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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평균 수명은?…만원권 10년1개월, 5000원권 43개월

한 시중은행에서 쌓여있는 5만원권 다발. [중앙포토]

한 시중은행에서 쌓여있는 5만원권 다발. [중앙포토]

 돈도 태어나고 죽는다. 사람에게도 팔자가 있듯 돈도 각각의 운명이 있다. 천수를 누리기도 하고 비명횡사를 하기도 한다. 사람처럼 평균 수명도 추정할 수 있다.  
 
 한국은행이 13일 돈의 평균 수명을 따져 발표했다. ‘2018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결과’다. 1만원권의 평균 수명이 121개월로 가장 길었다. 1000원권의 유통수명은 52개월이었다. 가장 단명한 은행권은 5000원권이다. 세상에 머무는 시간이 43개월에 불과했다.
 
 2009년 6월 세상에 첫 선을 보였던 5만원권은 아직 충분한 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탓에 정확한 유통수명을 추정하기 어렵다고 한국은행은 밝혔다. 다만 1만원권보다 수명은 더 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유통수명은 신권이  한국은행 창구에서 발행된 뒤 시중에서 유통되다가 더 이상 사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상돼 한국은행 창구로 돌아올 때까지 걸린 시간을 의미한다.  
 
 돈의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은 여럿이다. 기본 체력으로 볼 수 있는 용지 재질이 일단 수명을 가르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돈과 만나는 사람들의 태도도 운명을 가른다. 화폐를 함부로 훼손하거나 손상시키지 않는 사람을 만나면 천수를 누릴 수 있다.  
 
 사람들의 손을 얼마나 타는 지(사용빈도)에 따라서도 명줄이 짧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00원권과 5000원권의 평균 수명이 1만원권보다 짧은 이유다.  
 
 한국은행 금융결제국의 ‘2017년 지급수단 이용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1만원 이하의 물품ㆍ서비스를 구매할 때 주로 현금을 쓰는 것(76.7%)으로 나타났다.  
 
 1만원권의 경우 거래에 쓰이는 것뿐만 아니라 가치저장의 수단으로도 쓰이는 만큼 액면가가 낮은 지폐보다는 유통수명이 긴 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2017년말 기준 은행권 관련 각종 수치. 그래픽=이현민 디자이너

2017년말 기준 은행권 관련 각종 수치. 그래픽=이현민 디자이너

 
 사회의 고령화 추세에 발맞추듯 돈의 평균 수명도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조사에서 은행권별 유통수명은 1000원권 38개월, 5000원권은 40개월이었다. 7년 만에 1000원권의 평균 수명은 14개월, 5000원권은 3개월 늘어났다. 7년 전 1만원권의 유통수명은 조사하지 않았다.

 
 다른 나라 돈과 비교할 때 한국 화폐의 유통수명은 긴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중앙은행에 따르면 일본의 5000엔권(약 5만1507원)은 18개월 만에 생을 마감했다. 유로존의 20유로권(약2만5728원) 19개월 목숨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미국의 20달러(약 2만2320원)의 평균 수명은 95개월이었다. 1만원권보다 평균 수명이 긴 은행권은 영국의 20파운드권(약 2만8579원·118개월)과 호주의 20달러권(134개월·약 1만6019원)이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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