 주택구매자금을 비롯해 전세자금 대출, 수출입ㆍ기업금융 업무 등 대부분의 업무를 볼 수 있었다. 미리 파업 공지를 했기 때문에 평소보다 방문객만 적을 뿐 혼란한 분위기는 없었다. 상당수 고객은 이미 계좌조회, 이체, 관리비 납부 등 간단한 은행 업무는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내놓은 ‘2018년 상반기 중 지급결제 동향’을 보면 지난해 상반기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공동망을 통한 계좌 이체 규모는 하루 평균 51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박창균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요즘 대부분 금융시스템은 전산화돼 있어 노동력 공급을 중단하는 파업이 실상 사회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파업해도 은행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면 유휴 인력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전 한국금융연구원장) 역시 “이번 총파업 사태를 통해 은행권도 영업 환경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깨닫게 됐을 것"이라며 "비대면 거래 증가에 따른 유휴 인력을 교육하고 재배치해 투자은행(IB), 자산관리(WM) 등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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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