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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정보화사업 입찰 비리' 직원·업자 등 15명 기소


【서울=뉴시스】강진아 기자 = 법원의 정보화사업 과정에서 입찰 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전·현직 법원행정처 직원들과 납품업체 관계자 15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14일 입찰방해 등 혐의로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 소속 전 직원 남모씨와 현 직원 강모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전산장비 납품업체 관계자 10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강씨 등은 지난해까지 수년간 법원의 정보화사업 입찰과 관련해 남씨 회사 등 특정업체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총 6억30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업체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4급 과장인 강씨와 손모씨는 각각 3억1000만원과 2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행정관 유모씨는 6700만원을, 이모씨는 550만원의 뇌물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남씨 등 납품업체 관계자들로부터 현금 또는 법인카드를 받아 개인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절 선물 명목으로 500만원 상당의 상품권과 최신형TV 등 최고급 가전제품, 골프채 등을 받고 식당과 유흥주점 등에서 각종 향응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남씨 등이 판권을 독점한 제품 사양에 맞춰 입찰을 제안하거나 법원 내부 기밀을 빼내 사업을 독점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례로 국산 실물화상기는 40만~80만원에 불과하나 남씨 측이 독점 납품할 수 있는 외국산 실물화상기를 제안했고, 남씨는 수입원가 두 배가 넘는 500만원에 이를 납품했다.

남씨 등 납품업체 관계자들은 이들의 도움을 받아 총 36건의 497억원대 법원 사업을 수주하거나 관련 입찰에 들러리를 서는 등 입찰을 방해한 혐의가 적용됐다.

특히 남씨는 법원행정처 직원들에게 6억원대 뇌물을 주고 사업 특혜를 받고, 다른 업체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개입해 7억1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회사 자금 23억원을 유용한 혐의도 추가로 적용됐다.

남씨 동업자인 손모씨는 법원 직원에게 7000만원의 뇌물을 주고 회사 자금 33억원을 유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밖에 납품업체 관계자 9명은 정보화사업 입찰 과정에서 가격을 담합하고 들러리로 참가하는 등 법원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업을 수주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업계에서는 남씨를 통하지 않고 법원 사업을 수주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어 이들은 남씨에게 줄을 대기 위해 뒷돈을 주거나 사업 수주 후 다시 하도급을 주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행정처는 정보화 사업 관련 감사 결과 특정회사에 특혜가 제공된 정황이 포착됐다며 지난해 11월 수사의뢰했다.

검찰 조사결과 남씨는 2000년 전산주사보 재직 시절 동료 직원들의 권유를 받고 퇴직해 납품업체를 설립했고, 이후 20년 가까이 사업을 독점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국정감사에서 문제가 지적된 후에는 아내 명의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혜를 받아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법원행정처에 관련 예산, 인력 등 권한이 집중돼 있는 상태에서 투찰업체에 대한 기술적 평가까지 소수의 법원행정처 직원들이 폐쇄적으로 수행하는 구조적 문제가 비리 발생의 원인으로 지적됐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구속만기로 전·현직 법원행정처 직원 5명을 우선 재판에 넘겼고, 이날 또다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후속조치를 위해 법원행정처와 조달청, 감사원 등 관계기관에 자료를 보냈다고 밝혔다.

akang@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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