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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해 희망 대신 비상등부터 켜진 한국 경제

새해 경제의 출발이 불안하다. 침체된 내수 대신 한국 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에 연초부터 이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어제 발표한 ‘경제동향’ 자료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수출도 위축되는 등 경기 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KDI의 경제동향 자료와 비교하면 수출은 ‘증가세 완만’에서 ‘위축’으로, 경기는 ‘점진적 둔화’에서 ‘둔화 추세 지속’으로 바뀌었다.
 
아닌 게 아니라 지난해 12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에 비해 1.2% 줄어들며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달 들어서는 흐름이 더 나빠졌다. 관세청 집계에 따르면 이달 10일까지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7.5% 급감했다. 주력 산업 중 ‘고군분투’하던 반도체 수출이 27.2%나 줄어든 탓이 컸다. 내수가 얼어붙은 가운데 수출마저 위축된다면 우리 경제는 출구가 없어지는 셈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은 ‘새해 희망’을 말하기조차 버겁다. 미·중 통상 갈등 격화, 높아지는 보호무역 장벽,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속에 세계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있다. 미국의 성장세 둔화 전망이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마저 수출·내수 지표 부진으로 경기 하강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생산, 소비, 투자 지표의 동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어려운 경기 전망에 따라 국내외 기업 사이에서는 인력 조정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GM·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업체에 이어 모건스탠리·노무라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잇따라 감원 계획을 발표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국내 은행과 카드회사도 명예퇴직 등의 방법으로 인력 조정에 나섰다. 가뜩이나 부진한 고용 상황에 또 다른 쇼크가 오지 않을까 걱정이 아닐 수 없다.
 
비상한 위기의식과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여권에서도 최근 경제를 강조하는 발언이 부쩍 많아졌다. 기업과 경제 현장을 방문하는 정부 인사의 발걸음도 잦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체감할 수 있는 경제성과’를 새해 목표로 내걸었지만, 과연 이 의지를 실천이 뒷받침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문 대통령은 회견에서 “과거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낙수효과의 성과가 없었다”며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밀고 나갈 뜻을 밝혔다. 여권 내에서는 ‘경제 위기론’을 기득권층 이익을 지키려는 ‘공포의 과장’으로 보는 시각마저 있다. 이런 사시(斜視)로는 현재의 심각한 경제 상황이 제대로 눈에 들어올 리 없다.
 
수출과 내수의 연결 고리가 과거보다 약해졌다는 지적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수출 대기업마저 어려워져서는 우리 경제는 해법을 찾을 수 없다. 경제 체질 개선이 필요하더라도 때가 있는 법이다. 유능한 의사라면 당장 아파서 뒹굴고 있는 환자에게 ‘근본 처방’만 고집하지는 않는다. ‘말 따로, 행동 따로’ 정책 행보를 계속하는 한 기업의 투자 심리 역시 되살아 날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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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