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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밤하늘 '기묘한 대폭발'은 블랙홀ㆍ중성자별 탄생 순간

노스웨스턴대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2018년 6월 2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폭발 '암소(The Cow)'가 블랙홀 혹은 중성자별의 초기 탄생 순간이라고 결론 내렸다. 암소의 공식 명칭은 AT2018cow다. [사진 W. M. Keck Observatory]

노스웨스턴대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2018년 6월 2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발생한 폭발 '암소(The Cow)'가 블랙홀 혹은 중성자별의 초기 탄생 순간이라고 결론 내렸다. 암소의 공식 명칭은 AT2018cow다. [사진 W. M. Keck Observatory]

 
2018년 6월 16일, 우리 은하의 이웃 은하 중 하나인 ‘CGCG 137-068’에서 거대 폭발이 발생했다. 폭발 위치는 지구에서 헤라클레스 별자리 방향으로 2억 광년 떨어진 곳으로, 사건 당시 발생한 빛은 일반적인 초신성의 최대 100배에 이를 정도로 밝았다. 그러나 폭발의 규모에 비해 빛의 지속 시간은 매우 짧았다. 사건 발생 후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난해 7월 10일 빛은 돌연 자취를 감췄다. 세계 천문학계는 이 미스터리한 천문 현상에 ‘암소(The Cow)’라는 별명을 붙이고 그 정체를 계속해서 추적해왔다.
 
그리고 지난 10일, 미국 노스웨스턴대를 비롯한 국제공동연구팀이 이 폭발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풀었다. 별이 붕괴하며 블랙홀 혹은 중성자별이 탄생하는 순간이라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를 주도한 라파엘라 마르구티 노스웨스턴대 조교수는 “하나의 별이 죽을 때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탄생한다는 것을 이론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생성된 직후의 모습을 포착한 것은 최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관련 내용은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233차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에서 발표됐다.
 
블랙홀 생성 직후 모습 최초 관측...“‘암소’는 블랙홀 생기며 백색왜성 집어 삼킨 것”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은 별이 죽으면서 남기는 별의 '유산'이다. 더이상 핵융합을 하지 못한 별은 복사압이 줄어들고, 중력이 우세해져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게 된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은 별이 죽으면서 남기는 별의 '유산'이다. 더이상 핵융합을 하지 못한 별은 복사압이 줄어들고, 중력이 우세해져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게 된다. [사진 미국항공우주국(NASA)]

한국천문연구원(천문연) 관계자는 “블랙홀ㆍ중성자별은 별이 죽으면서 남기는 잔해”라며 “늙은 별은 더 이상 핵융합을 하지 못해 복사압이 줄어들고, 이 때문에 중력이 우세해져 순식간에 수축한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별의 중심으로 떨어진 물질이 폭발해 사방으로 물질과 빛을 흩뿌린다는 것이다. 마르구티 조교수는 블랙홀 혹은 중성자별이 생성되는 과정에서 백색왜성을 집어삼키며 폭발을 일으켰고, 당시 방출한 입자가 초당 3만㎞의 빠른 속도로 우주 공간으로 날아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암소’는 단 16일 만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우주로 쏟아냈는데, 수백만 년에서 길게는 수억 년에 걸쳐 일어나는 우주 현상에 비춰볼 때 이는 ‘눈 깜짝할 사이’라는 게 연구진의 말이다.
 
그러나 암소가 남긴 방출 물질은 일반적인 초신성 폭발의 10% 수준으로 매우 적었다. 마르구티 교수는 “방출 물질이 매우 적어 블랙홀의 ‘중심 엔진’에서 일어나는 복사 현상을 곧바로 관찰할 수 있었다”며 “그간 일반적인 항성 폭발을 통해 관찰하기는 어려웠던 대상”이라고 밝혔다. 천문학계는 이번 연구가 블랙홀이나 중성자별 생성 시 일어나는 물리학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감마선ㆍ경 X선 등으로 ‘암소’ 종합 분석..."가벼운 원소 많은 것은 천체가 '생성'된 증거"  
 
'암소'는 지난 6월 16일(현지시각), 하와이 할레아칼라 천문대에서 최초 관측됐다. 이후 연구진은 감마선, 경 X선 등으로 천문 현상을 종합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천체 망원경을 사용했다. 사진은 할레아칼라 천문대에 있는 ‘판-스타스1(Pan-STARRS1) 천체 망원경. [AP=연합뉴스]

'암소'는 지난 6월 16일(현지시각), 하와이 할레아칼라 천문대에서 최초 관측됐다. 이후 연구진은 감마선, 경 X선 등으로 천문 현상을 종합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천체 망원경을 사용했다. 사진은 할레아칼라 천문대에 있는 ‘판-스타스1(Pan-STARRS1) 천체 망원경. [AP=연합뉴스]

연구진이 이번 성과를 낸 데에는 다양한 종류의 망원경을 복합적으로 사용한 덕이 컸다. 일반적인 X선보다 투과력이 10배나 강한 감마선을 비롯해 경 X선(Hard X-ray)ㆍ전파(Radiowave) 등 다각도로 대상을 분석하기 위해서였다. 빠른 시간 내에 사라진 가시광선 없이도 장기간 천문 현상을 연구할 수 있었던 이유다. 암소를 최초 관측한 것은 하와이 할레아칼라 천문대의 ATLAS-HKO 망원경이었지만, 연구가 진행되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누스타(NuStar) 위성 망원경, 유럽우주기구(ESA)의 인티그럴(INTEGRAL) 망원경 등이 종합 이용됐다. 
 
천문연 측은 “관측 결과 암소에서 수소ㆍ헬륨 등 가벼운 원소가 다량 발견됐는데 이는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생성됐다는 증거”라며 “만일 중성자별 혹은 블랙홀끼리의 충돌로 폭발이 발생했다면 무거운 원소가 관측돼야 한다”고 결론의 근거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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