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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 본다며 6박8일 유럽연수…발전소 견학은 1시간뿐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와 예천군 주민들이 지난 11일 예천군의회 앞에서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으로 논란이 된 박종철 의원을 비롯해 군의원을 잘못 선출한 책임에 대해 108배를 올리고 있다. [뉴스1]

예천군의원 전원사퇴추진위원회와 예천군 주민들이 지난 11일 예천군의회 앞에서 해외연수 중 가이드 폭행으로 논란이 된 박종철 의원을 비롯해 군의원을 잘못 선출한 책임에 대해 108배를 올리고 있다. [뉴스1]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난항을 겪던 지난해 10월 24일. “광주형 일자리의 불씨를 살리겠다”며 이해찬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광주시의회를 찾은 날 시의원 8명이 해외로 떠났다. 광주시의원 23명 중 1명을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당시 시의원들은 6박8일 일정으로 체코, 헝가리, 오스트리아의 관광지 등을 다녀왔다. 비난이 쏟아졌다. 광주형 일자리와 광주지하철 2호선 착공 결정 등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해외에 나간 사실이 알려져서다.
 
당시 시의원들은 “2019년 7월 광주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성공개최 방안을 찾겠다. 이미 일정이 잡혀 있어 변경이 어렵다”며 연수를 떠났다. 하지만 이들의 방문지는 체코 프라하교통공사나 수영대회 관계자 면담 등 4곳 외에는 프라하성과 오스트리아 쇤부른궁전 등 유명 관광지로 채워졌다.
 
“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겠다”며 떠난 해외연수가 상당 부분 ‘외유’인 사실이 드러난 적도 있다. 포항시의원 15명은 지난해 10월 29일부터 6박8일간 독일과 스위스를 다녀왔다. 의원들은 총 4800여 만원을 들여 독일 란다우를 찾았지만, 지열발전소 현장에는 한 시간도 채 머물지 않았다. 바젤 지열발전소는 ‘섭외가 안 된다’는 이유로 아예 찾지도 않았다.
 
외유성 연수는 서울도 예외가 아니다. 민선 7기 들어 서울지역 25곳 구의회 중 19곳이 세계적인 관광지 위주로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이들 구의원이 ‘관광자원 벤치마킹’을 명목으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이후 연수에 나선 곳은 대부분 유럽과 일본·터키·호주·뉴질랜드 등의 관광지였다.
 
여러번 지적받은 ‘셀프 심사’가 진행되는 곳도 여전히 많다. 부산의 경우 지난해 말 현재 16개 구·군의회 가운데 12곳에서 의원들의 해외연수 심사위원장을 모두 해당 의회 부의장이 맡고 있다. 나머지 심사위원도 대부분 구·군 의원과 의회 사무국 공무원이다.
 
인천 서구의회에서는 지난해 11월 6~12일 진행한 오스트리아·독일 연수 보고서를 지난 9일에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서구의 경우 자치법규상 귀국 15일 이내에 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한 뒤 홈페이지에 올리도록 돼있다. 이를 놓고 의회 안팎에선 “경북 예천군의회 박종철 의원의 폭행 사건이 알려진 뒤 보고서를 게재했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해 6·13 선거를 치르기도 전에 1년치 해외연수 예산을 모두 사용한 곳도 있다. 전북 진안군의회와 장수군의회, 부안군의회는 ‘2018년 해외연수’ 예산을 지난해 초 전액 사용했다. 의원들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선배 의원들이 후배 의원들이 가야 할 연수 비용을 모두 써버린 것이다. 조광현 대구경실련 사무처장은 “보고서도 제대로 안 쓰고 해외연수를 가는 것 자체를 특권이라 생각하는 의원들이 있는 한 관광·부실 연수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정희 서울시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의원들의 활동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잘못된 행동에 대해선 지금보다 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정보통신기술과 시민 활동을 결합한 상시 감시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13일 전국 243개 시·군·구 의회에 ‘지방의회 의원 공무 국외여행 규칙’의 전면 개선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연수를 다녀올 때 ▶민간위원이 심사위원장을 맡아 셀프 심사를 차단하고 ▶연수 계획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며 ▶부당한 지출이 있다면 환수한다는 게 골자다. 또 해외출장비 편성기준을 어기면 의회 경비 총액한도를 삭감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하지만 실효성이 떨어지고 강제수단이 없는 권고에 그쳐 ‘솜방망이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광역시·예천·인천·경기=최경호·김윤호·최은경·김민욱 기자, 박형수·김다영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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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