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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바둑왕전 우승한 신민준 9단 "KBS PD인 아버지가 가장 기뻐하셨죠"

KBS 바둑왕전 우승자인 신민준 9단이 10일 한국기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KBS 바둑왕전 우승자인 신민준 9단이 10일 한국기원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KBS바둑왕전 우승했을 때 KBS PD인 아버지가 자신의 소원을 이뤘다며 가장 기뻐해주셨어요."
 
KBS바둑왕전에서 우승하며 생애 첫 종합기전 우승을 차지한 신민준(20) 9단이 우승 소감을 털어놨다. 10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에서 만난 신 9단은 "내가 결승전을 치르기 전에는 부담이 될까 말씀하지 않으셨는데, 우승한 뒤에 아버지가 '아들이 KBS바둑왕전에서 우승하는 게 꿈이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 말했다.
 
신민준 9단의 아버지 신창석 씨는 KBS 드라마 PD로 '명성황후' '황금 사과' '대왕의 꿈' 등 여러 인기 작품을 연출했다. 신 PD 역시 바둑에 대한 애정이 뛰어나다고 한다. 그의 드라마에는 연기자들이 바둑을 두는 장면이 감초처럼 등장하곤 한다.
지난해 7월 KBS 2TV 일일드라마 '끝까지 사랑'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신창석 PD. 뉴스1

지난해 7월 KBS 2TV 일일드라마 '끝까지 사랑'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신창석 PD. 뉴스1

  
신 9단은 "아버지가 정년 퇴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안에 KBS바둑왕전에서 우승을 해줘서 너무 고맙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신 9단은 8일 제37기 KBS바둑왕전 결승 3번기 제2국에서 국내 랭킹 1위 박정환(26) 9단에게 백으로 반집 승하며 2-0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신 9단이 신예 대회와 같은 제한 기전이 아니라 종합기전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신민준 9단은 "원래 하룻밤을 자고 나면 기쁨이 사라졌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기쁜 감정이 오래간다. 강한 상대에게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승리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결승전을 치르기 전까지만 해도 신 9단은 90% 정도 패배를 예상했다. 1국을 이겼을 때도, KBS바둑왕전 결승전은 2, 3국을 바로 두는 일정이라 만약 2국에서 패배한다면 그 영향으로 3국마저 패하기 쉽다고 봤다. 결국 우승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결승 1국에서 박정환 9단에게 가볍게 승리를 거둔 신민준 9단은 결승 2국에서도 초반부터 앞서 나갔으며 전 판을 통틀어서도 우세했다. 두 번의 대국 모두 완승이었다. 
 
KBS 바둑왕전 우승으로 생애 첫 종합기전 타이틀을 따낸 신민준 9단. 우상조 기자

KBS 바둑왕전 우승으로 생애 첫 종합기전 타이틀을 따낸 신민준 9단. 우상조 기자

신민준 9단은 "인공지능(AI)으로 포석 연구를 많이 했는데, 결승 1국과 2국에서 사전에 연구한 내용이 나왔다. 또한 결승전을 치르기 전에 박정환 9단이 초반에 자주 쓰는 포석을 보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연구했다. 이런 것들이 결승전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12년 7월 제1회 영재 입단대회를 통해 신진서 9단과 함께 입단한 신 9단은 입단 7년 차인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삼성화재배 8강에 진출하며 자신의 세계대회 최고 성적을 세우더니, 뒤이어 열린 LG배에서 한국 선수 가운데 홀로 준결승까지 올랐다. 그리고 올해 초 KBS바둑왕전에서 생애 첫 종합기전 타이틀을 차지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신 9단은 "지난해부터 전반적인 승률이 높아진 것은 아닌데, 토너먼트 기전에서 성적이 좋다 보니 오름세라고 느껴지는 것 같다. 나는 바둑을 둘 때 기복이 심한 편이라 한번 승세를 잡으면 계속 이기는데, 한번 연패에 빠지면 그게 오래가기도 한다. KB바둑리그나 갑조리그에선 한번 패배하면 그게 좀 길게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신민준 9단은 "올해는 국내 랭킹 3위까지 오르고 세계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신민준 9단은 "올해는 국내 랭킹 3위까지 오르고 세계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상조 기자

이어 "기복이 심한 것이 번기 승부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결승전을 두기 전에 계속 명상을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했다. 대국장에 들어오기 전에 10분 정도 명상을 했는데, 그 덕분에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고 설명했다.
 
신 9단은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을 크게 얻었다고 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것. 신 9단은 "작년에 LG배 준결승까지 갔는데 이번에는 더 올라가서 우승까지 해보고 싶다. 또한, 지난해에는 KB바둑리그와 갑조리그에서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올해는 두 리그에서 승률을 더 올리고 싶다. 또한 현재 국내 랭킹 6위인데, 3위까지 올라가 보고 싶다"고 했다.
 
입단 동기이자 어린 시절부터 라이벌로 불려온 신진서 9단에 대해서는 "어렸을 때는 신진서 9단을 많이 의식했던 거 같다. 입단 초기에는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일부러 이상하게 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며 "신진서는 만약 내가 이긴다면 가장 기분 좋은 상대일 거 같긴 하다. 하지만 아직은 장기적으로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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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